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대응 한국농업 희망탐색시리즈(19)-한우 고급육 생산·수출 방안은…

■  국립축산과학원-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FTA대응 한국농업 희망탐색시리즈(19)-한우 고급육 생산·수출 방안은…

 

고급육 자질 갖춘 우량밑소 확보 시급
농민·유통업자·정부·소비자 공동노력 필요
국제곡물가 상승…국산 조사료 비율 높여야

 

일반인들은 쇠고기하면 수입 쇠고기만을 떠올리지만, 수출도 생각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의 분석에 의하면 품질 면에서는 미국과 호주보다는 우리가 앞서 있고, 가격 면에서는 현저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일본과는 품질 면에서는 대등하지만, 가격 면에서는 현저한 우위로 나타났다. 미국의 냉동쇠고기 가격은 우리 도매가격의 27.9%에 불과하다. 실제로 우수 농가의 쇠고기는 미국 뉴요커들을 사로잡는 일본의 화우를 앞서는 품질을 자랑하는 수준에 와 있다. 하지만 한우 고기의 수출은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 2000년 구제역 발생 이후 중단된 일본의 부산물 수입이 재개를 추진하고 있고, 태국과 필리핀, 홍콩이 한우 고기를 수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우량 밑소 확보가 관건
일반적으로 한우 사육 마릿수에 따라 20두 미만은 소규모 농가, 50두 전후는 중규모 농가, 100두 이상은 대규모 농가로 분류하고 있다. 규모에 따라 각각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게 우리 한우농가의 현실이다.
소규모 농가는 자신의 암소가 낳은 송아지로 대를 이어 사육을 하고 있다. 어미소의 자질이 좋은 경우라면 다행이지만, 자질이 나쁜 경우에는 손해가 따른다. 게다가 번식우(암소)에게 주는 볏짚을 먹이고 있어 출하까지 기간이 길어지고 1등급 이상의 고급육 생산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소규모 농가가 현재보다 더 높은 소득을 올리려면 각각의 소에 따라 세심한 관리를 해 줘야 한다. 육성기에는 양질 조사료를 제대로 공급하는 한편, 월령차이와 성장단계에 따라 개체별로 알맞은 사료를 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50두 전후를 사육하는 부업형 중규모 농가는 2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보다 수적으로 많다. 한우 비육이 주업이 아니기 때문에 비육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것이 공통적인 문제점이다. 소규모 농가와 마찬가지로 성장단계별 사료를 먹이지 않고 집단적으로 먹이고 있어서 사료의 효율이 떨어진다. 또한 각 농가의 특성에 맞는 사양관리 시스템이 이뤄져야 함에도 소규모 농가와 다름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어서 고급육 생산율이 낮다는 것이 중규모 농가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다.
대규모 농가는 중·소규모 농가와는 달리 대부분은 상당한 정도로 전문화돼 있다. 우량한 비육밑소를 확보하고, 육성기에 양질의 조사료를 먹이고 있다. 시기에 알맞게 수소를 거세하고, 사료 급여 체계와 출하시기 조절(월령과 체중) 등에서 농가고유의 사양관리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비육전업형이냐 일관사육형이냐에 따른 전문경영형태별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착이 덜 돼 있다는 점이다.
사육규모에 관계없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시정사항은 고급육 생산 자질을 갖춘 우량 밑소의 확보라 할 수 있다.
“모든 농사에서 공통적으로 우량품종에 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한우분야에서는 다소 소홀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국립축산과학원 권응기 한우영양대사연구실장은 지적하고 있다. 권 실장은 “대부분 성공하는 한우농가는 비육밑소 구입 시 우시장이 열리면서 20분 안에 체고가 크고 다리가 긴 송아지를 우선 구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구입한 우량 비육밑소를 자신의 농장에서 고급육 생산 자질을 갖춘 우량 송아지로 계획 생산하는 것이 성공한 한우농가의 비결이다.
비육에서의 기술은 보다 엄격한 사양관리에 있다. 어린이에게도 그때그때 적합한 분유나 이유식이 있듯이 비육우에게도 성장단계별로 적정한 사료조성이 있어서 그에 맞춰서 먹여야만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과거 사육기술에 의존하지 말고 컴퓨터를 배워 관리자동화 시설의 이용과 최신 기술정보를 수집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수입산 사료가격의 급등에 대비해서 국내생산 조사료의 급여 비율을 현 40%에서 60%까지 상향시켜 생산비를 절감해야 한다.

