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희 걸
본지 발행인

 

농촌진흥청은 올들어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을 역점 농촌지도과제로 내세워 농업인단체들과 함께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 운동의 첫째 과제는 소비자가 신뢰하는 안전 농산물 생산하기 운동이다. 안전농산물 생산은 근래 멜라민이 든 위해(危害) 식품의 유입· 범람으로 국민의 절대적인 공감을 얻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담보하는 품질 좋고 안전한 농산물 생산에 주력하는 것은 농업인 본연의 의무일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다.
이 운동 두 번째 과제는 깨끗한 농촌 만들기다. 농산물 생산터전인 토양과 물이 오염되면 안전농산물 생산을 보장 받지 못한다. 아울러 공해와 소음, 삭막한 환경에 찌들어 있는 도시민들이 그리워하는 곳은 깨끗한 농촌이다. 그러므로 깨끗한 농촌을 가꿔야 농촌이 번영하고 농업인이 살며, 국민이 행복해 진다.
세 번째는 농업인 스스로가 자립의지를 키워나가자는 의식개혁 운동이다. 즉 농업과 농촌이 갖는 무한한 가치와 중요성을 깨달아 자립의지로 농촌을 복지 터전으로 가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수 농촌진흥청장도 농업인 스스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이 운동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매주 전국을 순회하며 강연과 간담회, 현장 대화로 농업인의 의식변화에 온 힘을 다 쏟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농업인단체들이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에 매진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농업과 농촌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나노기술(NT)를 융합해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물질과 신소재를 다수 개발했다. 그 개발품은 한국농업의 힘찬 성장동력을 일으킬 역작이다. 장기대체 무균돼지, 과채류 접목로봇, 실크로 만든 인공뼈와 인공고막, 감귤쌀, 봉독 채집기, 컬러누에 등 농업분야의 혁신적인 개발품이 눈부시다. 또한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농작물 재배, 도심에서도 농사를 짓는 빌딩형 식물공장, 전통농업기술과 지식을 활용한 생명환경 농법, 친환경 볏짚주택과 지붕에 잔디를 심어 단열과 보온을 해결하고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농촌주택은 그야말로 녹색성장을 이끄는 근본이 농업과 농촌임을 실감하게 한다.
이러한 연구와 지도분야 혁신적 추진에 보다 큰 탄력을 일으키기 위해선 앞서 거론된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이 착실히 정착돼야 한다. 이 운동을 본궤도 위에 올려 무한질주시켜야 한국농업이 살아난다. 한편, 필자는 경기도 안성에 있는 서일농원에서 개최된 여성농업인 CEO 간담회에서 전남 광양에서 매실농사와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홍쌍리 여사로부터 들었던 감명 깊은 얘기를 소개하면서 이 운동이 크게 확산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홍 여사는 “농업인은 도시의 삭막하고 피폐한 환경에서 고달픈 삶을 사는 도시민에게 편히 쉴 깨끗한 농촌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홍 여사는 여성농업인에게 “정부지원에 의존하지 말고 자립의지로 농사를 일으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농여건이 취약하다고 정부지원에 의지하면 자립적인 경쟁력을 못 얻는다고 홍 여사는 단언했다. 그녀는 평생 정부지원를 받지 않고 오늘날 전 국민이 우러러 보는 큰 매실농장을 일으킨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선도농업인이다. 특히 홍 여사는 요즘들어 틈이 나면 선진국을 찾는다고 했다. 그녀는 최근 독일을 찾아 라인강변을 아름답게 가꾼 꽃길을 보고 무척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독일과 같이 우리의 강토를 꽃길로 가꿔야한다고 제의했다. 홍 여사는 전남 광양의 매실 축제를 주도해 연간 600여만 명의 관광객을 모으며 매실을 매개로 광양제철소와 더불어 광양의 지역소득 50%를 끌어올리는 주역이다. 홍 여사는 남들이 경시하는 농업이 저력이 있는 농촌의 모태(母胎) 산업임을 입증해내고 있다.
‘푸른농촌희망찾기운동’은 시대의 소명이자 농업인 모두의 사명이다. 또한 이 운동을 농업인의식 혁신을 시작으로 국민의식 전환까지 이끌어 내는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푸른농촌희망찾기운동’의 최종 수혜자는 농업인과 더불어 국민 모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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