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채 희 걸
본지 발행인

 

희망의 농업 찾는 귀농자 증가 귀농준비자 20여만명
농업진화대비 교과혁신 교육강화 절실

지난해 우리나라 평균 농가소득은 2천995만원으로 조사됐다. 도시근로자와의 소득격차도 매년 벌어져 2008년에는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65.3%에 불과했다. 이같이 농촌이 피폐함에도 불구하고 귀농·귀촌 인구가 지난해 4천가구를 넘어섰다. 그리고 귀농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인터넷 동아리 회원도 20만명에 이른다. 그들은 자신이 앞으로 자리잡게 될 농지의 가격이 오를까 조마조마하고 있다.
특히 40~50대 봉급생활자들은 귀농을 면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첫째 이유는 농업이 다른 산업이나 직업과 같은 진입 장벽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봉급생활자가 자영업을 하려고 할 때 상권이 좋은 곳은 엄청난 액수의 권리금이 필요하다. 봉급생활자는 전업도 쉽지 않다. 학력이나 자격증, 어학, 경력, 시험, 면접, 보증 또는 추천인 등 수많은 진입장벽을 돌파해야 직업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우리 농업은 영세한 고령농민이 은퇴하고 첨단화·대형화된 기술농업으로 크게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혁신적인 변화의 징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격되고 있다. 농업노동은 로봇작업으로 빠르게 이행되고 있으며, 센서와 리모컨만으로도 농약과 씨를 뿌리고 비료를 준다. 또 안방에서 온실 환기구를 여닫고 난방조절을 하며 물을 준다.
셋째, 웰빙건강식 선호도가 크게 늘어 농업희망의 증표가 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소득 증가와 안전한 먹을거리 요구에 반하는 멜라민, 광우병 등 유해 농식품의 증가로 밥상의 안전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넷째, 인류는 늙어가지 않고 젊어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건강 장수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 건강산업은 향후 20년간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실버세대의 기억력 향상을 위한 이른바 ‘스마트 드러그(smart drugs. 노인층 기억력 향상제)’가 향후 25년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이런 시대를 대비해 선각농업인들은 장뇌삼을 산에서 대규모로 재배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한방식물원을 꾸미거나 전문한의사를 둔 한방타운 조성에 눈을 뜨고 있다.
다섯째, 미래학자들은 세계의 유망산업으로 관광업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별을 보기 힘들고, 졸졸 흐르는 깨끗한 냇물의 청아한 소리와 아름다운 새소리를 듣지 못하며 청신한 바람을 못 느낀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성장으로 세계의 도시인구가 2010년 34억7천만명(51%)에서 2020년에는 41억8천만명(55%)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1천만명 이상의 메가시티(Megacity)도 30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 메가시티가 크게 늘어나면 한국의 농촌은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로 각광받을 수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부상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의 선진화 가속으로 고급농산물 수요가 크게 늘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보아 농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출효자산업이 될 것이다.
이 같은 농업 진화에 발맞춰 관계기관은 농업인 교육을 전면 혁신해야 한다. 가공·유통·수출·관광·포장디자인은 물론 주택과 정원 설계 등 융복합된 교과편성과 외연확대에 힘써야 한다. 현장지도도 혁신해야 한다. 이론보다는 재미있게 체험하면서 머릿속에 깊게 각인될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교육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 농업인들도 전천후 교육연수에 힘써 희망을 일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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