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박 금 룡
농촌진흥청 두류유지작물과장

 

세월의 흐름에 따른 노화는 누구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여성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드는 폐경기를 맞게 된다. 폐경기가 되면 안면홍조, 발한, 신경과민, 우울증, 수면장애, 다한증 등의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때는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유방암, 자궁암의 발생이 많아지고 후기에는 골다공증과 동맥경화 등과 같은 노후 퇴행성 질환으로 고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생리적 전환기인 갱년기에는 적당한 운동과 더불어 좋은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에는 육식보다 채식이 좋다고는 하나, 채소만으로는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과 지방질을 충당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식물성 식품은 없는 것일까? 다행이도 우리 가까이에 콩이라는 신비한 작물이 있다.
콩은 단백질 40%, 지방 20%, 탄수화물 30%, 그리고 비타민, 사포닌, 올리고당, 오메가-3 지방산, 각종 무기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콩의 중요한 기능성 물질인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활성을 조절하거나 대체하는 작용을 해 갱년기 증상을 개선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콩 음식을 즐겨먹는 동남아시아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유방암과 전립선암이 낮다고 하며, 콩을 먹인 쥐에서는 유방암 발병이 50%정도 줄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콩 이소플라본을 건강 기능성식품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09년 9월에 인정된 개별인정형 건강 기능식품으로 등록돼 있다. 하루에 이소플라본 50~100mg(콩 45g, 또는 두부 한모에 해당) 정도를 섭취하게 되면 에스트로겐 활성이 나타나게 되어 갱년기 증상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뿐 아니라 콩의 이소플라본은 혈관계 지병인 심장병, 고혈압, 동맥경화 등이 예방되며 골다공증, 당뇨질환,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콩은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 현대인의 과다한 육류섭취로 인한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식품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콩 음식으로는 된장, 간장, 청국장 등과 같은 발효식품과 콩나물, 두부, 두유, 초콩, 콩자반, 콩가루, 콩밥 등과 같은 다양한 음식이 있다. 콩은 매일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음식물의 재료이기 때문에 주부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게 되면 하루에 두부 한모쯤은 쉽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콩은 가장 완벽한 식품이지만, 유통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고 식품제조과정에서 과다한 염분처리, 또는 트랜스 지방산 등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으므로 신뢰할 수 있는 국산콩을 구입해 밥에 넣어 먹거나 통째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콩 음식을 매일 식탁에 올리는 주부들의 정성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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