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원이 필요한 때

■  전문가 기고

권 순 종 박사
농촌진흥청 생물안전성과장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이란 원리로 설명했다.
21세기 인류의 과제는 급격한 인구 증가와 복지추구의 질적 향상에 의한 식량과 환경, 에너지 문제 해결이다. 때맞추어 21세기는 생명공학의 비약적 발전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GMO는 21세기 인류 역사의 중심에서 이런 인류의 문제들을 해결할 큰 흐름의 한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산업혁명의 결과 팽창한 인구를 녹색혁명으로 해결했다면 생명공학의 발달로 연장된 인간의 수명과 삶의 질 향상에 따른 문제들은 GMO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작물육종의 한 방편으로서의 GMO 개발은 전통 작물육종인 종속간 유전자재조합을 뛰어넘어 생물계 전체로의 유전자재조합을 의미한다. GMO는 생물 다양성 속에 존재하는 모든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육종을 의미함으로 그 효용 가능성이 매우 넓다고 볼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확대되는 건조지역 적응작물 개발, 맞춤형 식생활로 인류의 만성병인 당뇨병 치유, 치매방지 등 기능성물질 함유작물 개발, 무농약 재배를 실현할 수 있는 내병충성 작물개발, 바이오에너지 생산 작물개발, 의료용 단백질 생산 등 산업용 재료개발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소리없는 식량·에너지 전쟁
지금 세계는 식량과 에너지의 해결을 위해 나라마다 앞 다투어 소리없는 전쟁에 임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다국적 기업은 한발저항성 옥수수를 개발하여 상업화하는 등 주요 유전자 특허권을 확보하기 위해 그들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고, 중국은 해충저항성 면화 등 6개 작물에 대하여 재배승인 하였고, 2008년부터는 미래 식량 확보를 위한 국가전략으로 GMO의 독자적 개발을 선언하고 향후 35억 달러 투자를 시작했다. 일본과 유럽 등 식량 수입국들은 식량 방어적 차원에서 GMO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쌓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GM작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현실과 괴리되어 GM작물 연구·개발을 위한 사회적 뒷받침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미 GMO는 세계 경지면적의 10%인 1억2천5백만ha에 재배되고 있으며, 세계 곡물유통량의 20%를 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율은 27%로서 70% 이상의 식량을 외국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중에서 사료용 옥수수 전량, 콩기름 등 가공용 콩 전량은 GM작물이다.

생명공학의 국가경쟁력 높이는 길
또한 GMO로 표시되지는 않지만 콘칩 등 도입 곡물로 만드는 대부분의 제품은 3% 이하의 GMO 혼입재료로 만들어져서 10여 년 간 우리가 먹어왔다. 물론 미국은 100% GMO로 만든 식품에 대해서도 표시하지 않고 먹어왔다. 왜냐하면 안전성을 승인 받은 GMO는 현대과학의 모든 최신 기법을 이용하여 검증하였고 위해성을 평가해서 문제가 없고 일반 작물과 같다고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은 인간의 우주개발 과정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다. 우주개발 초창기에 우주인이 지구로 귀환하면 혹시 우주에서 묻어올지 모를 미지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 외부와 완전 격리된 시설에서 2개월간 외부 접촉을 차단한 채 몸 전체의 세포가 한번 바뀔 동안 안전성을 확인한 후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주인이 귀환하면 바로 우주의 먼지를 떨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와 같이 GM작물의 안전성은 현재는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가까운 장래에는 일상적인 통과의례가 될 것이다.
GMO 산업화의 주요 관건은 고유유전자 개발, GMO 안전성평가, GM작물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 제고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생명공학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GMO 연구·개발을 위한 국민의 올바른 이해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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