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올해 쌀 생산량은 평년작을 2.6%(11만7천 톤) 웃도는 468만2천 톤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에게 풍년은 물론 좋은 소식이고 기쁨이지만 쌀 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이 나타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미 일부 지역 산지 쌀값이 지난해 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어 농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정부도 수확기 쌀값 하락 대책을 세우고 있다. 우선 평년작 보다 더 수확될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을 농협중앙회를 통해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지난 9일 산지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역농협에 벼 9만 톤을 더 매입할 수 있는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평년작을 넘어선 10만 톤 정도를 시장에서 격리시키면 80kg 한 가마에 14만9천원~15만1천원 사이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쌀값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공급물량이 수요량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해 75.8kg으로 10년전 99kg에 비해 20kg 이상 줄었다. 쌀 시장개방을 늦추는 댓가로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쌀도 계속 늘어나 올해엔 30만톤이나 된다. 게다가 대북지원도 중단된 마당이어서 쌀 공급과잉은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쌀 수급안정을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쌀이 우리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섣부르게 생산기반 축소를 생각할 수는 없다. 소비를 늘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소비를 늘리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쌀 가공식품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웃 일본의 경우 쌀 생산량 중 14%를 가공식품용으로 소비한다. 우리는 6%밖에 안된다. 이를 10% 정도까지만 늘려도 20만톤 소비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밖에도 소비촉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과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쌀은 농가뿐만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물이다. 정부가 수확기 쌀 대책이 면밀하게 세워지고 추진되어야 식량안보와 자급기반을 튼튼히 유지할 수 있다.
- 기자명 농촌여성신문
- 입력 2009.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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