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스클럽·건강교육상담 등 왕성한 사회활동

■  실버 만세 - 75세의 여성발명가 김정기 여사

 

2009세계여성발명대회서 은상 수상
30년 전 ‘미모의 역술가’로도 명성

 

지난 5월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9세계여성발명대회현장. 전시장의 한 켠 작은 부츠에서는 빨간색 투피스를 입은 은발의 할머니가 고추장단지를 들고 전시대 위에 가지런히 놓인 사과며 배, 갖가지 곡물과 한약재, 조개가루 등의 재료를 가리키며 관람객들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이 대회에 출품한 기능성 사과·배 고추장으로 두개의 은상을 받은 김정기 여사다.
일흔다섯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이 넘치는 건강한 모습이다. 비결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다 건강을 최고로 생각하고 30여년간 끈질기게 노력한 끝에 개발한 기능성 고추장 덕분이에요. 마음을 밝고 편안하게 하는 것도 한몫 했지.”
김 여사는 농업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셨던 친정 선친(김진호)의 연구활동을 어려서부터 보고 자라 우리 농산물의 신비한 효능과 그 가치를 깨닫게 된 것이 발명 동기라면 동기라고 했다. 시골 충주에서 흔치 않게 이화여전 유학을 한 재원이기도 했던 김 여사는 전공도 과학분야여서 졸업 후 교직생활 등의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우리 장류 개발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50여년 전에 시아버님께서 죽어가던 닭에게 집에서 담근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서 먹여보라고 하시기에 그대로 했는데, 글쎄 신기하게도 닭이 생기를 되찾더라구요. 그때의 생생했던 기억을 잊지 않고 충주특산물인 사과와 배, 그리고 무, 감자, 고추, 옥수수, 마늘 등 우리 농산물의 성분분석을 했고, 그 결과 18가지 아미노산을 함유한 실크 아미노산이 우리 몸에 이롭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 물질을 혼합한 지금의 기능성 고추장을 만들게 된 것이지요.”
이 기능성 고추장으로 특허를 얻고, 발명대회에서 상도 받게 됐지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내 열정이 결실을 맺고, 그것으로 여러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고 지켜가고 있어 큰 보람으로 느껴요.”
그 열정만큼 지역사회에서의 활동도 의욕적으로 펴나가고 있는 현역이다. 지역 라이온스클럽 부총재를 맡고 있고, 자신의 살림채 아래층에서 건강교육상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30여년 전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렸던 ‘미모의 역술가 김민정’으로서도 이 분야에서 학술적 성가를 올린 바 있어 ‘민정작명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늦저녁 인터뷰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 기자의 등을 토닥이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 잘될 거예요. 저녁 같이 먹으려고 콩밥도 지어놨는데…건강이 제일이야. 갈 때 차조심 하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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