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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재물을 탐하면 추하지만 책을 탐하면 아름답습니다”잡지 창간호만 8천5백 권 모은 김 훈 동 수원시 예총 회장
이명애 기자  |  love8798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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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7.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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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창간호만 8천5백 권을 모아온 김훈동 수원시 예총 회장이 3년전 수집해 놓았던 농촌여성신문 창간호를 들어보이고 있다.>

 

창간호엔 시대정신·정열 담겨있어
수원을 ‘예술의 도시’로 이끌고 싶다

 

김훈동 수원시 예총 회장은 1944년 수원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중앙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대학졸업 후 농협중앙회에 입사, 농협대학 교수, 농민신문 편집국장, 경기농협본부장을 지냈으며 신용보증기금 상임감사를 역임했다. 한국금융연수원 등 각 금융기관 연수원 강사를 지냈다.  어릴 때부터 한문에 통달, 대학 때 시인으로 등단했고 수원문학대상, 경기예술대상, 한국예총대상 등을 수상했다. 수필가이기도 하다. 현재 수원예총 회장이며 신문과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시집으로 ‘우심’ ‘억새꽃’ 등. 칼럼집 ‘무엇을 더 구하랴’ ‘새콤달콤 예술이야기’ 등이 있고 전문서로 ‘금융마케팅’ ‘협동조합 홍보 방법론’ 등 다수가 있다.

수원에서 태어나 줄곧 수원에서 살아온 수원 토박이로 시인이자 수필가로 활약 중인 수원예총 김훈동 회장은 잡지 창간호만 8천5백 권을 모아 놓은 수집가이다. 사회적으로는 오랜 세월 농협인으로 근무해 왔고 특히 경기 농협본부장을 지낼 당시, 도 금고를 농협에 유치해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어렵다는 한국금융연수원 강의를 7년간 해온 금융계 명강사로도 이름을 날렸다.  금융인으로 예술가로 또 수집가로서 활기차고 바쁘게 살아오면서 ‘청춘이란 마음먹기 달렸음’을 생생히 증명해 주는 열정적인 현역 시인,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을 만났다.

 

