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성 일
김제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어느새 넓은 김제평야에 황금물결은 잔잔해져 가고 있는데, 풍년농사로 인한 수확의 기쁨보다는 쌀값하락에 대한 걱정이 앞서고 있다. 이 쌀로 인하여 우리 국민들은 배고픔에서 해방될 수 있었고,  경제적인 도약의 발판이 되어왔다. 이제는 그 가치가 퇴색하여 생산한 농업인들에게 마저 불안감의 원인제공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마다 농업인과 정부사이의 끊임없는 줄다리기를 마냥 기다리기엔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 여성들이 앞장서서 우리의 생명산업인 쌀 산업을 지켜가기 위해 함께 동참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6%로 OECD가입 30개국 가운데 27위에 해당할 정도로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식량자급률이 41%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으니 비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만이 쌀은 남아돌고 식량자급률은 떨어지는 기형적인 농업을 이어가고 있으니 시장논리에 의해 소비가 감소하는 쌀 생산은 줄이고 소비가 증가하는 밀, 콩 등 곡물의 생산을 늘리라는 여론이 있다. 그러나 연구결과에 의하면 생산 확대 방식으로 식량자급률 1%를 높이기 위해 4천억원 이상의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는 생산자인 농업인 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여성을 비롯한 국민들이 나서야 할 때이다.
가정에서부터 식생활 습관을 고쳐 나갈 필요성이 있다. 쌀을 중심으로 한 웰빙 식단을 짜고 식품의 안전성을 고려한 우리 농산물 위주의 식생활을 가족의 건강을 위해 습관화해야 한다. 아침식사를 양식에서 한식으로만 대체할 경우 식량자급률 향상에 획기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험생에게 아침밥은 머리회전을 빠르게 해준다는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우리 조상 대대로 내려온 쌀 중심의 식생활을 생활화하고, 농촌과 도시가 상생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여성단체 등을 중심으로 쌀 소비 촉진위한 범국민 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갔으면 한다. 이 운동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쌀의 영양학적 장점, 아침밥 먹기 운동, 각종 요리 방법들을 매스컴을 통해서 홍보하고 밀가루 대신 쌀을 소비하도록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했으면 한다.
유치원이나 초등학생들에게는 품질 좋은 쌀을 급식용으로 공급하여 우리 쌀에 대한 입맛을 길들여 주어 성인이 되어도 밀가루 음식보다는 쌀 음식을 찾도록 체계적인 음식문화를 습관화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로 정부에서도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쌀을 원료로 간편한 가공식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아침이 무척 바쁜 청소년을 대상으로 반찬 없이 간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냉동볶음밥, 쌀 두부와 찹쌀 죽 등은 전자렌지에 간단하게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어 인기를 끌 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쌀 가공 상품이 정착되기 까지는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쌀로 만든 누룽지만 하더라도 용도에 따라 제품을 다양화 하듯이 단순한 제품개발 뿐만 아니라 소비형태에 따라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쌀 가공연구소’를 쌀 최대 생산지역에 유치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로 쌀 재배농가도 소득경로 다양화 등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휴경지 및 대체작목 재배에 따른 정부의 일정부분 지원이 있어야 하지만 쌀 재배농가의 의지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지역브랜드에 따라 시장가격차이가 있었다면 앞으로는 쌀의 품질에 따른 가격형성이 되고 있으므로 생산성보다는 상품성에 중점을 두고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쌀을 생산해야 판매가 가능할 것이다.
더불어 쌀 소득을 보전할 수 있는 감자, 우리 밀 등 이모작 재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논 콩 재배나 사료용 옥수수 등 벼 대체작목도 윤작을 전제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쌀 재배농가의 위기의 시대에 우리의 먹을거리인 쌀 산업이 지속되도록 국민이 함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