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보름 앞으로 다가온 추석은 설날, 단오와 더불어 우리 민족의  3대 명절로 꼽혀왔다. 그중에서도 추석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의 기쁨을 가족과 친척, 이웃과 더불어 나누면서 한껏 풍족함과 여유로운 기쁨을 만끽하는 행복한 명절이다. 이날엔 일가친척이 한데 모여 조상의 묘를 찾아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이웃과 함께 나누며 덕담과 웃음으로 공동체의 결속과 화합을 다졌다. 그러므로 추석은 우리 민족을 한데 묶고, 동질성을 확인하는 전통적 이벤트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추석이 될 때마다 걱정스러운 일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추석 경기를 틈타 값싼 해외 농수축산물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얌체 상혼이 극성을 부린다는 것이다. 관계기관과 단체들이 해마다 단속에 열을 올려도 이 고질적인 둔갑판매 행위는 근절되지 않는다. 아직도 원산지 표시제도가 정착되지 못한데다 단속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일부 악덕 상인들의 비양심적인 행위가 잔존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양심적 상행위가 지속되는 한 우리는 진정으로 추석의 기쁨과 참 의미를 마음에 새기기 어렵다.
한여름 애써 가꾼 농산물을 처음 수확해 조상의 영전에 놓고 한 해의 수고와 결실을 온 가족이 함께 나누는 추석은 누가 뭐래도 우리 농산물의 잔치여야 한다. 햅쌀, 햅과일, 정성들여 준비한 음식은 이 땅에서 우리 농업인들의 정성으로 키워진 우리 농산물의 자리다. 이 자리를 국적도 불분명한 외래 농산물로 채울 순 없다. 그것도 국산으로 둔갑해서 귀한 자리를 차지하게 해선 안된다.
물론 정부 당국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우리 소비자들도 추석만큼은 신토불이 농산물로 조상을 모신다는 의식과 실천적 행동이 요구된다. 우리 땅에서 난 우리 것. 그것만이 우리의 건강과 우리의 미래를 지킨다. 추석은 이런 신념이 더욱 깊어지는 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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