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 다 됐어요’ ② - 조선족 출신 이금산 씨

<전남 광양으로 시집 와 중국 사법시험에 합격해 화제가 된 조선족 출신 주부 이금산(28)씨. <사진제공:광양시청>>

 

전남 광양 거주 이금산 씨… 동네 도서관서 학구열 불태워

전남 광양으로 시집 온 중국 조선족 출신 주부가 중국 사법시험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전남 광양읍에서 남문세탁소를 운영하는 김덕한(62)씨의 며느리 이금산(28)씨로 지난 9월 19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에서 치러진 제8회 사법고시에 당당히 합격했다.
중국 하얼빈 출생으로 톈진(天津) 재경대학교에서 경제법을 전공한 이씨는 2004년 졸업 후 현지 한국기업에 취업했다가 같은 직장동료인 김상균(31)씨를 만나 2년여의 연애 끝에 2006년 6월 결혼했다.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고향인 광양에 정착해 슬하에 4세 아들을 두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
결혼 후에도 변호사의 꿈을 접을 수 없었던 이씨는 시부모님과 식구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광양시립도서관에서 2년 동안 사법고시를 준비하여 작년 제7회 사법고시에서 도전, 한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 마침내 지난 11월 21일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씨는 합격소감에 대해 “제가 합격하기까지 시부모님과 남편, 가족들의 힘이 컸어요. 어머니께선 성민(아들, 4세)이를 잘 돌봐 주셨고, 집안일도 신경 쓰지 말라며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죠. 아버님께서도 타국 생활을 하고 있는 제가 많이 힘들어 할까봐 친딸처럼 절 아껴주셨고, 공부하면서 지칠 때마다 많은 힘이 되어 주셨어요.”라며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내년 3월부터 시작될 연수를 준비하기 위해 합격 후에도 매일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그녀. 1년간의 연수를 마치면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변호사 자격증을 받게 된다.
이씨는 “변호사 임용 후에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재정 특허 등 경제자문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대학교 시절 존경했던 교수님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운산과 서천공원을 특히 좋아한다는 이금산 씨는 몇 년 뒤 다시 광양으로 돌아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3월에 남편, 성민이와 함께 중국으로 가요. 당분간 시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야만 해  정말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꼭 광양으로 다시 돌아와 시부모님께 효도하면서 살고 싶어요. 처음 광양에 왔을 때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저의 꿈을 이루게 해준 광양이 제 고향처럼 편합니다. 중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시부모님과 광양이 많이 그리울 거예요.”라며 시부모님에 대한 애뜻한 맘을 전했다.

12세의 어린나이에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 874년 17세의 나이로 빈공과에 합격한 최치원이 879년(헌강왕 5) 황소의 난 때 고변(高騈)의 종사관(從事官)으로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초해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듯이 꿈을 이룬 이금산 씨도 광양며느리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광양인의 기개를 높여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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