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280㎞가 넘는 산책길이 열렸다. ‘제주올레’가 그 길이다. 열린 게 아니라 있던 길에 시계 방향은 파란색, 시계 반대방향은 노란색으로 화살표나 리본으로 촘촘히 표시해 놓았을 뿐 길을 닦은 흔적이 거의 없는 ‘원형의 들길’이다. 이 ‘제주올레’가 전 국민의 관심으로 발길을 끌어 모은다.
이 가을, 가을 풍경의 진수(眞髓)를 보려면 ‘제주올레’를 찾으라고 신문 특집기사가 유혹한다. 신문은 “‘바람의 섬’ 제주는 사시사철 가을을 그 안에 품고 산다”고 거듭 유혹한다.
‘마음까지 뚫고 지나갈 듯한 해풍, 그 바람을 안고 파도소리를 내며 춤추는 억새, 그 억새사이를 우아하게 오가는 조랑말, 제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은 역시 가을’이라고 신문은 유혹한다. 올레란 제주어로 ‘거릿길에서 대문까지의,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하는 말이다. ‘제주올레’는 14코스가 있다.
걷는다는 것, 특히 느린 걸음으로 걷는 것은 빠른 속도로 지나치면 놓치고 마는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에 깊게 새겨 담는 감동의 걸음이다. 삭막한 도시길을 걷는 것은 단순히 다리 힘을 얻는 신체적인 건강을 얻는데 그친다.
그러나 해풍에 휘날리는 억새를 보며 신선하고 상큼한 바다내음을 맡으며 걷는 ‘제주올레’를 걷는 것은 정신적인 감동을 각인하는 감성의 길이다. ‘올레’는 아울러 사색을 돋우어 사고(思考)의 힘을 얻는 길이기도 하다.
이 가을, 험한 세파에 찌든 피로한 심신을 훌훌 털기 위해 ‘제주올레’를 찾아 나서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모두의 마음을 빼앗을 좋은 산책길을 찾아 나서 윤택한 마음의 정서를 가다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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