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상학 박사 1호,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주선희 교수

 

얼굴성형보다 마음성형 먼저

주선희 교수(50세)는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다. 그는 인상학의 대중적 보급을 위해 1989년부터 지금까지 문화센터와 기업 등에서 수천여회의 강의를 했다. 주 교수는 국내 유일의 인상학 박사(2004년 경희대)로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뽑은 명강사 추천순위 '톱10'에도 올라 있다. '마음과 행동을 바꾸면 얼굴이 바뀌고 얼굴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말하는 그는 '얼굴경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현대 사회학의 한 분야로서 인상학 활용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동서양 인상학 연구의 비교와 인상관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인상학에 대한 동양철학적 고찰, 아동학대의 원인과 예방대책에 관한 연구 등.

얼굴 모습 70%가 사는 대로 생겨
우리나라 첫 인상학 박사의 인상은 어떨까 내심 궁금해 하며 주선희 교수를 만났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단아하고 고운 모습이다. 그러면 주 교수의 이런 좋은 인상은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얼굴경영을 잘한 노력의 결과일까 궁금증이 계속 꼬리를 물었다.
“제 30대 때 사진 속 모습을 보실래요? 지금보다 훨씬 부드러운 면이 적었어요. 좀 경계심을 주는 인상이랄까요. 인상학을 공부하며 지금의 얼굴 모습으로 변한 부분이 많아요.”
주 교수는 자신 역시 알고 있는 것을 잘 실천해서 지금의 좋은 인상으로 바뀌었다며 누구나 노력하면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주 교수는 좋은 인상 만들려면 거울부터 보라고 말한다. 사람의 얼굴에 있는 60여 개 근육 가운데 40개 이상이 표정에 의해 바뀐다고 한다.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으로 살면 얼굴에 밝은 표정을 만드는 근육이 발달한다.그러면 밝은 얼굴로 바뀌고, 좋은 운을 불러 온단다. 즉, 자기 인상을 긍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인생경영이 되는 셈이다.
“마음을 잘 경영하면 좋은 인상이 만들어지고, 좋은 인상은 곧 행운을 불러들여요. 우리 얼굴의 70% 이상이 후천적 환경이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거든요.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대로 생기는 것’ 입니다.”

집안 내력으로 인상학 접해
주 교수가 처음 인상학을 어떻게 접하고 공부하게 됐을까 궁금했다. 그녀는 자신이 인상학을 접한 계기는 조상의 음덕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부친은 손금이나 관상을 잘 봤는데, 조선시대 관상감(조선시대 천문,지리,역수,기후관측 등을 맡아보던 관청)에 출입하던 증조부 밑에서 자란 조부에게 배웠다고 한다. 그런 영향으로 그녀 또한 어릴 때부터 가정교육 받듯 인상을 배웠단다. 집안의 그런 내력 때문인지 그녀는 어려서부터 얼굴 관찰하기를 즐겼다.
“대학 시절에는 소형녹음기까지 들고 다니며 길거리에서 상을 봐주는 사람들의 말을 녹음했고, 어떤 사람이 상을 잘 본다는 소문을 들으면 멀리 찾아가서 그 말을 들어보기도 했죠.”
주 교수의 아버지는 어린 그녀에게 붓글씨를 가르쳤는데 교재로 사용한 것이 ‘달마상법’ ‘마의 상법’같은 인상학의 고전들이었다고. 이런 책들을 통해 주 교수는 인상학의 깊은 숲으로 들어가게 되었단다.
주 교수는 결혼 역시 아버지의 권유로 단 한 차례 선을 본 후에 일사천리로  했다고 한다. “어떻게 한번 보고 결정하느냐”는 그녀의 항변에 그녀의 부친은 “너도 보지 않느냐”고 짧게 말씀을 하셨다고....
“결혼이란 게 살면서 맞춰 살아야 하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82년 결혼한 이후 여지껏 잘살고 있으니까 우리 아버지 판단이 맞는 건가요?”

얼굴색과 피부 탄력이 중요
인상학에 있어서 제일 중요시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질문했더니 주 교수는 이렇게 얘기한다.
“인상학은 얼굴 안색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머리·가슴·다리를 포함하는 체상(體相)과 수상(手相)에다 족상(足相)·보상(步相)·언상(言相)까지 두루 살핍니다. 사람의 뇌는 3초 내에 상대의 인상이 좋고 나쁜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인상은 능력이 되고 인품이 됩니다. 목소리나 자세, 얼굴에서 우선 밝고 건강해 보여야 하며 만나서 편안함이 느껴져야 합니다. 얼굴색이 좋고 피부에 탄력 있어야 좋은 인상입니다.”
특히, 얼굴에는 혈맥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까닭에 사람의 마음과 건강 상태가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고 한다. 그러므로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이 좋다'는 말처럼 오장육부가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해야 얼굴색도 보기 좋단다. 피부는 건강과 마음의 표현이다. 하얗게 타고난 피부는 창백하지 않고 우유 빛을 띠어야 좋은 피부색이라 할 수 있다. 붉은 계통의 피부라면 화사한 듯해야 건강하고 좋은 성격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진다. "현재 마음이 아주 즐겁습니다"라고 피부색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화를 내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열 받는다는 표현을 하는데 심하게 화를 내면 맑은 피도 탁해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빨리 마음을 가라앉히는 쪽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해야 한다고 주교수는 조언한다.

