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기고

고현관
농촌진흥청 국외농업기술팀장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기아인구는 9억2천300만명으로 2003~2005년도 평균보다 7천500만명이 더 증가했다고 한다. 기아문제는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피해가 더욱 심각해 6초당 1명이 기아로 인해 죽어간다. 이 보고서는 UN이 설정한 2015년까지 기아인구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당초 계획을 달성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구촌 환경변화와 바이오 에너지 생산 등으로 인한 식량가격의 폭등은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에도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2008 UN 미래보고서에서는 세계인구가 2050년에는 90억이 넘어서고 WFP는 37개국에서 식량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식량문제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어서 식량자급률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에서 자원문제는 항시 긴장과 대비를 해야 할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원자재를 수입해 이를 가공하고 수출해 먹고사는 국가인데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가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나라는 해외식량기지 구축과 공적개발 원조를 연계한 ‘패키지딜’ 모델을 적극 개발하는데 주저할 시간이 없다. 자원이 풍부한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농업기술원조를 하거나 개발경험을 전수해 농업자원을 확보하는 전략을 펴야 할 것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사전조사와 상대국과의 협의를 거쳐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를 동남아시아(베트남), CIS지역(우즈베키스탄), 아프리카(케냐), 남미(브라질)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센터 운영을 통해 농업자원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농업전문가 초청·훈련, 현지기술훈련 등을 포함하는 해외농업 기술지원 시스템 구축과 농업전문가 파견을 통한 기술공여 및 해외농업 인턴 파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농진청은 수원국(受援國)의 수요조사를 통해 상대국에서 요구하는 분야에 전문가를 파견함으로써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농업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맞춤형 기술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효과를 극대화 할 계획이다.
또한 농업계 대학생을 중심으로 선발한 인턴십을 현지에 파견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국제농업 전문지식 함양으로 해외취업을 위한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글로벌 청년 리더를 양성해 해외취업 기회 확대 및 마인드 향상 등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륙별 거점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 구축은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는 사업을 해외에서 직접 수행한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국가브랜드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농촌진흥청은 센터를 활성화시켜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개도국 기술지원을 통한 국가브랜드 가치도 더욱 높여 나갈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21세기형 자원외교를 조기에 실현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