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박 평 식 박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본지 전문기자

 

네덜란드의 세계적 소비자 조사업체인 ‘트렌드워칭’은 2010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은 터라 여느 때와 다른 기업문화로 바뀌고, 도시화의 진전, 상품에 대한 실시간 품평과 정보 추적을 하는 사이버 혁명, 끼리끼리 어울리기 문화, 럭셔리 열풍 지속, 친환경이나 자선연계 상품 같은 ‘착한 소비’ 추세를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2010년 한국의 소비자 트렌드 전망도 발표됐다. 호랑이해를 맞이해 ‘호랑이 경제’ 즉 ‘타이거로믹스’라고 재미있게 표현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0’을 통해, 새해 한국 소비자의 10대 트렌드를 ‘TIGEROMICS’라는 이니셜로 요약하고 있다. 변화의 주요 키워드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활기가 넘치고 각 분야에서 한 단계 성숙해가는 모습이다.
새해에는 ①한국이 멋지게 부상하는 시대(Times for Korean chic) ②지역에 대한 정체성 강화(Into our neighborhood) ③엉뚱한 짓에 탐닉하는 소비자 증가(Good to be geeks) ④소비자 목소리가 커져 금기의 종언(End of taboos) ⑤소비자가 주도하는 맞춤형 생산(Ready-made to order-made) ⑥전지전능 솔루션(Omni-U solution) ⑦매너의 중요성(Manner matters) ⑧물의 르네상스 시대(It's aqua) ⑨중장년 소비자 증가(Challenge your age) ⑩외관과 스타일 중시(Style republic) 등의 트렌드를 예고한다.
생산자가 좋은 제품을 만들고 판매를 잘해 소득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잘 알아야 한다.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전망은 세계 경제위기를 넘어서면서 보통 때와 다른 시장추이와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농업분야도 세계시장과 한국의 소비자 흐름에 대한 마인드로 무장하고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트렌드 중에서 농업분야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사점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품에 대한 실시간 품평과 정보 추적이 대세가 되므로 시장의 흐름을 살펴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신품종과 기술정보의 수집에서부터 농산물의 생산과정과 기록관리, 판매와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와 인터넷을 잘 활용하자. 특별히 전자상거래와 고객관리, 홍보 및 이력추적시스템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둘째, 소비자의 럭셔리 열풍을 반영해 최고품질과 친환경 등 명품전략이 필요하다. 명품은 가격만 비싼 것이 아니고, 희소성과 연관돼 있어 제품의 고유한 특성이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일본 니가타의 스키장 리프트를 활용한 ‘천공미(天空米)’, 아오모리현의 태풍에도 견딘 ‘합격사과’, 우리나라에서 세계최고의 품질을 지향하는 ‘탑라이스’ 등 농산물도 최고의 명품을 만들어보자.
셋째, 도시화가 진전되고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도 강화되고 있다. 소비자의 문화적 욕구와 자연에 대한 향수가 점점 커지므로 농촌의 자연환경과 전통문화 등 ‘어메니티’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일상에서 벗어난 엉뚱한 짓(?)의 즐거움에 탐닉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되므로, 도시민의 여가활동이나 휴양공간의 역할을 농가소득원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소비자는 단순 구매자를 넘어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제품과 유통과정에 반영하는 추세다. 따라서 기성품보다는 맞춤형 제품 생산으로 전환해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요구를 종합적으로 충족시키는 전지전능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농산물도 생산과정에서부터 모든 정보가 관리되고 꼭 필요한 고객을 찾아 맞춤형으로 가야 할 것이다.
다섯째, 고령화 사회로 급격히 진전해 ‘나이야 가라’를 외치는 중장년 소비자들이 대세를 이룰 것이다. 따라서 새해에는 연령과 지역 구분 없이 외모와 건강관리, 멋진 디자인(스타일)을 갈구하며, 새로운 생산적 계층으로 거듭나고 싶어 하는 중장년층 시니어 시티즌의 욕구에도 주목해야 한다. 농업인도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고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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