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뽀빠이가 만난 최고의 농업연구인
     농과원 기후병화생태과 홍 성 창 박사

 

글 싣는 순서
①꿈의 광원 LED, 농업을 바꾼다
②곤충도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동참
③이제 집에서 ‘전통주’ 간편하게 제조
④농업도 이젠 로봇시대
⑤한국, 세계5대 종자강국 꿈꾼다

 

 

작물 수량·당도·품질 높여 소득 획기적 증대
전기료 70~80% 절감…초기 설치비 부담

 

농촌여성신문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공동으로 농업발전에 획기적 전기를 가져올 농과원의 연구성과 5개를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이번 기획은 최근 농진청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된 방송인 뽀빠이 이상용 씨가 해당 연구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농과원의 박사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매주 1편씩 본지를 통해 게재된다. 이상용 씨는 고려대학교 농대(임학과)를 나와 현재 농촌관련 프로를 진행하며 우리 농업·농촌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어 이번 기획특집에 흔쾌히 응했다.
이번호에는 그 첫 회로 시설에너지를 절감하고 농가소득 증대효과를 가져올 ‘LED 광처리 장치’ 개발의 주인공, 농과원 기후변화생태과 홍성창 박사를 인터뷰했다.

뽀빠이=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를 얻었는가?
홍 박사= 식물은 빛에 대해서 매우 예민하다. 빛으로 광합성을 해서 양분을 만들어서 살고, 또 봄이 가고 가을이 온다는 모든 정보를 빛에서 얻는다.
그 정보를 가지고 꽃을 피우고 씨를 맺는 등 모든 행동을 해 나간다. 잎에는 파이토크롬이라는 빛에 아주 예민한 단백질성분이 이 정보를 읽고 행동한다. 이 성분이 반도체에서 나오는 빛을 받으면 놀라운 효과가 나온다.
뽀빠이
= 양계를 하는 사람들이 저녁에 불을 켜줘서 하루에 계란을 2개씩 낳게 하고, 잎들깨 농가가 겨울에 불을 켜 줘서 잎을 많이 생산하는 것이 모두 빛을 이용한 것인가?
홍 박사= 그렇다. 잎들깨는 가을에 낮이 짧아지면 자람을 멈추고 꽃이 핀다. 씨를 맺기 위해서다. 그렇게 되면 잎들깨 농가는 농사를 더 지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농가는 밤에 불을 켜주면 잎들깨는 속아서 여름처럼 계속 자란다. 이런 정보를 잎들깨는 파이토크롬을 통해서 판단한다.

적색·초적색광, 토마토·참외 수량 높여
뽀빠이= 그럼 잎들깨로 이 연구를 시작했는가?
홍 박사= 아니다. 처음 빛을 조절해서 배추와 상추 묘를 강하게 키우는 실험을 했다. 2003년부터다. 5~6월에 온도가 높으면 묘가 너무 잘 자라 약해지기 쉽다. 해가 진후에 자람을 억제하는 광파장을 쐐주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2년 동안 한 실험은 실패였다. 그 때 미국에서 적색비닐필름을 개발했다. 이 필름을 흙에 덮으면 햇빛에 있는 초적색광을 반사해서 토마토 수량을 30%까지 높여준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어렵게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와 참외밭과 토마토밭에 깔아 주었다.
뽀빠이= 말대로 초적색광이 반사됐나? 효과도 있었나?
홍 박사= 물론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밝히지 않은 적색광도 반사했다. 참외는 안 비춘 것보다 곁줄기가 많이 나와서 수량이 많았다. 토마토는 당도가 높았다. 나는 이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세계의 모든 논문을 다 뒤져 보았다. 그 결과 이미 1940년대에 미국의 벨트빌 연구소에서 상당한 연구를 한 결과 잎에서 빛을 인식하는 것이 파이토크롬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뽀빠이= 그게 왜 중요한가?
홍 박사= 파이토크롬은 적색광과 초적색광을 받아들여 식물이 자라고 꽃피는 시기를 정한다. 나는 비닐필름을 만드는 우리나라 유명한 회사 직원을 만나 적색필름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거절했다. 그 때 생각해 낸 것이 LED였다. 비닐필름은 땅에 깔아서 반사광선을 이용하지만 LED는 공중에서 쏘아주기 때문에 훨씬 효율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 예상은 적중했다. 잎들깨에게 붉은색 LED를 비췄더니 백열등에 비해 잎은 15%나 많이 나오고, 전기료는 70%나 절감됐다.
뽀빠이= 어째서 전기료가 그렇게 많이 절감됐나?
홍 박사= 백열등은 빛도 나오지만 열도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그만큼 전기손실이 크다. 하지만 LED는 열이 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꼬마전구가 LED인데 보통 사람들은 밤새 켜놓으면 나무가 타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열이 안나 전혀 문제가 없다. 또 백열등은 400부터 800 나노미터까지의 빛이 나오는데, 실제로 들깨에게 필요한 부분은 660나노미터 내외이고 그 외는 필요가 없다. LED는 660나노미터 내외만 생산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그만큼 적다.