인상학과 관상학의 차이는
“인상은 개인의 모습이지만 시대의 사회상이 개인에게 투영된 것입니다. 관상학은 ‘타고난 대로 산다’는 것을 중시하지만 인상학은 ‘사는대로 만들어진다’는 관점입니다. 한 사람의 인상과 사회적 관계를 관찰해 그 사람의 길흉화복과 건강을 진단하는 거지요.”
내년 2월 첫 졸업생을 내는 원광디지털대학의 얼굴경영학과는 이런 직관적인 판단기준인 ‘인상’이 학문으로 체계화돼 대학에서 정식 학과로 개설된 학과다. 주 교수가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인상학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이제까지의 일반적인 관상학은 이사람의 운명이 어떻더라라는 수동적인 운명론이 많았죠. 반면 얼굴경영학과에서는 관상학과는 달리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상을 어떻게 경영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집니다.”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는 얼굴경영학과의 수업은 주로 실습 위주로 진행되는데 인상학개론, 이미지메이킹, 몸학, 상담명리학, 웃음학, 스피치론 등 다양한 과목이 준비돼 있다. 학과를 졸업할 때에는 경영학사를 받게 되고 졸업과 동시에 인상심리상담사, 이미지트레이너, 웃음치료사, 전통차, 예절지도사 등 다양한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또 졸업 후 각 기업체의 인사담당 면접관,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 심리상담원, 기업체 강사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얼굴경영학과는 총 300여명의 재학생들이 있는데 20~50대 까지 연령층도 다양하고 재학생 중 학사와 석사 출신이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기업의 인사관리 실무자가 필요에 의해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고. 사람을 평가하는 채용과정에서 능력만큼이나 인상을 중요하게 꼽는 것은 그만큼 사람의 얼굴이 그 자신의 내면을 그대로 나타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기업체나 기관, 단체 등에서 인간관리 및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한 방법으로 인상학에 대한 학습과 연구도 하고 있다고 주 교수는 얘기한다.
대화 중에 주 교수의 눈이 유난히 반짝이고 있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아차린 순간이 있었다. 혹시 기자의 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긴장 했는데 주 교수의 인상 보는 방법 얘기를 들으니 그것은 아니었다.
“인상을 보는 것은 슬쩍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는 잘 본다고 할 수 없습니다.  기를 집중시켜야 바로 볼 수 있지요. 제가 인상을 본다니까 인상연구가인 제 인상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시는데 내 인상은 나를 대하는 사람들이 평가하는 겁니다. 남이 봐 주는 게 인상입니다”
또 마지막으로 “그럼 내 인상은 어떨까” 묻고 싶은 마음을 결국 참지 못하고 꺼내놓고 말았다.
주 교수는 인상에 대해 얘기하기보다 고마운 조언을  하나 해주었다.
“그냥 많이 웃으세요. 그걸로 충분합니다.”

주선희 교수의 좋은 인상 만드는 법
1. 전에 미운 사람을 떠올린 뒤 입장 바꿔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미움을 되도록 지워라. 마음에 걸리는 일은 부정적인 쪽보다는 희망적인 쪽으로 생각한다. 금전적인 손해를 봤다면 ‘더 나쁜 일이 생길 것을 이것으로 때웠다’ 여긴다. 이렇게 하루 마음을 정리하고 반성하고 감사해 하며 잠자리에 든다.
2. 아침에 일어나서는 얼굴색과 윤기를 점검한다. 윤기가 사라졌다면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인상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 찰색(察色)하는 일은 쉽지 않은데, 그럴 때는 자신의 마음과 몸 상태를 판단하면 된다.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 찰색이 달라진다.
3. 좋은 인상을 가지려면 기(氣)를 받아야 한다. 많이 웃는 것은 기가 살아나는 것이고, 남들한테 칭찬받는 것이 기를 받는 거다. 책을 보거나 깊은 생각을 하면 기가 응집한다. 슬퍼하는 것은 기가 흩어지는 것이요, 사람이 죽는 것은 기가 사라지는 것이다. 슬퍼하는 것과 죽는 것이 결국 같은 것이니 슬퍼하는 시간이 길면 좋지 않다.
4. 웃는 것이 중요하지만, 웃음을 쥐어짠다고 좋을 건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며 기를 살려라. 좋은 사람을 만나서 기를 살리는 웃음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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