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대응 한국농업희망탐색시리즈-18

■  국립축산과학원-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FTA대응 한국농업희망탐색시리즈(18)-한우농가 경쟁력 향상 대책은…

 

한우농가 감소에도 사육규모는 커져
美, 비육우 사육비 우리나라의 절반
고급육·증체효율 높이고 생산비 줄여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는 한미FTA가 발효될 경우, 5년 차에 가서 우리나라 농업생산 감소액은 4천46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작물·채소·과수·축산 중 축산이 가장 커 전체 피해규모의 70%인 3천124억 원이다. 축산분야 중에서도 닭고기(10.9%), 쇠고기(15%), 돼지고기(32.8%)의 순서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고 FTA 체결을 마냥 미루거나 막을 수는 없다. FTA는 소비자에게 값싼 수입품을 공급함으로써 개인 경제에 도움을 준다. 기업이나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해외 원자재와 부품을 값싸게 들여올 수 있다. 이와 함께 외국자본과 앞선 기술도 함께 들여올 수 있어 국가 전반적으로는 이득이기 때문이다. 대신 FTA를 대비해서 현황을 정밀 분석해 경쟁이 취약한 분야는 보강하고, 강한 분야는 전체로 확산해 위기를 극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또한 다른 산업에서 발생한 이득을 농업에 투입해서 환경보전산업으로서 농업을 지켜야 한다.
 

안전·고품질로 블루오션 공략해야
FTA는 우선 값싼 농산물시장을 공격해 들어올 것이다.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품질고급화를 통해 안전한 고가 상품을 생산해야 한다. 고품질 상품은 내수시장에만 매달리는 지금의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기존시장을 뜻함)을 탈피해 해외시장의 블루오션(경쟁이 없거나 적은 시장)으로 나갈 수 있게 한다. 물론 동시에 국내의 고가 농산물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도 수 있다,
이를 위해 축산분야에서는 생산과 유통단계에서 농약과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은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는 기술, HACCP(해썹)제도가 개발되고 정착돼야 한다. 연구분야에서는 질병에 강한 품종을 육성해서 농가가 약품을 쓰지 않거나 적고 쓰고 생산하게 해줘야 한다. 고기 생산뿐만 아니라, 형질 전환을 통해 바이오 신약과 대체 장기를 생산하는 가축과 기능성 물질을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품종을 계속 육성해 내야 한다.
FTA대응 희망탐색 시리즈 이번호부터는 축산분야로 앞으로 한우-돼지-닭-젖소-꿀벌 순으로 국내의 현황과 FTA타결 후에 예상되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다뤄 축산농가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다.

규모·사육기술로 수입시장 제압해야
최근 한육우 사육두수는 248만두로 3개월 전보다 2.1%, 1년 전보다는 10.7%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9월에 261만두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수입산 쇠고기의 단가는 상승하고, 사료가격은 추가 하락해서 농가들의 사육의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점원산지표시제가 점차 정착되는 한편, 불황을 이기려는 저가형 정육점식당 늘어나면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기 전망을 보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됨에 따라 일본처럼 점차 우리의 자급률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자급률 48.1%는 금년에는 45.1%로, 5년 후에는 35% 내외로 떨어질 것으로 농촌진흥청은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자급률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한우농가 수는 줄어들지만,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2000년 전체 한우농가는 29만 호였던 것이 2007년에는 18만4천 호로 감소한 반면, 전업농가는 4천100호에서 8천00호로 거의 2배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농가당 평균 5.5마리에서 11.9마리로 2배나 증가했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2007년 한우 마리당 농가평균 소득은 번식우의 경우에는 73만6천 원이었고, 30~49마리를 사육할 때 소득이 가장 높았다. 비육우의 경우에는 평균 소득액은 145만9천 원, 100마리 이상에서 가장 소득이 높았다. 50마리 미만 비육우 농가수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에 100마리 이상 농가수는 계속 증가해서 2003년 대비 2배나 증가했다. 이런 분석은 우리 농가가 어떤 규모에서 소득이 가장 높은가를 말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 미국, 일본의 2005년 번식우 사육비를 비교하면 미국은 우리나라의 76% 수준인 109만5천 원이었던 반면에, 일본은 무려 우리의 3.3배나 높았다. 미국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방목 위주로 사육해 전체 사육비의 1/3을 차지하는 사료비가 우리의 6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사료비는 2배, 노동비는 6배, 유동자본이자는 8배나 우리 보다 높았다.
비육우의 경우에도 미국은 우리의 49%에 불과한 224만6천 원이며, 일본은 우리보다 1.43배나 높았다.
앞으로 더욱 가중될 수입 쇠고기의 공세에서 살아남으려면, 사육기술로 1등급 비율을 높이고 증체효율을 높이고 사료비 절감을 통해 생산비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개량을 통해 1등급 출현율을 2007년 51%에서 2012년 60%로 향상시키는 동시에 출하체중을 620kg에서 660kg으로 높일 계획이다.
또한 조사료 이용률을 높임으로써 사료비를 절감시키기 위해 겨울철 사료 재배면적을 16만7천ha에서 2배가 넘는 37만ha로, 조사료 급여비율을 번식우는 50%에서 60%로, 비육우는 30%에서 40%로 높일 계획이다. 송아지의 폐사율은 방역 강화를 통해 6%에서 3%로 줄이고, 번식률은 75%에서 80%로 농가기술 교육을 통해 높일 계획이다.
이런 여러 가지 목표가 이뤄졌을 경우, 2012년 소 한 마리 당 번식우는 17만8천 원, 비육우는 48만3천 원씩 생산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젖소와 수입쇠고기의 한우 둔갑판매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유전자 판별시간을 현 3일에서 3시간으로 단축시키는 기술을 개발한 결과, 2002년 16.8%였던 한우고기 둔갑비율이 2008년에는 1%로 떨어졌다.


Tip. HACCP이란…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의 약자로 ‘해썹’이라고 읽는다. 가축사육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서 축산식품의 위생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분석한다. 이것을 예방하고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서 축산물을 안전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법이다. 이를 위해 살모넬라 등 병원균이나 농약, 다이옥신 등 해로운 화학물질, 털 쇠붙이 등의 오염 예방법이나 농도를 낮추는 방법을 알아낸다. 다수의 브랜드육 농가가 농촌진흥청의 지도를 받아 해썹제도를 사육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  전문가 제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기술원 한우영양대사연구실장  권 응 기  박사

 

“농민·유통업자·소비자·정부 공동노력 필요”

 

한우가 FTA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자·유통업자·소비자·정부 각각의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한우농가는 곡물사료가의 폭등에 휘둘리지 않도록 국산 조사료 급여비율을 높이는 한편, 구태의연한 사육법에서 탈피해야 한다. 고급육 생산자질을 갖춘 송아지를 확보하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최고급육 생산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 하고 있는 씨수소의 확보 물량을 높이면서 다소 소홀한 암소 개량사업을 위해 우량 유전자원 확보에 힘써야 한다.
연구분야에서는 수입육과의 차별화를 위해 육질개량과 함께 육질형(마블링)과 육량형(살코기) 등 다양한 종축 집단을 조성해야 한다. 한편 한우에 알맞은 성장단계별로 사료급여 체계 및 사육방법 등을 개발해서 농가에 보급해야 한다.
현재 유통경로 및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소비자 판매가격의 40%내외의 유통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민간유통 분야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 결정체계를 구축해 소비자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우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유통단계가 단축된 정육식당, 한우판매타운(14개업체, 355개소), 상설 직거래 장터(101개소), 생산자 단체 직영 판매 등이 생겨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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