LED, 수량·당도·품질·건묘육성 우수
뽀빠이= 다른 작물에도 응용할 수 있을까?
홍 박사= 어떤 작물에도 LED효과는 다 있다. 왜냐하면 모든 작물은 파이토크롬이 있기 때문이다. 국화에도 비춰보았다. 그 결과 꽃대가 길고 무거운 상품 비율이 20%나 더 나오고, 전기료는 80%나 절감됐다. 딸기에도 해 보았다. LED는 휴면을 깨워서 꽃이 빨리 피게 해서 수량은 20%, 전기료는 70%나 절감됐다. 당도도 더 높았다. 이런 효과는 참외와 사과에서도 일어났다. 2004년에 실패한 배추와 상추 건묘 육성도 LED청색광으로 성공을 거뒀다.
뽀빠이= 그렇게 효과가 좋아도 비싸면 어려운 농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아닐까?
홍 박사= 그렇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아직은 LED값이 비싸 10a당 1,140만원이 든다. 전구값이 10배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가 많아지고, 반도체 값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값이 싸질 것이다. 현재 농민이 이용하는 전기소모가 기존보다 20~30%에 불과하고 수량과 질이 현저히 향상되므로 정부지원이 머지않아 시작될 것으로 본다. 더구나 전등의 수명이 백열등은 최장 7천 시간에 불과하지만, LED는 10만 시간이라 10배 이상 길다.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잎들깨의 경우에는 백열등에 비해 1년에 9,900㎡(3천평)에서 80만원의 이득이 났다. 우리 연구결과가 농촌에 파급됐을 때 에너지 절감, 생산성과 품질 향상, 노력절감 등으로 연간 7천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뽀빠이= 좋은 연구를 했다. 더 많은 작물에 연구해서 어려운 농민들에게 계속 웃음을 선사하기를 바란다.
홍 박사= 격려해 주어서 고맙다.


┃정리=이완주 본지 칼럼니스트/사진=송재선

 


TIP. LED란…

“농업에 혁명적 신기술”

LED(‘엘이디’로 읽는다)는 ‘빛을 내는 진공관(Light-Emitting Diodes)’를 줄인 말이다.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백열등은 텅스텐 필라멘트에 전기를 가하면 빛을 내는데, LED는 필라멘트 대신에 반도체를 썼다는 점이 다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트리의 꼬마전구, 휴대폰과 전광판에 다양한 색을 내는 것이 모두 LED다.
백열등을 켜면 400~800나노미터(nm)까지의 빛이 나오지만 LED는 파장대가 아주 좁은 빛을 낸다. 그 때문에 전기 손실이 백열등의 70~80%나 줄어든다. 적색광, 즉 붉은빛 LED는 660나노미터의 파장을 내는데 이것을 켜주면, 잎들깨와 국화에게 낮 길이를 연장시켜주는 효과를 주어 수량을 높이고 품질을 좋게 한다. 또 딸기는 휴면을 빨리 타파시켜서 수량을 높여준다. 적색광보다 좀 더 짙은 초적색광은 730나노미터의 파장을 내는데 이것을 켜주면 참외는 당도가 13브릭스에서 15브릭스로, 결과모지가 10개에서 15개로 늘어나 수량도 많고 당도도 높아진다.
국화의 경우에는 측지 발생이 보통 그루당 20개에서 6개로 줄어들어서 측지 제거 노력을 줄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청색광은 생장억제, 황색광은 병해충 발생억제 효과가 있다. 보통 해가 진후에 5시간 정도 켜주면 된다. 앞으로 농업에 혁명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신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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