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수출 주도 김 금 희 머쉬하트 대표

 

‘머쉬하트’를 넘어 ‘머쉬엠’으로 글로벌 브랜드를 꿈꾼다


머쉬하트 김금희 대표는 소위 남들이 말하는 성공한 여성농업인으로 몇 손가락 안에 꼽힌다. 젊은 나이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6동의 버섯농장과 연매출 36억(2008년도 매출액)으로  버섯 농업에서는 독보적 존재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김금희 대표 자신은 성공이란 말을 듣기에 아직 멀었다며 고개를 흔든다. 더 큰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김 대표에게 있어 성공이란 무엇일까 물었다.
“온리 원이 되는 것이겠죠”
김 대표는 이렇게  성공의 정의를 내렸다.

‘촌스러워 고마워요’의 모델
하늘이 파랗고 가을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9월의 첫날, 안성에 위치한 머쉬하트 6공장 사무실에서 김금희 대표를 만났다. 공장 바로 옆에 붙은 아담한 사무실은 은은한 버섯 향이 배어있었다. 요즘 김금희 대표는 하는 일이 하나 더 늘어났다. 지난 달부터 농림수산식품부 캠페인 ‘촌스러워 고마워요’의 광고 모델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촌스러워 고마워요’란 캠페인은 농촌에 대한 촌스럽다는 부정적 이미지(뭔가 오래되고 지루하고 구태의연한)를 희망과 여유로운 이미지로 바꾸며 농어업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한 광고라는데 바로 그 참신한  모델로 김 대표가 선정된 것이다.
김금희 대표의 젊고 성공한 여성농업인의 이미지가 농림수산식품부가 추구하는 새로운 ‘촌스러운’ 이미지에 맞아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농업에 있어 30세란 나이는 젊다는 말보단 어리다는 표현이 더 맞는 말인 듯 한데 어쨌든 김금희 대표는 그 나이에 버섯농장을 시작해 9년 만에 연간 매출 36억원의 번듯한 국내 최대 규모의 버섯농장으로 키웠으며, 작년에는 동업종의 생산자대표 6명과 공동으로 농업회사법인 머쉬엠을 설립해 새송이 버섯 수출에도 힘쓰며 경기농산물 30만불 수출탑수상, 신지식인장 수상, 농림수산식품부장관 표창장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직 앳띤 소녀풍의 이미지가 얼굴에 남아있고 자그맣고 연약해 보이는 그녀다. 20년 동안 끈기와 노력으로 버섯 밖에 모르고 살아 인터뷰가 내심 불편한 내색이다.
“아직 인터뷰 하는 것이 좀 그래요. 저 자신은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직 멀었습니다.”
은발이 희끗히끗한 그럴 정도의 나이가 되면 정말 할 말도 많고 인터뷰도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지만 지금도 농업에 대한 자문을 하거나 농업경영이 궁금해서 김 대표의 농업경영 사례를 물어오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든지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아직 40세에서 한 살이 모자란다. 그러나 버섯과 맺은 인연은 그녀 나이를 반으로 뚝 자른 것과 같은 숫자인 20년, 버섯 스토리가 흥미진진했다.

버섯 키우는 일이 제일 잘하는 일
버섯과는 어떤 인연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아무래도 첫 시작이 반이라니까. 그러나 한마디로 우연이고 행운으로 버섯을 만났단다.
“1990년 연암축산원예전문대학(현 천안연암대학) 원예과에 들어갔습니다. 아버님께서 여자라고 멀리 외지로 나가서 따로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죠. 그래서 집 가까이에 있는 학교에 들어갔죠. 학교 원예과에서 특용작물인 버섯연구를 공부하면서 버섯 실험실에서 7년간 연구원으로 오직 버섯 잘 키우는 일만 했습니다. 지금도 제일 잘하는 일은 버섯 키우는 일입니다.”
그녀에게 이 버섯실험실은 농업 CEO로 성장할 수 있었던 텃밭이었고 지금의 김금희로 성장한 밑거름이었던 셈이다. 자기 농사를 지으며 해야 할 실패를 여기서 모두 경험했고 새로운 영농 방법도 연구했다. 그러다 자그마한 규모로 연구원생활을 하며 모은 돈과 대출도 좀 받아서 본격적인 버섯농사에 뛰어들었는데 다니던 학교에서 버섯 종균을 지원해 주었다. 

