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방제회사 (주)세실 양성승 대표

국내 최초 천적 활용한 생물방제 산업화시킨 기업

 

끝나지 않은 세실의 꿈...세계 1위가 목표
안전한 농산물 세계시장 수출의 더 큰 꿈

세실은 농작물의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을 키워내 한해 184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다. 작은 곤충을 팔아 얼마나 매출을 올리겠냐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친환경 농업에 대한 관심과 비중이 커지는 요즘, 지구를 살리고 환경을 걱정하며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제 방법으로 천적시장의 규모는 앞으로 수요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세실의 공동대표로 선임된 양성승 대표를 만나 세실의 비전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들어봤다.

군대 가는 아들과 애인 때문에 여자들이 한번은 들렸을 논산 연무대, 바로 그 근처에 위치한 세실 본사는 14만 8700㎡의 용지에 자동화된 40여 동의 유리 온실이 실험실처럼 서있고 그 안에 천적과 먹이가 되는 해충이 번식하고 있었다. 작년 11월 새로 선임된 세실의 두 명의 공동대표 중 한명인 양성승 대표. 1969년생으로 여느 회사의 대표보다는 젊은 나이다. 하지만, 사실 1995년 세실 설립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세실과 함께 성장해온 세실의 살아있는 역사나 진배없는 인물이다.
“세실은 처음 설립 당시에는 목재가공과 펄프 무역을 하는 회사였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사업전환의 필요성을 느꼈고, 신규 사업을 준비하면서 천적시장에 눈을 뜨게 되었죠.”
양 대표는 국내영업, 해외영업직을 두루 거쳤고, 기획실장과 임원직을 맡으며 밑바닥에서부터 한 계단씩 차례를 밟아 올라 오늘 이 자리에 이르렀다. 젊고 패기에 찬 대표인만큼 세실에 역동성을 불러일으키리란 기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입니다. 세실의 방향성과 비전, 목표는 그대로 이끌어가면서 혼자가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발전하고 이룩해 나가겠습니다. 젊다는 것이 경험이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의욕적이고 도전적이지 않습니까?”
양 대표의 취임 후 첫 인터뷰라는데, 다부진 각오가 믿음직스럽다.

 

 

세실은 어떤 회사?
천적을 활용한 생물학적 방제를 산업화한 기업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좀 생소한 아이템을 산업화한 케이스지요. 그동안 농작물의 해충을 없애기 위해서는 화학농약에 의존해 왔습니다. 반면에 세실이 추구하는 사업은 해충의 상위 먹이 사슬인 천적을 대량 증식해 농약이 아닌 천적을 활용한 생물학적 방제로서 농업 생태계의 균형을 지키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종업원은 240명, 2008 회계연도에 184억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처음  천적사업에 뛰어들었던 2003년에 2억원의 매출 정도였으니까 5년 만에 100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한 셈이지요. 2007년에 코스닥에 상장되었고, 2010년 매출액은 200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천적사용 방제의 장단점은?
천적사용 방제가 일반 화학농약보다 비용면에서 비싼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노임을 줄일 수 있고, 농약을 치는 것보다 간편하며 화학농약은 일시적 효과에 그치지만 천적은 농업생태계 내에 정착하고 번식해 지속적인 방제효과가 있다는 점, 농작물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건비를 포함한 전체적 방제비용면에서 본다면 농약사용의 제반비용보다 천적활용이 절감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화학농약은 발생된 해충을 죽이는데 그치지만 천적은 예방적 방제와 지속적 방제가 가능해 농작물의 생산량까지도 늘려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해충이 없다보니 농작물의 생산성이 늘어나고 안전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면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되지요. 천적의 활용은 지구 환경을 살리는 길도 됩니다. 농업생태계를 포함한 자연생태계의 균형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화학농약을 사용하기 전의 살아 있는 농업생태계로 되돌리는 중요한 역할을 천적을 통해 이루고 있습니다.
천적은 기주 특이성이 있고 환경평가를 거친 생물에 한하여 제품화했기 때문에 천적에 의한 농작물의 피해는 전혀 없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기주 특이성이란 천적이 선호하는 기주 외에는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즉 응애의 천적은 응애에만 작용하고, 진딧물의 천적은 진딧물에만 작용하는 등 해충마다 작용하는 천적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적을 이용한 방제는 농업생태계를 비롯해 지구 환경을 지키는 뜻깊은 일이기도 합니다.

