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채 희 걸
본지 발행인

 

89년도로 기억된다.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세계꽃박람회를 구경했었다. 세계꽃박람회 관람은 당시 농촌진흥청 박정윤 청장께서 일본의 도시 근교 선진농업 실태를 살피라고 배려해준 일정중 하나였다.
이 견학시찰단 인솔 대표인 원예시험장 화훼과장이던 홍영표 박사가 일본여행 중 들려준 얘기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홍박사는 일찍이 우리나라의 원예시험연구사업을 창도(創導)하신 우장춘 박사를 모셨던 원예시험장 개장(開場) 요원이었다. 그의 얘기를 빌리면 어느 날 우장춘 박사가 홍박사를 불러 느닷없이 화훼연구를 하라는 지엄한 명령을 하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6.25전란 휴전을 막 끝낸 50년대 중반 피폐했던 시절로 쌀과 채소 등 먹거리 자급이 다급했다. 이같은 상황으로 꽃을 연구하라는 명령은 홍박사에게는 청천벽력의 부당한 얘기였다.
홍박사는 존경스러운 우장춘 박사 앞 면전(面前) 거부는 감히 못했다고 한다. 응답을 하지 않고 돌아섰다고 한다. 홍박사는 전도(前途)가 전혀 보이지 않는 꽃연구를 한다는 것은 절망이었다고 한다. 눈물이 났었다고 한다. 실망을 참지못해 사표를 낼까 고민하며 23일 장기간 결근도 했었다.
당시 홍박사는 우장춘 박사 때문에 꽃연구사업에 참여한 것을 무척 보람있고 자랑스러워했다. 이미 꽃개발 붐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쌀과 채소는 먹거리 작물이고 꽃은 감성 작물이다. 꽃은 먹거리 작물보다 환금성(換金性), 수익성, 수출력이 월등히 높다. 이제 감성 작물이 각광을 받는 감성 농법의 시대에 와 있다.
시설채소를 팔면서 하우스 내에서 음악 연주를 하는 감성판매로 소비자를 모은다. 배 과수원에서 배를 따 수확하는 시기 음악연주회를 개최 소비자를 초빙한다. 첼로연주로 된장 소비자를 모은다. 어린이의 자연관찰과 감성을 돋굴 귀뚜라미, 하늘소 등 곤충산업이 일고 있다.
감성의 스토리가 담긴 옛 임금님의 수라상의 재현과 복고 개발이 성행된다. 전자상(電子商)으로 주문받은 된장 외에 감자가루를 덤으로 보내는 감성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이제 농업부문에서 감성경영이 대세이다. 다음 모든 산업은 창조경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농업분야에서도 창조경영에 힘써야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창조경영 사례가 부지기수이며 다양하다.
종전 누에는 실크직조에만 활용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건비 상승으로 비단직조가 힘들어 잠업이 쇠퇴되자 누에를 가지고 인공고막이나 인공뼈 개발로 잠업을 부흥시키고 있다. 또한 감귤껍질로 인공피부를 만드는 창조농업이 개발되고 있다.
농사현장에서도 창조경영이 눈부시다. 지열(地熱)을 이용하여 겨울에 난방농사를 쉽게 해결한다. LED개발을 이용하여 남극 한지(寒地)에서도 채소를 키워 먹는다. 아울러 LED로 도심(都心)에서 빌딩농장을 하게 되었다. 농업분야 창조경영의 진화가속화가 무척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농업분야 친환경 에코경영 붐이 크게 일고 있다.
에코농업시대 대두에 따라 무농약 농업을 대신하는 천적(天敵) 생산 산업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세계 3위 국내 천적산업체가 세계 천적산업 제패를 위해 무섭게 돌진하고 있다.
앞으로 비료는 유기비료로, 해충방제는 천적으로, 병해 예방 방제는 천연약제로, 과수 과채류의 수정 결실은 벌이 대행하는 본격적인 에코농법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분야 에코경영은 농업의 블루오션이며 새 비전이다.
이제 모든 산업은 감성, 창조, 에코경영으로 승산이 가려진다. 농업도 이에 못지 않는 감성, 창조, 에코경영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경쟁력을 얻게 된다.
농업인들은 학습, 견학 심지어는 귀동냥에 힘써 감성, 창조, 에코농법을 최대한 터득해 적극 실천해야 한다. 농업인들의 분발은 한국농업의 선진화를 이끄는 관건이다. 크게 분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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