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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산재보험 수준의 농작업 재해 보상 시급농작업 안전보건관리 실태
송재선 기자  |  jsssong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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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4.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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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 법적·직업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여야 의원 3인, 농업인 재해보장법안 발의
관련 시범사업·연구·교육 등 농진청 역할 부각

 

강원도 춘천에서 유기농 포도재배를 하는 김 모씨. 전정한 포도가지를 잘게 썰어 퇴비를 만들려다 파쇄기에 엄지손가락이 딸려 들어가 절단되는 사고를 입었다. 잘린 손가락은 몇 번의 수술로도 되찾을 수 없었다. 농작업 중에 발생하는 재해를 보장해주는 농업인안전공제에 가입하지 않았던 김 씨는 수술비와 입원비만 수 백만 원이 들어갔다.
농기계 안전운전에 대한 교육이나 안전공제 등에 무심했던 김 씨는 인적·물적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농업은 국내외적으로 가장 위험한 3대 직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농작업 중 사망자는 연간 200여명이 넘고, 호흡곤란·불면증·요통 등 농업인들의 직업적 증상인 ‘농부증’ 발생도 도시인에 비해 높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노동부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된 3만여 농산업 근로자에 대한 보상통계에 따르면 농업재해율이 1.22로 0.77인 일반산업 재해율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이를 농산업 취업인구에 적용할 경우 직·간접적인 재해손실액만도 4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업인 안전공제 자료를 보더라도 농작업 재해는 2006년 2만4240건에서 2007년 2만9184건, 2008년 3만5548건 등 매년 증가추세다. 전체 농업인 중 약 1/3만 농업인 안전공제에 가입한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농작업 재해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농작업 재해 ‘안전불감증’ 만연
그러나 이 같이 위험한 농작업 환경에 놓인 농업인들을 위한 안전장치는 아직 미흡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5인 이상 농산업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비싼 보험료로 가입을 망설이거나, 아예 이러한 제도조차 모르는 농업인들은 고용인이 사고를 당했을 경우 송사에 휘말리기도 한다.
농협이 판매하고 있는 농업인 안전공제에 가입한 농업인도 전체 농업인 중 약 30%에 불과하다. 이 조차도 농업인들이 대출을 받을 때 농협직원들의 권유(?)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입한 경우가 많아 농업인들이 농작업 재해에 대한 인식이 아직 많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농업재해예방과 이경숙 연구관은 “농업인의 건강과 안전문제는 생산과 삶의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향후 FTA 등 국제농업시장 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농업인도 일반근로자에 근접한 직업적 재해, 즉 안전사고나 직업성 질환을 사전에 충분히 예방해 재해율을 감소시키고 불의의 재해를 당한 농업인에게는 삶의 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사후 보장지원을 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현재 산재보험에는 1인 이상의 법인 농업체가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자영농업인들은 일반 근로자처럼 산재보험에 가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농업인들은 아직 법적으로 직업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보험료도 비싸 가입을 꺼리고 있으며 5인 미만의 농업인은 가입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또한 작업공간이 일정하지 않고 농작업도 복잡하며 다양한 작업환경이 위험에 노출돼 재해율이 높은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농업인재해보상 법제화 추진
다행히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농업활동의 특성을 감안해 관련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우남(민주당) 의원이 ‘농업인재해보상보험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황영철(한나라당) 의원이 ‘농업인재해보장법안’, 강기갑(민주노동당) 의원이 ‘농업노동재해보장 및 보험에 관한 법률안’을 각각 발의해 상임위에서 적용 대상, 재원 마련과 운영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진청 이경숙 연구관은 “늦었지만 제도권에서 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며 “관련법이 하루 빨리 마련돼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연구관은 “발의된 법안에는 전문기관인 농작업안전보건원(가칭) 설치도 포함돼 있다. 이 조직은 제도가 시행되면 보험료 징수, 재해심사, 예방사업·교육, 농작업안전보건 연구 등을 수행하게 되는데, 현재 4대 보험이 통합 징수를 지향하고 있어 기존 창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안돼 있다. 그러나 농업인의 인적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예방사업, 현황 조사 및 관련 농작업안전보건 연구 등은 오래 전부터 관련 사업을 추진해 온 농촌진흥청에 두는 것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농진청은 지난 2006년부터 전국 57개 마을에 대해 농작업안전모델시범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농작업 환경 안전진단과 컨설팅, 교육프로그램, 작업개선장비 등을 지원하는 등 농업인들의 농작업 안전의식 제고에 일익을 담당해오고 있다.

대다수 농업인들과 관련 연구자들은 그 동안 생산과 소득 향상에 매달려 온 농업정책이 농업인의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과 농업활동으로 인적재해를 입은 농업인에 대한 적극적인 보장책 마련 및 농업활동에의 복귀, 농작업재해 예방을 위한 농업인 교육 등 복지차원의 농정으로 선회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논리의 잣대에 밀린 농업, 농업연구 분야에서도 뒷전인 농작업재해. 이제 농업인의 사회안전망 마련을 위한 정책지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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