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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희] 내게도 좋고 지구에도 좋은 소중한 ‘자연밥상’자연 요리 연구가 문성희 선생
이명애 기자  |  love8798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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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8.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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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소박하게, 평화로운 음식을 나눠요”

햇볕과 바람으로 여문 재료의 생명력에
라자요가의 기운이 어우러진 자연요리

 

자연요리 연구가 문성희 선생은...
1977년부터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지도했고, 1979년부터 많은 여성잡지 요리화보를 담당했으며, 1985년부터 3년 동안 부산일보에 식문화 칼럼을 집필했다. 이렇듯 화려한 요리학원 원장으로 살다 어느날 요리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10년 전 쯤 부산 인근의 산 오두막으로 들어가 생식과 채소로 단순 소박한 삶을 살며, 요가 수련과 명상을 실천했다. 이후  생명을 살리는 음식에 관심을 갖게 돼 자연음식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고, 작년부터 일산 밤가시 마을에서 생활협동조합이나 환경단체, 소비자단체와 함께  ‘윤리, 생태, 생명의 밥상차리기’‘지구를 위한 밥상차리기’ 강좌를 해오고 있다. 저서로 ‘평화가 깃든 밥상’이 있다.

자연의 생명력을 가진 재료를 사용해 그 밸런스가 깨지지 않도록 심심하게 간을 하고
천연조미료로 맛을 내 많이 먹어도 속이 불편하지 않은 게 문성희 선생의 자연밥상이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다.

 

 


요가수행으로 얻은 깨달음을 요리로 소통하다
손질하기 좋은 길이로 잘라서 빗어 넘긴 은빛 머리카락, 별빛처럼 살아있는 눈빛을 가진 문성희 선생은 그냥 보기에도 예사로와 보이지 않는다. 세계적인 라자요가 명상학교인 브라마 쿠마리스 학생으로 요가와 명상으로 단련된 심성이 드러나서일까? 손수 듬성듬성 바느질해 만들었다는 무명옷 차림새가 썩 어울린다. 마침 화보에 실린 요리사진을 찍고 있는 날 방문하게 되었는데 싱크대에 보이는 요리 재료라고는 양배추,오이,가지,연근,버섯,토마토 등의 야채 재료들이 전부다.
“사람들이 제 음식 맛을 보기 전에는 누구나 저런 재료로 어떻게 맛이 날까 하고 의아해 하죠...”
문 선생은 화장기 전혀 없는 맨 얼굴에 슬쩍 웃음을 그리며 말한다. 문 선생의 자연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그저 소박한 푸성귀들 뿐, 양념마저 조선간장과 조청, 식초와 들기름이 전부다. 게다가 명색이 요리화보 촬영인데도 옆에서 거들어주는 이 하나 없이 손수 치워가며 다음 요리를 준비한다. 요리도구와 그릇도 몇 안돼 보이는 게 평범하고 간단한 우리네 살림살이 그대로다. 이사 할 때 그녀의 작은 모닝차로 몇 번 실어 나르면 될 정도로 단출하다.
“자연스레 불필요한 소유를 줄이게 되었지요. 채식밥상을 선택하면 화석연료는 물론 물과 세제사용도 줄일 수 있고, 쓸데없는 일손과 조리하는 시간도 줄여 부엌일도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문 선생의 자연밥상을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이유다.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을 살리며, 즐겁게 요리하며 건강을 지키는 보석같이 소중한 방법이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돌고 도는 인생의 능선을 넘어 이 길로 접어들 수 있었다.

 

<왼쪽사진부터 장김치, 비트와 고추장아찌, 새송이와 표고버섯장아찌>

 

잘나가는 요리선생에서 생식 즐기는 자연인으로
그녀의 어머니 역시 요리선생이었다. 어머니의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배우고 학원을 이어받아 20년 동안 화려한 요리와 멋진 요리상을 차렸지만 “먹는 걸 가지고 장난친다”는 요리화보에 대한 한 칼럼을 읽은 후에 고민이 시작됐다.
“가장 훌륭한 요리는 재료가 지닌 본래의 생명력과 색깔과 모양을 망가뜨리지 않고 먹는 것이고 그런 음식을 위해서 마트가 아니라 밭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이런 이유로 요리학원을 접고 부산의 한 산자락에 자리를 잡고 텃밭을 가꾸며 햇볕과 바람으로 말린 곡식과 채소로 생식을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었다. 
“산속에서 거친 음식으로 단순하고 소박하며 행복했어요. 그런데 한편 몇 년간 지내면서 편안해지니까 내가 나 스스로 서지 못하고 자연에 의지하여 살고 있다는 회의가 들었고, 어디에 있으나 똑같은 마음으로 살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결국 산을 내려왔습니다.”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을 꿈꾼다
문 선생의 삶의 중심이 되는 여행이었던 인도 라다크 여행도 한참을 풀어내야 할 얘기에 속한다.
“마음속에 실크로드와 티벳 여행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 우연찮게 인도 라다크를 먼저 여행하며 그곳의 풍광이 낯설지 않게 다가오며 마치 전생여행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음속 무언가를 향한 갈망, 그리고 염원이 사그라진 계기였고, 그 후 매해 2월이 오면 20일 동안 인도 라자요가 명상학교를 다녀옵니다. 자연이 주는 영적인 파동을 느끼는 공부를 하는 셈이죠.”
30여년을 한결같이 강줄기를 따라다니며 오직 낙동강 살리는 일에만 매달리며 가정에는 무심했던 그녀의 남편( 김상화 낙동강공동체 대표)에 대한 섭섭함도 극복했다. 인도를 다녀온 이후 그녀의 인사는 “옴 샨티”가 되었고(옴 샨티는 요가수행 때 읊는 만트라의 끝부분으로 평화라는 뜻)그녀 삶의 마음가짐이 되었다.   
요즘 그녀는 이런저런 모임에서 자연요리 밥상을 소개하고 있다. 고기와 생선은 물론 파, 마늘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담근 매력 있는 맛의 장김치를 비롯해 맛과 영양이 살아있는 자연식 요리들을 많이 계발했다. 쉽고 단순하며 따라하기도 쉬워서 생활협동조합이나 환경운동연합, 녹색생명학교 등 여러 단체에서 강좌요청이 들어와 혼자 조용히 글을 쓰거나 필경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아쉬움도 있지만 환경과 자연을 위한 일이고 많은 이들의 건강을 위한 일이라 세상과의 소통을 하고 있다. ‘내영혼의 보석’이라고 그녀가 부르는 그녀 가슴에 달린 작은 배지마냥 우리네 밥상도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되는  ‘영혼의 보석’이 될 수 있는 밥상을 그녀는 소망하기 때문이다. 
‘평화가 깃든 밥상’이란 아담한 문패를 달고 있는 그녀의 부엌엔 이렇게 쓰여 있다. “너희들이 요가상태에 머무르면서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면 많은 사람들이 유익을 얻을 것이다. 너희들의 음식과 음료는 순수하고 소박하며 기품이 있어야 한다”
이 말은 바로 문성희 선생의 요리에 대한 철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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