잡지창간호만 8천5백 권 모아
“ 사모님이 참 힘드셨겠네요!”
수원시 화서동 주택가에 위치한 김훈동 수원 예총 회장 집을 방문해 그의 수집품들을 본 사람이라면 그냥 무심히 튀어 나오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 회장 집의 방 마다엔 40 여 년 간 김 회장이 수집해온 잡지 창간호 8천5백 권을 제하고도 또 각종서적들도 2만 여권이 방 세 칸을  가득 차지하고 있고,  책뿐만 아니라 닭 인형, 병따개, 술병, 양념 병 등 그의 각종 수집품들이 집의 구석구석 이쪽저쪽에 자리 잡아 김 회장의 수집벽을 한 눈에 보여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수집품에 들인 정성과 시간, 경제력 등을 미루어 짐작하면 옆에서 그의 수집벽을 묵묵히 참고 지켜보았을 김 회장의 아내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김 회장의 이런 수집벽의 시작은 어떤 계기였을까? 처음엔 단순한 오기에서 시작된 일이라고 김 회장은 얘기했다.
“서울 농대 시절, 논문을 쓰기 위해 농협에서 발행한 ‘새농민’ 창간호가 자료로 꼭 필요했지요. 결국 그 당시 남산에 있던 국립도서관까지  책을 구하러 찾아갔는데 그곳 사서에게 엉뚱한 말을 들은 게 창간호 수집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누가 잡지 따위를 도서관에 보관하느냐’ 는 사서의 말에 ‘국립도서관이라면 잡지 창간호쯤은 보관해야 하지 않느냐’며 따졌지만 사서는 들은 척도 안했고, 결국 사서에게 무시당하면서  학생이던 김 회장은 속으로 이렇게 결심을 했단다.
‘잡지 창간호를 나라도 수집해 봐야겠다. 그럼 언젠가는 내게 자료 요청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이렇게 23살 대학생이던 1968년부터 청계천 고서점을 뒤지며 한권 두 권 창간호를 수집했다. 졸업 후 취직하면서부터는 지방 출장 때마다  지방의 고서점을 시간을 쪼개어서 뒤졌다. 이렇게 한권 두 권 모은 게 시간이 흘러 한 개인이 해냈다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숫자인 8천5백 권이 됐고,  처음 수집의 계기가 됐던 ‘새농민’ 창간호 역시 수소문 끝에 1972년 영월의 한 농가에서 구할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지난 2005년엔 그동안 수집한 창간호 중 문화예술 잡지 창간호 1351종을 따로 골라내 ‘잡지 창간호 김훈동 소장전을 열어 호평을 받았고 2007년에도 문학잡지 창간호전을 열었다.
“잡지 창간호는 그 시대의 거울입니다. 예술과 문화를 담는 그릇이기도 하고요. 창간호는 그 시대 태어 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 있습니다.  또 전문잡지들은 그 당시 산업의 발달과 경제 척도까지 알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특히 창간호는 첫 호를 만드는 정성과 열정이 배로 농축된 정열의 산물이기도 하고요.”
김 회장은 잡지 창간호가 갖는 사회적 역사적 의미를 이렇게 정의해 주었다. 창간호에 기울이는 편집자의 열정이 창간호에 고스란히 녹아있음이 느껴져 더 애착을 갖고 수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 더구나 김 회장 자신도 창간호 책들을 모으면서 생각이 열리고 마음도 넓어 졌다고.
김 회장의 창간호 중에는 특히 농업 관련 잡지들이 많다. 농대 출신으로 오랜 세월 농협에 근무하며 농업과 농민에 남다른 애착이 있었기 때문이다.
“농촌여성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얻고자 노력해야 농촌이 더 잘 살 수 있습니다. 고령화 되는 농촌에 희망의 불빛은 여성입니다. 농촌지킴이로서 농촌여성들은 독서도 많이 하고 신문정보도 꼼꼼히 체크해 적극적으로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생활비 중 가장 큰 지출이 책값
“지금도 책 읽고 글 쓰는 일이 가장 즐겁습니다. 이제 잡지 창간호 모으지 않는데도 카드 값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이 역시 책값이네요. 하루에 오는 서적 등 우편물도 10여개 정도 됩니다.”
김 회장은 작년을 끝으로 잡지 창간호 수집에서는 손을 뗐다. 이젠 자신이 아니고도  잡지 창간호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 그들에게  그의 임무를 넘긴 것이다.  그동안 그의 수집벽을 잘 참아온 ‘아내와의 약속을 지킬 때가 드디어 온 것 ’이라지만 실상은 그의 관심이 수원을 예술의 도시로 가꾸는 데 더 집중하기 위함도 있다.
“수원 예총 회장을 연임하고 있습니다. 수원예총 회장을 맡으면서 오랜 숙원이던 단독 건물로 회관을 이전해 수원예총 창립 30여년 만에 비빌 언덕을 마련했고, 수원예술학교를 운영,시민들에게 한발 다가선 예술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순차적으로 예술의 도시 수원 만들기에 초석을 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예총 회장으로서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김 회장은  무엇보다도 아마추어 예술인들에게 무료로 공연장과 전시공간을 마련해 주는 일, 심포지엄과 세미나를 통해 예술 관심 계층을 모으고 저변을 확대하는 일 등 김 회장의 예술의 도시 수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아이디어와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고향 수원은 내 에너지의 원천’이라 말하는 김훈동 회장은 수원에 대한 애향심 또한 각별하다. 그래서  40여년을 공들여 모아온 잡지 창간호 역시 수원시 문화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기증해 잡지 박물관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잡지박물관은 우리나라 잡지의 역사와 변천사를 보여줘 잡지문화발전에 기여 할 수 있고, 창간호 잡지들은 과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현장학습의 장 역할도 하리라 보기 때문이다.

뚝심으로 수원예술발전 이끌 것
“이 집터에서 40년을 살았습니다. 집은 한 번 다시 지었고요. 전 아파트 청약하는 방법조차 모릅니다.”
참 뚝심 있는 김 회장다운 처사다. 젊은 날 온갖 열정을 책 읽고 글 쓰며 또 창간호 수집을 위해 전국을 뒤지느라 다른 방향으론 눈길을 주지 않아 소위 남들이 말하는 세속적인 부자는 아니란다. 주어진 환경에 맞게 분수에 맞춰 사는 게 세상사 지혜라고. 물론 이 말은 그의 아들 3형제와 며느리들에게도 항상 당부하는 말이기도 했다.
“분수에 맞게 살자”
앞마당에 모과나무와 목련이 있고, 손자 손녀들 놀러오면 따주려고 심어놓은 방울토마토가 빨갛게 익어가는 김 회장의  집은 집 주인의 좌우명처럼 분수를 지키면서 수원시 화서동의 동네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지만, 항상 책 읽고 글 쓰며 수원 예술 발전을 위한 계획과 행보에 바쁜 김 회장은 언제나 청춘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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