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인 비율 13.7%, 여성정치인 참여 순위 세계 84위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창립 20주년 기념토론회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이사장 김정숙)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치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엔 변도윤 여성부 장관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 시장 정몽준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격려했으며, 여성계 인사들이 함께해 여성정치참여 특성과 의회 진출을 위한 전략적 방법을 모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형준 명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불신 받고 있는 정치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는 여성정치인의 힘이 필요하다”며 합리적 공천시스템인 공천배심원제도를 주장했다.
전체 유권자의 50% 이상이 여성인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 수준은  현재 13.7%로 북유럽 41.4% 아메리카 21.7%에는 물론 세계 평균 18.4%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2000년대는 5%에 머물던 것이 13.7%로 늘어난 것도 17대부터 정당법 개정을 통해 지역구 30% 전국구 비례대표 50% 여성후보를 공천하는 정치개혁의 성과 때문이지만 강제조항이 없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서울시립대 김민정 교수는 “21세기 지방정치엔 남성 리더십보다는 부드러운 여성의 능력이 필요하다”며 “공천이 시기적으로 너무 늦게 이뤄져 준비가 부족한 경우가 있으며 정당에선 조기에 여성 정치인들을 발굴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천을 받은 여성 정치인들이 선거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정적 어려움”이라며 “정당들이 여성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지원해 재정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원대학교 엄태성 교수 역시 “현재 한국의 여성정치 참여는 풍선 단계이며 이론과 의식은 해결됐으나 세력화가 미흡해 정치참여율이 낮다”며 여성들이 단결해 파워를 가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조현욱 교수 역시 “성 인지적 의식을 가진 여성정치인 등 질적 확대도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여성정치인이 여성을 대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정숙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이사장은 “1989년 연구소 출범 뒤로 여성 정치의 불모지를 개척해 왔지만 아직도 여성의 정치 참여가 저조하다”며 선거 공천에서 여성후보를 30%까지 할당하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김 이사장은 “미래의 정치는 불신의 정치가 아닌 배려와 소통의 정치로 발전해야 하며 모성이 있는 여성이 이런 점에선 한수 위”라며 풀뿌리 민주주의에도 여성의 생활정치가 정착되고 지방의회에서 뛰어난 인재가 중앙으로 진출하는 등의 여성정치 참여 확대방안을 기대했다. 여성의원이 30%가 될 때까지는 꾸준한 제도개선이 뒷받침 되어야하는데 여성계가 적극적으로 인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노력을 하며 여성정치 토대를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여성 정치인 발굴과 육성이 여성계와 정당 양쪽이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2010년 선거에 앞서 여성계 학계 등 각계 각층 여성의 힘을 모으는 범여성정치 네트워크도 필요한 시기라고 이날 참석자들은 의견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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