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눈을 닦고 보아도 없지만 30여년 전만 해도 새우젓을 지게등짐에 지고 파는 새우젓 장사가 있었다.
아침 저녁 해거름에 새우젓 장사는 골목길을 돌며 ‘새우젓 사려’라고 구성진 목소리로 동네 아낙들을 불러 모았다.
새우젓 장사곁에 몰려든 아낙들은 의레껏 두손가락으로 젓을 찍어내 쩝쩝 입맛을 다시며 전날보다 맛이 없다며 흥정을 했다.
그리곤 덤을 달라고 떼를 쓰면 새우젓 장사는 조그만 종지와 갈구리로 반 종지의 ‘덤’을 덥썩 내주었다.
이 ‘덤’은 비단 새우젓 장사만 주는게 아니었다.
콩나물 파는 할머니도 의레껏 콩나물 한소끔 내주었다. 두부장사는 두부 대신 비지를 ‘덤’으로 주었다.
머리깎던 이발사는 면도를 마친 뒤 머리감기를 해주고 나서 손톱도 깎아주고 얼굴과 등맛사지를 해준 뒤 귀후비개로 귀지까지 긁어내 주었다. 덤서비스가 지극한 이발사는 구두까지 닦아 주었다.
그런 후했던 ‘덤’을 받던 인심이 사라져 가고 있다.
특히 백화점, 슈퍼마켓, 마트 등이 등장한 뒤 덤서비스가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백화점, 마트 등도 우리 국민 사이에 아직도 잔재된 ‘덤’의 향수를 자극하여 특별이벤트란 명목으로 보너스세일이라는 이름으로 ‘덤’ 상술을 발휘한다.
그러나 옛날 장사들과 직접 부딪쳐 덤을 받아내는 정을 느낄수 없다.
최근 우리 농촌에선 농산물과 그 가공품의 전자상(電子商)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취재중 만났던 강원도 횡성 모농가는 된장을 주문받으면 약소하지만 엿기름 또는 감자가루를 덤으로 보내 고객을 많이 얻는다고 자랑했다. ‘덤’은 우리 민족의 영원한 상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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