재미있는 천적 이야기(5) …진디혹파리

<진디혹파리 애벌레(사진 왼쪽)와 성충(사진 오른쪽)의 모습.>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기술원
최 만 영 박사

 

진디혹파리는 어린벌레가 빨갛게 생긴 작은 파리 같은 곤충이예요. 이름 그대로 이 녀석은 진딧물을 잡아먹는 혹파리랍니다. 대부분의 혹파리들은 작물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녀석은 진딧물 사냥에 일가견이 있어요.

진딧물에 독물 주입하는 곤충
진디혹파리는 우리나라·유럽·미국 등 세계 전역에서 살고 있는데, 크기가 2.5mm밖에 안되는 작은 곤충입니다. 이 녀석들은 주로 밤에 활동하면서 진딧물이 있는 곳에 알을 낳아 둡니다. 2~3일이 지나면 알에서 애벌레가 깨어나고 곧바로 진딧물을 잡아먹기 시작합니다. 막 깨어난 진디혹파리 애벌레는 그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자신보다 훨씬 큰 진딧물을 잡아먹을 수 있어요.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이 애벌레들은 진딧물의 다리를 물어 독액을 주입한답니다. 진디혹파리 애벌레가 주입한 독액은 진딧물 몸속의 내용물을 10분 안에 몽땅 녹여버리는 무서운 성분이 들어있어요.
진디혹파리 애벌레들은 반경 6cm 이내에 있는 먹이만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어른벌레들은 알을 낳을 때 진딧물이 충분히 많은 곳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들에겐 이같은 능력이 발달해 있어요. 유충 한 마리가 다 자라기 위해서는 진딧물 다섯 마리만 있으면 되는데 이놈들은 욕심이 많아서 주변에 있는 모든 진딧물에 독액을 주입해 죽여 놓는답니다.

진디혹파리로 돈버는 회사들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적회사는 대부분 진디혹파리를 대량으로 생산·판매해 돈을 법니다. 진디혹파리는 번데기가 되기 위해 땅으로 떨어지는 습성이 있는데 이 성질을 이용해 한 곳에  모아 번데기 상태로 포장해서 팔지요. 천적회사들이 파는 진디혹파리 한 상자에는 이 곤충들이 보통 10,000여 마리 들어있는데 가격은 30,000원 정도랍니다. 한 마리에 3원가량 되지요.
저는 연구과정에서 이 진디혹파리가 짝을 유인하기 위해 내는 성페로몬 성분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진디혹파리 암컷이 이 냄새를 풍기면 수컷들은 정신없이 떼를 지어 몰려든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