 

육질 좋지만 수출은 걸음마 단계
일본의 경우 자국 소비의 60% 가까운 양을 수입하고, 이 중 82%를 호주산이 차지하고 있다. 화우 고기 값은 우리 한우 값보다 한 배나 비싸다. 일본인은 마블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 한국에 온 관광객 열에 아홉은 불고기의 매력에 빠질 정도다. 따라서 일본에 한우 수출가능성은 매우 높다.
홍콩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되기 이전에는 전체수입량의 1/3 이상을 미국으로부터 들여왔지만 최근에는 가장 가까운 중국으로부터 대부분 들여다 먹고 있다. 홍콩의 쇠고기 시장은 고급시장과 일반시장으로 나뉜다.
고급시장은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일본산이, 일반시장은 브라질산, 아르헨티나산이 유통되고 있다. 물론 값 차이가 크다. 같은 화우이지만 일본산은 kg당 25만5천 원인 반면에, 호주산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만7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1만2천 원 하는 한우 불고기 값과 비교해 보면 수출의 가능성은 크다.
중국은 경제발전에 따라 육류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로 호주에 연간 2천 톤 수입을 비롯해서 모두 4천여 톤을 수입하는 반면에 6만 톤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연간 1만 톤 정도 수출하고 있다. kg당 3천 원 미만으로 현지 도매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국시장의 엄청난 규모로 보아 우리의 최고급육의 ‘랜딩’을 시도해 볼 필요도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쇠고기 수출국이면서 수입국이다. 대미 수출을 위해서 우선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 후에는 도축장 위생 등 축산물 안전관리에 대한 미국 측의 평가를 거쳐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 11월 국제수역사무국(OIE)로부터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돼 있어서, 2008년 3월 미국은 조사를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밝힌 바 있다.
IMF와 2001년 쇠고기 수입자유화를 거치면서 우리 한우 농가는 구조조정이 상당 부분 이뤄져서 품질의 고급화와 전업화 등이 빠르게 진전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미국과의 FTA협정은 어떤 내용인가?
현행은 고기소의 수입관세 40%, 가공품 72%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 협정이 발효되면 5년차까지는 실행세율을 부과하고, 그 후 5년 간 실행세율의 75%, 다시 5년 간 60%, 그 후에는 관세를 철폐한다. 사료에 대해서 현행은 근채류 100.5%, 보조사료 50.6%, 사료용 옥수수 328%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발효 후에는 옥수수는 즉시 철폐되고, 근채류는 15년 후에, 보조사료는 12년 후에 완전히 철폐된다.
사료값은 떨어지지만, 고기값도 떨어져 이 법이 발효되면 한우의 가격 경쟁력은 더 낮아질 것은 분명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품질 향상, 생산비 절감, 안전육 생산 체계 확보, 양질조사료 생산 증대, 원산지표시 철저, 한우개량 사업의 정착, 쇠고기 이력추적시스템의 정착 등 농민·유통업자·정부·소비자 모두의 공동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  고급육 생산 이렇게 성공… 강원도 춘천시 남면  조 문 진 씨

 

“초음파 측정·무항생제로 등급 높여”

고급육 생산 비육밑소로 연간 100여두 생산

 

강원도 춘천시 남면 후동1리에서 한우 255두(송아지 36, 암소 132, 거세우 87)를 사육하는 조문진 대표(사육경력 27년)는 자신의 한우 사육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일관사육농장으로 고급육 생산용 비육밑소로부터 자가수정으로 연간 100여두 송아지를 생산합니다. 송아지의 생존율과 건강에 가장 좋은 4~5월과, 9~10월에 출산하도록 계절번식을 유도하죠. 세심히 관찰해서 얻은 생체정보를 이용해 하판이 약한 개체는 500kg에서 출하하고 사료관리를 통해 효율을 높이면서 출하까지의 기간을 단축합니다.
CCTV를 설치해서 암소의 발정과 분만 상태, 개체들의 사료섭취 행동 등의 정보를 확보해서 관리에 활용하고 있죠. 생산성 향상 및 품질 균일화를 위해 출하 전에 초음파 측정을 해서 출하여부를 결정합니다. 고품질 안전 한우고기 생산을 고집한 결과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았어요.”
강원 영서지역 5개시·군 광역브랜드인 하이록한우 회원이기도 한 조문진 대표는 육질 1+등급이상 출현율 75%로 전국 최상위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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