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학교에 다닐 적에 ‘선생님의 그림자를 밟아선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자랐다. 이는 선생님을 최대한 공경하며 섬기라는 말이다.
당시 6.25전쟁 뒤끝 온 나라가 피폐하고 뒤숭숭한 상황이라 선생님은 글보다 ‘나라걱정’을 많이 하셨다. 당시에는 한문교과와 공민과목이 있어 교재에 담긴 교과와 관련해 나라 발전의 사명을 강조하는 선생님의 훈화가 매우 진지했다. 그밖에 국어, 음악선생님 등도 교과내용을 벗어난 우국충정이 담긴 좋은 글을 소개하고 노래를 많이 가르쳤다.
특히 추운 날 운동장에 도열한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교장선생님의 아침 훈화는 참으로 진지했다. 당시 학생들은 ‘스승의 그림자를 밟아선 안 된다’는 얘기에 이의(異意)가 없었다.
최근 그런 존경의 대상이었던 선생님들, 특히 교장선생님의 인사 비리와 학사비리가 속출하면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비리내용을 보면 소위 물 좋은 강남학군로의 전출과 장학관 승진 등과 관련한 금품수수 등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엔 학생 부정입학과 교사 부당채용에까지 비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일들이 속출하면서 이제는 선생님들 공경이 힘들어졌다.
교육계 비리가 잇따르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4일 국공립 초·중·고교 교장을 공직자 윤리법상 재산등록대상자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관계부처에 통보했다. 이 같은 사태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는 학부형들의 묵시적 동조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재산등록보다는 이런 비리가 움트지 않도록 국민적인 각성을 일으킬 묘안을 찾았으면 한다. 교육비리는 국격(國格)을 깎아내리는 심각한 일이기에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을 진지한 개선대책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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