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사이버農 - 충남 천안시 병천면 봉황1리 봉황52농장 조영숙 씨

 

오이 생산과정·생활이야기 소비자와 공유
쌓아온 ‘신뢰’ 바탕으로 오이 제값 받아
농진청서 UCC·블로그 분야 최우수상 받아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봉항1리에서 오이농사를 짓는 조영숙(46) 씨에게 컴퓨터는 제2의 농장이자 연중 손님이 끊이지 않는 매장이다. 홈페이지를 이용한 전자상거래로 고정고객을 확보한 조씨는 엄격한 품질관리와 차별화된 감성마케팅을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싱싱하고 아삭한 오이를 고객식탁으로 배달한다.

“공을 들여 생산한 오이를 제값에 팔기 위해 고심하던 중 전자상거래를 생각해냈죠. 2002년께인가 전자상거래를 하려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전자상거래를 하는 오이농가 홈페이지가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듬해 천안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전자상거래를 시작했죠.”
오이를 담아 보낼 포장박스 크기를 알아보기 위해 그녀는 자주 들르는 인터넷 카페에서 시장조사를 해보니 대다수의 소비자가 30개 들이 원해 포장박스를 별도로 주문제작하기도 했다.
“1년에 1천500여명의 네티즌들이 저희 홈페이지를 방문하죠. 그중 고정고객은 500여명 되고요. 이중에는 김치를 만들어 파는 사람도 100여명이나 되요.”
이들 인터넷 고객들은 홈페이지 개설 이전에 조씨가 자주 방문한 인터넷 카페의 회원들이 대부분이며, 이들의 입소문으로 주변인들도 덩달아 그녀의 고객이 됐다. 오이 품질은 물론 ‘봉황52농장’ 홈페이지(www.524co.co.kr)과 ‘봉황52의 상큼한 이야기’(http://blog.daum.net/524co)을 통해 농장의 세세한 일상을 소비자와 공유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이버 활동으로 2008년 농촌진흥청 주최 농업인 정보화 촉진대회에서 UCC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블로그 분야에서도 또다시 최우수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전체 오이 수확량의 40%를 전자상거래로 거래하는 조씨. 전자상거래로만 연간 3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1800평의 오이재배를 하는데 있어 한우를 사육하는 남편과 축산을 전공해 남편의 뒤를 잇고 있는 아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조씨. 올해부터는 기존 2기작에서 3기작으로 연중 오이를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2008년 추석이 지나고 4만원까지 올랐던 오이 값이 2천원까지 폭락해 폐기 위기까지 왔었죠. 하지만 애써 키운 오이를 그냥 갈아엎을 수는 없었죠. 그래서 오이 생산 전 과정을 사진과 글로 카페에 올렸더니 다른 네티즌들이 격려의 글과 함께 주문을 하더라고요. 박스당 1만원씩 3일만에 모든 오이를 팔아치웠죠. 그때 인터넷의 위력에 새삼 놀랐어요.”
3년 전부터는 단순히 오이를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를 농장으로 초청해 수확체험, 오이소박이 담그기와 함께 현장에서 직접 판매도 하며 농외소득을 올리는 조씨. 올해만 800여명이 농장을 다녀갔다고.
오이농사만큼이나 자식농사도 잘 지어 큰 아들은 부모의 권유 없이도 스스로 가업인 한우사육의 길을 걷고 있으며, 딸은 홍익대 미대 금속조형디자인학과에 합격해 보석디자인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새해 들어 가장 큰 소망이라면 아들의 군 문제가 해결돼 가업을 잇는 것에 매진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현재 농업경영인을 신청했는데 이것이 꼭 돼야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거든요. 또 다른 포부라면 저희 농장이 교육농장으로 선정되었으면 해요. 그럴려면 현재의 체험농장 운영을 더 열심히 해야겠죠. 무엇보다도 고품질의 오이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건강을 전달하는 게 우선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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