천적시장의 확대 가능성은 어느 정도?
네덜란드 등의 유럽과 캐나다가 선례가 되고 있습니다.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의 3가지 작물이 주로 시설하우스에서 생산되는 네덜란드의 경우는 100% 천적을 이용해 방제하고 있으며, 벨기에나 스페인도 80% 이상이 기본방제에 천적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물의 품종이 다양하여 급속한 성장이 이뤄지는데 애로점이 있었습니다만 현재 시설농가의 5% 정도가 천적방제를 하고 있습니다. 즉 화학적 방제는 해충이 열 마리든 천마리든 농약을 물에 타서 살포하는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지만, 생물학적 방제인 천적사용법은 해충의 숫자에 따른 적군과 아군의 싸움이어서 해충의 숫자에 따른 전략이 각기 다르고, 해충의 종류에 따라 천적이 달라서 그 방법을 농가에서 습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도기를 지나기가 어렵지요.

세실의 컨설턴트가 하는 일은 무엇?
가족농사 위주의 우리나라 농업은 혼자서 만물박사가 되어야 합니다. 처음엔 물건(천적)만 잘 생산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컨설턴트의 역할이 중요함을 인식하게 되었지요. 세실 본사를 일산에서 논산으로 이전한 이유도 농가를 찾아 지도하기 좋은 접근성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천적의 사용방법의 반복 숙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컨설턴트의 숫자도 초기 5명에서 현재 50명으로 늘었고, 제주 영업소를 비롯해 전국 10곳에 영업소를 두어 농가현장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2년간은 차를 몰고 직접 농가를 방문해 적합한 천적 사용을 알려주는 천적방제법을 지도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세이프슈어(Safesure)란 무엇?
세이프슈어는 천적을 사용한 농산물유통을 위한 별도의 법인입니다. 사실 천적사업은 세계에 우리나라의 농산물 수출의 꿈을 실현해가는 밑그림입니다.
세계시장에 우리농산물을 수출하려면 안전성 확보가 우선이고, 품질의 균일화도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나라 보다 땅은 좁지만 농산물 수출에선 월등한 네덜란드를 수차례 방문하며 벤치마킹한 결과 바로 천적농법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었지요. 우리나라의 농업 현실에서 더 안전하고 규격화, 규모화, 조직화된 자체생산기반을 갖추려면 천적을 사용한 농산물 인증제를 실시하고 인증 받은 농가들을 규합하여 수출전선에 나서면 협상단계에서부터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 세이프슈어는 천적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 유통회사입니다. 천적을 활용하는 농가 중에서 기준을 정확히 준수하고 관리를 철저히 한 농가의 농산물을 엄선해 세이프슈어 인증제를 실시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세실의 지속 성장 가능성은?
글로벌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천적방제 기업은 1967년에 설립된 네덜란드의 코퍼트(koppert)사와 1987년 시작한 벨기에의 바이오베스트(Biobest)사입니다. 세실은 설립연도는 세계적으로 거의 꼴지 수준이지만 천적 숫자 30종을 확보해 세계 3위 수준입니다.
천적사업의 특성상 각 기업이 가진 천적수와 매출액이 비례하고 천적숫자는 기술력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국내에서의 시장지배력은 독보적인 1위로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군소업체들이 있긴 하지만 시장점유율 95% 이상을 세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출은 2008년 유럽과 북미로 10억 정도, 그러나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중국과 일본의 천적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고, 우리나라도 친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지요.

세실의 비전과 전망은?
일단 천적의 종수를 많이 확보해야 하고, 자체 생산력과 기술력을 더 발전시키려 합니다. 아시아의 대규모 천적회사로는 세실이 유일합니다. 그래서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현지와 현장에 필요한 천적 종류의 신규개발이 필요합니다. 또한 선진국처럼 천적 사용율을 80% 이상 높이기 위해서는 농가들에게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 답이 세이프슈어가 되겠습니다. 잘 갖춰진 안전한 농산물 유통망인 세이프슈어로 농가의 안정적 유통의 교섭력을 확보해 천적사용 비율을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세실은 농산물 수출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천적을 활용한 농산물인 세이프슈어 브랜드를 더욱 조직화하여 세계 농산물 수출시장을 개척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에 적극적 투자를 계속하겠습니다. 농가의 천적방제 효과를 높이고 방제 비용을 낮추는 것이 경쟁력과 기술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지름길이 되겠지요. 우수한 천적 종류를 많이 확보하고 생산가격을 낮추며 생산하려면 연구개발이 최우선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래서 천적분야에서 네덜란드를 앞질러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저와 세실의 소망을 꼭 이룩하겠습니다.

“일단 해본다”는 도전정신으로 뭉쳐진 기업 세실이기에 짧은 기간에 세계 3위의 천적방제회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는 게 양성승 대표의 말이다. 저질러 놓고 본 결과물 10개 중에서 1~2개만 잘 건져내도 성공이라고 양 대표는 단언한다.
무엇으로 화학농약을 대체하겠는가 하는 물음에  천적이 지켜낸 친환경농산물이란 확실한 대안이 있기에 세실의 미래는 “지화자”란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