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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인륜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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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5.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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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신 홍
본지 편집위원
前 축협중앙회 연수원장

 

요즈음 혼인하기 참으로 좋은 계절이다. 많은 청첩이 오고 가고 축의금에 부담도 느껴가며 축하를 주고받는다. 혼인은 한 쌍의 남녀가 부부되는 일을 일컫는 말이다.
서로 몰랐던 몸이 한 몸이 되는 의식이니 얼마나 중요한가. 그래서 옛날부터 혼인을 인륜지 대사(人倫之大事)라 했다. 그래서 ‘장을 한번 잘못 담그면 일 년 고생이지만 서방 각시 잘 못 만나면 평생 고생이다.’라는 말도 생겨났다.
무릇 인생의 중대사란 그 나타나는 모양새와 내용이 진실되고 소박하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상식선에서 이루어질 때 감동이 더한 것이다. 존경받는 훌륭한 인물들의 집안의 대소사(大小事) 일처리가 대부분 그러하다.
최근 언론 매체를 통해 전하는 뉴스를 보면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적으로 수위권에 든다고 한다. 이혼율 증가 원인은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너무 경제적인 측면만 따지고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결혼관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혼인과 물길은 끌어대기에 달려
우리 속담에 ‘혼인과 물길은 끌어 대기에 달렸다’는 말이 있지만 개인은 물론, 한 가정의 행복과 성쇠를 좌우할 인륜의 대사를 결코 경솔히 결정할 일은 아니다. 혼인을 의논할 때에는 마땅히 먼저 그 당사자의 건강, 성품, 능력 그리고 그 집안의 가풍이나 내력이 어떠한가를 살필 필요가 있으며 다만 그 잘 사는 것만 흠모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어느 부모나 자기보다 더 나은 집으로 자녀들을 혼인시켜 그 자식들이 잘 살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 좋은 혼인은 아닐 수 있음도 생각해야 한다.
소학(小學)을 보면 딸을 시집보내기는 반드시 내 집 보다 나은 자에게 해야 하고, 며느리는 반드시 내 집만 못한 자에게 취해야 한다고 했다. 나보다 나은 집으로 시집보내면 그 딸이 남편이나 시부모 섬김을 반드시 공경하고 반드시 경계하며, 또한 내 집만 못한 집안에서 취한 며느리는 남편과 시부모를 섬김에 반드시 며느리의 도를 지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며느리를 맞음은 집안의 성쇠(盛衰)가 달린 것으로 한 때의 부귀를 흠모해 맞이해 오면 그 부귀함을 으스대어 남편을 경시하고 시부모를 업신여기지 않음이 드물어 장래에 우환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지금 세상에 꼭 맞는 말은 아니나 일견 일리가 있는 말이다.
물론, 요즘은 핵가족시대라 시부모를 모시지 않는 추세고, 개인의 성정(性情)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더 나은 집안의 며느리라 해도 남편이나 시부모 공경에 소홀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위될 사람이 진실로 어질고 능력 있으면 지금은 비록 가난해도 장래에 잘 살 수 있는 것이며, 진실로 부족한 사람이라면 비록 지금은 부유해도 장차 가난하지 않을 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부부’ 존재감만으로 감사
결국 좋은 혼인은 양 당사자의 사람 됨됨이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세상을 밝게 볼 줄 아는 눈과 긍정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열린 마음을 가졌다면 건강과 능력은 그에게 뒤따라 다닐 것이다. 거기에 너그러운 남자의 특성과 부드러운 여자의 특성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일이 어디 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 질수 있겠는가. 결혼생활이란 모자라는 반쪽과 반쪽이 만나서 온갖 시련과 역경을 감내하고 서로 부족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믿음과 사랑으로 채워가며 제대로 된 하나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다.
부부사이란 한쪽이 병들어 누워 있을 때에도 옆에 존재하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그저 좋고 편안하고 감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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