첨단시설과 인력의 조화가 성공 열쇠
“머쉬하트의 성공원인은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바이오 크린룸 시설과 이곳서 근무하는 30~40대의 젊은 인력자원 ,그리고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의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첨단의 시설은 자본이 많이 드는 일이라 누구나 선뜻 할 수 있는 시설은 아니지만 결국 시설의 차이가 버섯품질의 차이로 나타나니까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한 것이죠.”
‘머쉬하트’의 생육실은 마치 반도체공장이나 병원처럼 보인다.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살균과 청결은 우선으로 지켜져야 하고 생육실마다 출하 날짜에 맞춘 버섯들이 고이 대접받으며 자라고 있었다.

머쉬하트  버섯은 다른 버섯과 다르다
버섯의 성질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김 대표는 차별화된 재배방법으로 승부를 걸었다. 보통 버섯은 16~18도에서 재배한다. 김 대표는 이것을 1~2도 낮추었다. 이렇게 온도를 낮추면 성장 속도가 느려 생산자는 손해다. 대신 느리게 자라기 때문에 조직이 단단해져 씹는 맛이 좋고 보관기간을 늘릴 수 있어 유통기간에 여유가 생기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머쉬하트의 버섯은 다른 버섯들보다 더 단단하고 색도 짙은 편이다.
“버섯 재배하는 분들은 모두 남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더 크게 키워 시장에 내기를 바라죠. 그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아요. 그렇지만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저온 재배를 유지해 오고 있어요. 그래서 머쉬하트는 언제나 시장에서 최고의 값을 받고 있습니다.”

웰빙바람이 버섯농장 수를 늘렸다
운도 좋았다. 마침 건강에 대한 욕구가 많던 때라 건강식품인 버섯은 시장에서 비싸도 불티나게 팔렸다. 버섯값도 꽤 좋았다.
그녀가 재배한 새송이버섯은 2002년 첫 출시되면서 최상품으로 인정받았다. 새송이버섯 재배 초기여서 치열한 경쟁 없이도 매출은 급격히 늘었다. 이때부터 매년 농장을 매년 한 동씩 지어가며 대규모 영농을 키워갔다. 2007년부터는 미국과 네덜란드 싱가폴 등으로 수출을 시작해 현재 총 1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버섯과 연애하다보니 결혼이 늦어져 아직 두 아이가 다 어립니다. ”
엄마노릇 아내노릇은 제대로 못해도  육아를 도와주는  친정이 가까이에 있어 다행인 눈치다.

살짝 구워먹는 버섯요리가 제일 맛있어
“새송이 버섯은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좋습니다. 칼로 써는 음식문화에 맞기 때문이고 식감도 외국인들이 좋아합니다.”
몇 년 전부터 새송이 농가가 많아지고  과잉생산으로 시장에서 값이 많이 떨어져 걱정이었는데 그 돌파구가 수출이었다. 마침 새송이는 다른 어떤 버섯보다 외국인의 입맛을 잡았고 점차 수출량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덤핑으로 수출하는 다른 새송이 농가의 현실이 안타까워 작년에는 수출창구를 일원화하는 공동 새송이 브랜드법인‘ 머쉬엠’을 설립한 것도 버섯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새송이버섯 맛있게 먹는 법 알려드릴까요. 스테이크처럼 살짝 구워 먹는 게 전 가장 맛있던데요.”
뉴질랜드의 공동키위 브랜드 '제스프리'처럼 한국의 '머쉬엠'을 세계로 알리는 것이 그녀의 ‘온리 원’을 향한 다음 목표다.     


■김금희 대표는…

1971년에 충남 성환에서 태어났고 1990년 천안연암대학에 입학했다. 그 후 버섯연구만 10년,  2001년 안성에서 새송이 버섯농장 ‘머쉬하트’ 시작해 농업연수원 농업경영 CEO과정 수료, 단국대학교 농산물유통전문가 과정 수료, 한경대 편입 후 학사·석사학위 취득. 현재 호서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 박사과정 중이다.  2005년 12월 경기도지사인증 G마크 획득했고, 국제유기농인증을 받았다. 현재 완전 콜드체인 작업이 가능한 농산물산지 유통센터를 착공하여  곧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 해엔 머쉬엠이란 이름으로 수출창구를 단일화하기 위해 다른 생산자 6명과 함께 국내최초 농업회사 법인 ‘머쉬엠’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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