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계 옥
경남 고성 명예기자

 

가을빛을 한껏 머금은 날이다. 홀몸노인들을 보살피기 위해 양화리 마을에 갔다. 그런데 마을버스나 지나다니는 한적한 회관 주변에 경찰차가 여러 대 세워져 있고, 많은 경찰관이 골목을 드나들고 있었다.
‘마을에 무슨 사고가 났나?’ 내심 궁금해서 길섶에 차를 세웠다. 다행히 사고는 아니었고 서민 생활 보호를 위해 주민을 찾아가는 ‘이동경찰서’ 운영 중이었다. 
이동경찰서는 농어촌 주민이나 취약계층을 찾아 편리한 치안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제도란다. 대상지역은 지역별 특성 및 치안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하며, 지난 9월 구만면에 이어 대가면이 두 번째란다. 찾아가는 이동경찰서는 지난 해 까지는 분기별로 운영했으나 올해는 매월 1회 운영하고 있단다.
이날 여경들은 정자나무 아래 모여 있는 주민들에게 준비해온 다과를 나눠주고, 홀몸노인 가정에 청소도 해줬다. 또 농가에 도난방지용 ‘창문 열림 경보기’를 설치해 주었는데, 나에게도 한 개 건네면서 설치 방법을 설명했다.
특히, 농업용으로 사용 중인 경운기 후면에 야광반사체를 붙여주었는데 내가 기분이 더 좋았다. 밤에 운전을 하다가 앞서가던 농기계를 근접해서야 발견하고 피하려다 사고가 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하고, 또 나도 당할 뻔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TV뉴스에서 화물차가 앞서가던 콤바인을 피하려다 마주오던 차와 정면충돌 해 큰 사고가 난 것을 보았는데 끔찍했다.
이러한 농기계 교통사고의 절반 이상은 농번기에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사고의 30%는 초저녁에 발생한단다. 이유는 반사장치와 후미 등조차 없는 다수의 농기계 때문인데 도로 위 흉기로 변하고 있다.
고성경찰서에서도 농번기 때 경운기사고가 빈번한 걸 감안했겠지만 적절한 시기에 붙여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도로가 인접한 마을에는 노인교통사고의 위험에 따라 과속 방지턱 같은 교통 시설물을 설치하여 노인들 안전을 돕고 있다. 이동경찰서로 하여 과거 권위적인 경찰관의 이미지를 벗고, 따뜻한 경찰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해 농촌 주민들로부터 많은 신뢰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렇듯 한 차원 높은 대민치안 서비스와 다양한 봉사활동을 우연히 보게 되어, 군민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경찰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국민의 파수꾼인 대한민국 경찰이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격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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