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과 섹스 이야기 ④

요즘은 호르몬을 활성화한다는 건강보조식품이나 특수 물질들을 이용하여 ‘회춘’을 꾀하는 ‘호르몬요법’이라는 것을 종종 전해 듣게 된다. 주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나 성장호르몬 등의 작용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호르몬의 역할은 특정 증세에 대응하는 약물처럼 단순하지 않다. 예전에는 모든 호르몬이 호르몬의 샘이라 할 수 있는 특정 내분비선에서만 발생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 생산체계가 다양하고, 같은 기관에서 서로 다른 호르몬이 생성되기도 하며, 같은 호르몬이라도 작용하는 부위에 따라 전혀 상관이 없는 엉뚱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예컨대 남성의 전립선비대에는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이 관여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호르몬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물을 사용한 결과 엉뚱하게도 대머리 남성의 경우에 머리털이 돋아난다는 예상치 못한 영향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장성한 이후에는 역할이 없을 것으로 여겼던 성장호르몬이 중장년의 노화지연 효과가 있다는 관찰 결과가 발표된 적도 있다.

이처럼 호르몬의 작용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호르몬의 기능을 잘 알고 활용하면 의학적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좀 있다는 것, 또 하나는 한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호르몬 제제를 사용했다가 예상치 못한 ‘재난’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몸 안에서 스스로 조절되지 않는 인공적 에스트로겐의 과다는 여러가지 여성 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에 있어 천연물질에 의해 분비가 촉진되는 호르몬조차도 인체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선 충분히 검증되어 있지 않다.
‘호르몬 효과’를 내세우는 많은 건강보조식품이나 합성물질들이 흔히 의학적 전문성이 없는 일반 판매상들의 권유로 남용되고 있는 것은 더욱 불안한 일이다. 

대화당 한의원 원장 (02-55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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