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자립정신 키워주는 미국의 가정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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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7.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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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자 칼럼

동 열 모
미국주재 대기자

 

미국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용돈을 공짜로 주는 경우가 별로 없다. 심부름을 한 대가로 주거나 특별히 착한 일을 했을 때 상급으로 주는 경우가 고작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기들이 필요한 용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인색한 듯한 미국 사람들의 이러한 가정교육은 어린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자립정신을 함양하는 효과가 매우 크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미국 아이들이 자기들의 용돈을 어떻게 마련하는지 그 모습을 여기에 소개해 본다.
여름 방학이 가까워지니 이곳 미국에서는 요즘 주말이면 거리의 곳곳에서 아이들이 무리 지어 세차하는 광경을 자주 보게 된다. 이들은 제각기 역할을 분담해서 가장 어린 또래는 ‘세차(CAR WASH)’라는 팻말을 치켜들고 귀여운 동작으로 깡충깡충 뛰며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세차하라”고 외치며 유도하고, 좀 큰 아이들은 비눗물로 차를 닦고, 일부는 마른 걸레로 물기를 훔치며 마무리 작업을 한다. 이렇게 땀 흘리면서 닦는 세차비는 보통 5불(우리 돈으로 약 6천원)인데, 어쩌다 인심 좋은 손님이 팁으로 몇 푼 더 얹어주면 이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그 천진한 모습이 매우 귀엽다.
이들은 세차뿐만 아니라 자기들이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이제는 작아서 입을 수 없는 옷들, 그 밖에 쓰지 않고 사장된 물건들을 모아두었다가 자기 집 마당에 진열해 놓고 파는 이른바 ‘거라지 세일(Garage Sale)’로 용돈을 벌기도 한다.

이 ‘거라지 세일’은 멀쩡한 좋은 물건들을 파격적으로 싸게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말에는 곳곳에서 주민들로 성시를 이룬다. 이들 어린이는 이밖에 잔디를 깎거나 심부름을 해서 용돈을 벌기도 한다. 이밖에 미국의 학생들이 상급 학교에 진학할 때의 선발기준은 학과 성적 못지않게 봉사활동을 중요시 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게끔 유도하기 위해 봉사활동에서 조그마한 상장이라도 받아오면 특별한 상금을 주기도 한다.
미국 아이들은 대체로 학교에 공식적으로 내는 공과금은 부모에게 기대지만 저이들끼리 과외활동을 하거나 캠핑 또는 여행 등 취미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는 이러한 방법으로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관례라고 하겠다. 이렇게 자기가 필요한 돈을 제힘으로 벌어 쓰는 관행은 교육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평가된다. 어려서부터 자기 문제는 자기 힘으로 해결한다는 자립정신을 키우는 동시에 자기가 직접 땀 흘리면서 번 돈이기에 돈의 소중함을 알고 헛되게 쓰지 않는다. 또한 이렇게 어려서부터 돈벌이를 함으로써 비즈니스 감각도 발달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는 것이다         
만일 한국사회에서 어린 아이들이 캠핑할 돈을 마련하고자 여름철 뙤약볕에서 땀을 철철  흘리면서 남의 차를 닦는 모습을 그들의 부모가 봤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상상해 본다.   그들 부모는 아마 “이 뙤약볕에서 그까짓 몇 푼이나 벌겠다고 이짓을 하느냐. 차라리 내가 한몫에 줄테니 그 시간에 학원가서 공부나 하라”면서 서슴없이 돈을 주진 않을까 여겨진다.

여기서 미국의 가정교육에 관한 사례를 한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가 어느날 이웃에 사는 백인 가족과 이야기 하다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그 집 학생에게 장남삼아 “너 장래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그 아이는 “싸이렌을 울리면서 달리는 멋진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 학생의 어머니는 “내 욕심 같아서는 이 아이를 야구선수로 키우고 싶으나 제가 소방관이 되고 싶다니 본인의 희망대로 소방관이 되도록 밀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러한 사고방식은 우리에게 매우 낯 설기만하다. 우리는 자식들의 적성이나 재능은 아랑곳 하지 않고 부모의 욕심이나 취향에 자식을 밀어붙이기 때문에 그 자식이 지니고 있는 재능이나 소질은 결국 빛을 보지 못하고 부모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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