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기고

변 명 옥 박사
농촌진흥청 신작물개발과장  

 

기후온난화로 인해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물 부족사태는 경작지의 사막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경제발전에 따라 논밭은 공장이나 아파트단지 등으로 개발돼 경지면적은 점차 감소되고 있지만 세계인구 증가, 경제성장에 따른 식생활 변화, 곡물의 바이오연료 이용 등으로 곡물 수요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학자들은 세계인구가 2008년 67억에서 2050년에는 90억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측하며,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아시아 국가의 경제발전으로 육류소비가 증가하면 육류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 곡물 6kg이 필요하기 때문에 곡물 소비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농무성(USDA)도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이 향후 10년 내에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재해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돼 곡물 가격이 오르게 되면 식량이 부족한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은 굶주리게 되고 심하면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수출국의 수출관세 부과, 100년만의 가뭄으로 생산량 감소, 바이오연료와 식생활 변화에 따른 곡물 수요의 증대로 지난해 국제 곡물가격의 폭등을 경험한 우리는 곡물 수입국으로서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며 가장 좋은 방법은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전통적 육종으론 내해작물 개발 한계
그간 작물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품종개발은 우수품종 선발과 교배 등 일반 육종을 통해 이루어졌으나 좀 더 효율적으로 기후온난화 등의 기상재해로부터 재해저항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유전자의 도입이 시도되고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작물을 개량할 경우 교배육종을 이용하는데, 작물의 교배는 동일종 내에서 이루어지고 같은 속내의 교잡은 극히 제한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를테면 냉해에 강한 작물을 개발하기 위해 극한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이나 타생물의 유전자를 이용하는 것은 교배육종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생명공학기술은 이를 가능케 한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추위나 가뭄, 홍수 등이 와도 피할 수가 없다. 따라서 오랜 세월동안 살아남기 위해 좋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작물이 원래 갖고 있는 유전자를 가뭄이 오거나 냉해가 올 때만 강하게 발현되도록 하여 가뭄저항성, 냉해저항성 작물을 개발하고 있고, 온난화는 기상재해 뿐 아니라 새로운 병충해 발생으로 작물의 생산량 감소를 초래하므로 병충저항성 작물 개발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차원의 GMO개발 지원 필요
현재 GM(유전자변형)작물로는 제초제저항성 및 해충저항성 옥수수와 콩이 실용화되고 있으나 가까운 시일 내에 가뭄저항성 옥수수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GM작물 재배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GM작물 재배는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캐나다, 중국, 인도, 유럽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GM작물 재배는 생산비를 절감할 뿐 아니라 농약사용량을 줄여 환경에도 이로운 면이 있다. 
GM작물 개발은 주로 다국적 농업생명공학회사 등이 집중 투자하는 치열한 특허전쟁의 현장이다. 그러나 영세한 농민은 비싼 돈을 주고 이를 사서 재배하기가 어렵다. 이에따라 인류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가뭄이나 추위에서도 잘 자라고 수량이 많은 작물개발을 위해 국제기구, 빌게이츠 메린다 재단 등이 지원하고 있으며, 우리도 정부 차원의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
‘녹색혁명의 아버지’인 노먼 볼로그 박사는 노벨상 수상 30주년 기념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 50억톤에 이르는 식량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 10,000년이 걸렸지만 앞으로 2025년이면 현재의 식량생산량을 두 배로 증진시킬 수 있고 이는 재배기술 뿐 아니라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생명공학기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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