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코너

■  명예기자 코너

이 병 숙
본지 명예기자
충남 당진군생활개선회

뜬 모


기계화 된 농촌
이앙기가 모를 심는다.
손바닥만 한 논
두 시간이면 모내기는 끝나고
아버지와 뜬 모를 한다.
모자란 농촌 일손에도
빈 곳은 차마 내버려 둘 수 없어
뿌리 내리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는 모
애초에 자리 잡아 줘야지
두 시간 모내기에 뜬 모는 이틀
이른 새벽부터 논에 들어가면 시려오는 발
오금까지 저려오지만
꾹 참고 한 나절 버티다 보면
햇빛에 익은 논바닥 서서히 포근해지고
수렁같이 두려운 논바닥도
발목 꽉 움켜잡는데
끈끈한 정 느낄 수 있어
떠다니는 모
비어있는 자리
단순히 꽂아주고 채워주는 게 아니라
한 논에서 식구같이 평등하게 자라라는
거역 못할 할아버지 말씀 같은 게 바로 뜬 모
그래서 농사를
집 짓듯이 짓는다고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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