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문화원 ‘부부문제 전문 강사’ 두상달·김영숙 부부

 

‘다른 점’을 인정할 때 행복한 가정 시작
잘 싸우는 것도 좋은 부부관계의 덕목
결혼 초 갈등 반드시 풀어야…‘결혼면허증’ 필요해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평생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겠습니까?”
둘이 한 몸을 이뤄 몸과 마음과 뜻을 같이해 한평생 한길을 바라보는 부부의 모습은 아름답다. 하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오던 남여가 한 몸을 이뤄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가는 길이 어찌 험난하지 않겠는가? 연인일 때는 참을 인자를 새겨가며 서로의 단점을 참아주려 노력하지만 부부일 때는 참을 일도 참지 않으려고 목에 핏대부터 세운다.
‘너 죽고 나도 죽자’는 심정으로 바득바득 덤비니 그야말로 ‘부부싸움이 물베기’가 아니라 부부 베기가 될 지경.
갈수록 젊은 부부의 이혼율이 증가하고, 이혼율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부부간 기술이 부족한 이 시대 부부들에게 대한민국 1호 부부문제 전문 강사로 29년째 ‘부부 행복 전도사’ 외길을 걷고 있는 두상달(69)·김영숙(65) 부부로부터 건강한 부부의 기술을 배워본다.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두상달·김영숙 부부는 1990년 가정문화원을 설립한 뒤 20년째 2,000건이 넘는 특강을 하며 부부가 행복해지는 원리를 전파해왔다.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는 아니지만 40여 년간 결혼 생활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부부학교’를 운영하며 가정의 행복을 전하고 다닌다. 이들 부부는 강의와 주례 때마다 빼놓지 않고 당부하는 말이 있다. 바로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함이고, ‘싸우지 마라’가 아닌 ‘싸우라’고 말한다. 부부 싸움도 하나의 대화이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것. 문제는 싸움 자체가 아닌, 싸움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김영숙 : “결혼 전에는 영화든, 공연이든, 제가 가자고 하면 흔쾌히 같이 갔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니 이게 웬걸, 등산을 가자고 하면 ‘내려올 걸 뭣 하러 올라가?’, 영화 보러 가자고 하면 ‘잠 좀 자자’고 하더군요. 변해도 이렇게 변할 수 있어요?”
두영달 : “제가 변했다고요? 변한 건 없어요. 변했다면 연애 기간 잠깐 변했던 거지.”
김영숙 : “웃기시죠? 아마도 여러분이 부부 이야기하셔도 남들이 들으면 다 웃으실 겁니다. 부부 갈등, 본인들은 괴로워도 아주 사소한 다름의 차이에서 출발하거든요. 그렇다면 상대방을 고쳐야 할까요? 배우자의 행동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고칠 방법이 있다면 바로 자신이 포기하는 거예요.”
두영달 :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해 부부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거예요. 부부가 되기 전 서로 살아온 환경과 문화, 생활습관, 성격이 얼마나 다릅니까. 그것을 알고 서로 감싸 안을 때 진정한 대화와 행복한 웃음이 존재하는 거죠.”
김영숙 : “부부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에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다른 점에 매력을 느껴서 만났죠. 그런데 이제는 그 다른 점 때문에 싸워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싸움’은 가장 적극적인 대화

‘그렇다면 어떻게 싸워야 부부싸움을 잘 할 수 있을까?  두상달·김영숙 부부는 싸움할 때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강조한다.
두영달 : “서로 다름을 인식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대화의 기술을 익히고 훈련해야 하죠. 아무것도 아닌 문제라도 말 한마디나 뉘앙스로 인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요. 대개 남자들은 결론만 들으려고 하고, 여자들은 서론이 길죠. 여자들은 대화 자체를 즐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반면 남자들은 답을 제시하려고 하죠. 해법보다 공감이 중요한 부분이에요. 부부 대화의 기본은 듣는 것이죠.”
김영숙 : “싸움 한 번 없는 부부보다는 싸우며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쪽을 선택하세요. 이혼하는 부부를 보면 불만을 가스처럼 가슴에 쌓아두고 있다가 일순간에 터뜨린 경우가 많죠. 큰소리가 나고, 인신공격이 오가며 폭력이 동반되는 싸움이 아닌 현명하고 올바른 싸움을 해야죠. 부부싸움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 싸우는 게 문제에요. 우리 부부도 많이 싸웠거든요. 싸우되 정도를 벗어나지 않고 잘 싸우면 부부금술이 좋아져요.”
두영달 : “부부가 싸우면 사소한 일로 싸우게 되지 인류평화나 남북통일 같은 이유로 싸우는 부부는 없을 거예요. 양말 왜 저기 뒀느냐, 신문 왜 아무 데나 두냐 등 습관적인 문제로 나 편한 생각만 하다보니 싸우게 되죠.”
김영숙 : “보통 남편들은 그 문제 하나만 가지고 싸우려고 해요. 반면 여자들은 어떤 갈등이 생겨도 처음 시집왔을 때 일어났던 일부터 시작하죠. 그러면 남편은 질리는 거예요. 몇 가지 원칙들이 있어요. 자녀 앞에서는 절대 싸우지 말고, 지나치게 큰소리를 내면 안 돼요. 또 싸움 중 말꼬리를 잡는 싸움만큼 유치한 건 없어요. 별것 아닌 일로 싸우다가 서로의 말투나 말 한마디, 표정 때문에 싸움은 더 커지죠.”
두영달 : “특히 입만 열면 이혼하자, 찢어지자 하는 것은 정말 아니에요. 정말로 화가 나고 약이 올라도 폭행 같은 것은 죽어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해야 하죠. 싸움할 때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해요. ‘당신 왜 자꾸 늦어’ 이렇게 2인칭으로 상대를 추궁하듯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늦으면 난 불안해요’라고 1인칭으로 말해보세요. 당신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이 어떤지를 말해야 감정이 높아지지 않고 상대방도 상처를 덜 받습니다.”

아침키스가 연봉을 높인다
이 부부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가정은 삶의 휴식처이자 에너지의 근원이라는 것,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는 부분을 신혼 때부터 부부가 서로 노력해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다.
두영달 : “이 시대 사람들은 자기 계발에 열심이지만 부부 관계를 배운 사람은 없죠. 건강한 가정은 어려울 때 더 뭉치지만 그렇지 못하면 서로 비난하고 흩어져요. 그래서 평소에 가정을 가꾸는 예방책이 꼭 필요해요. 갈등을 해결하고 잘 싸우는 방법을 알려면 배움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김영숙 : “화목한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신혼 때부터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해요. 결혼 직후 느끼는 달콤한 행복감은 30개월 정도죠. 이혼하는 커플의 경우 신혼 1년 이내에 행복감의 추락을 경험하죠. 결혼 초기 갈등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행·불행이 결정되는 만큼 평소에 리스크관리를 해야 합니다. 또 많은 부부들이 준비 없이 결혼하는 게 문제인데 가정에도 결혼면허증이 필요해요.”
두영달 : “저희 부부가 함께 펴낸 ‘아침 키스가 연봉을 높인다’라는 책을 보면 행복한 가정이 경쟁력을 높여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실제로 아내의 키스를 받고 출근한 남편의 연봉이 20% 더 높다는 통계도 있어요. 행복한 가정이 나의 경쟁력일 뿐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인 것이죠. 나, 가정, 일터는 같은 선상에 있어요. 기업이 경영이라면 가정도 경영이죠. 가정과 직장이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참된 행복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가정생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데, 이는 회사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인 공헌도 되죠. 가정이 행복해야 사회가 밝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영숙 : “부부가 서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관심과 다를 바 없어요. 사랑의 가장 무서운 적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죠. 아내의 생일에 장미꽃 대신 돈을 주는 남자, 이런 무심함도 알고 보면 배우자에 대한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돼요. 서로 무관심한 부부라면 행복의 집에 들어설 자격이 없어요. 여자를 연구하는 남편, 남자를 연구하는 아내만이 행복이 넘치는 집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혼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은 혼자일 때보다 둘일 때 더 아름답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사랑하며 만들어 내는 조화는 더더욱 아름답다. 너그러운 마음, 넉넉한 마음으로 아내를, 혹은 남편을 감싸줘 보시길 바란다. 싸움은 가장 적극적인 대화라고도 하듯이, 잘 싸운 부부싸움은 상대방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TIP. 부부싸움 잘하기 10계명

1. 갈등의 원인을 찾자
2. 나만 편 하자는 생각을 버려야
3. 싸울 땐 정말 잘 싸워라(막말, 폭언은 금물)
4. 폭행은 절대 NO
5. 매일, 언젠, 항상, 도대체는 삼가자
6. 문제만 따지되 사람은 공격하지 말라
7. 싸움 뒤 각 방 사용은 금물
8. 절대 친정이나 시댁 행은 하지 말라
9. 부부싸움 한 날에는 벌거벗고 자자
10. 먼저 사과해라

 


두상달 이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론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칠성산업(주)을 설립해 현재 대표이사로 있으며, 가정문화원 이사장, 중동선교회 이사장, 기아대책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영숙 원장은…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남서울교회에서 상담전도사를 담당했다.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상담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안양교도소 교정위원으로 봉사하고 있다. 가정문화원 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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