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규 행복의성지원센터장 “의성에 살고 싶은 청년에 지원한다”

돈으로 청년을 끌어들이는 정책의 한계가 노출되며 이젠 실제 농촌에 살고 싶은 청년에 맞춤 지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출처:의성군 이웃사촌지원센터)
돈으로 청년을 끌어들이는 정책의 한계가 노출되며 이젠 실제 농촌에 살고 싶은 청년에 맞춤 지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출처:의성군 이웃사촌지원센터)

청춘구행복동·샛별탐사대·예술가일촌맺기 등 성과 
도시에서 할 수 없었던 기회 제공하며 새 삶의 경로 제공

서울공화국은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위협

서울시지역상생교류사업단(이하 사업단)이 농촌지역과의 교류 플랫폼으로 탄생시킨 상생상회가 출범 4주년을 맞았다. 이에 지난 3일 개최한 전문가 강연에서 유정규 행복의성지원센터장은 이른바 서울공화국이 과거 경제전략의 핵심이었지만 지속적인 빨대효과로 지금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인구 분산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다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업단장을 지내기도 한 유 센터장은 “상생교류 활성화 지원조례를 근거로 한 사업단은 행정역량만으로 상생사업의 한계를 깨닫고 2016년 설치됐다”며 “상생상회가 나름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뿌듯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없어진다는 얘기도 들려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일각에서 전임시장이 추진한 사업이란 이유로 종료될 수 있다는 데 우려했다.

그는 “서울은 청년이 넘쳐나 실업과 소외 등의 문제를 겪고 있지만 농촌은 청년이 부족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산물이 바로 의성의 청년유입 정책”이라며 “의성은 초기에 창업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해 청년일자리를 창출하려 했지만 돈으로 꼬시는 정책의 한계를 노출했다. 지금은 의성에서 살고 싶은 청년을 찾아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경북 의성은 대표적인 소멸위험지역으로 꼽히는데 2000년 7만6000여 명이던 인구는 2020년 5만1000여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그 사이 20·30대 청년인구 비율은 24.5%에서 13.4%로 급감했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9.7%에서 무려 41.5%로 껑충 뛰었다. 이런 현실에서 유 센터장은 총인구수를 늘리는 것보다 인구의 구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즉, 20·30대는 일자리 부족과 농업전망의 불투명, 자녀양육의 열악함, 문화휴식공간 부족 등으로 농촌을 떠나는데 이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일시적인 현금성 지원 대신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상생상회 출범 4주년을 맞아 열린 전문가 강연에서 유정규 행복의성지원센터장은 의성의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상생상회 출범 4주년을 맞아 열린 전문가 강연에서 유정규 행복의성지원센터장은 의성의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킹으로 항구적인 정착 이끈다
의성의 청년정책은 크게 기반조성과 창업 지원, 생활여건 조성 등 3가지로 나뉜다. 유 센터장은 “청년을 끌어들이기 위한 기반조성으로 청춘구행복동, 샛별탐사대, 예술가일촌맺기, 도시청년 팸투어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반은 꼭 땅이나 집만 국한되는 게 아닌데 그래서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의성에서 살고 싶은 청년을 찾는 방법으로 시작한 청춘구행복동은 많은 지자체가 하고 있는 한달살이에서 더 나아가 7주살이를 통해 지역에 적응하고 공동체 생활을 이어가며 지역에 적응하는 프로그램과 농촌로망을 만끽하고 로컬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지역주민과 유대감을 쌓는 주민교류 등이 합쳐진 이 사업은 2020년 시작돼 현재 32명이 의성에 정착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청춘구행복동은 각 주마다 프로그램을 달리하는데 지역에서 1·2차 산업에 청년들이 종사하면서 스스로 교류하고 소통하며 네트워크망을 쌓고 로컬에서의 대안적인 삶을 모색할 계기를 만든다는 점이 눈에 띤다. 또한 도시에서 가능하지 않았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며 동시에 주민의 참여를 유도해 융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막연한 지역살이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시작한 샛별탐사대는 의성의 동부지역에서 살아보기를 하고 있으며, 청년예술가를 마을에 거주시켜 주민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주는 예술가일촌맺기도 호평을 받고 있다.

유 센터장은 지역연계형 창업지원사업인 넥스트로컬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그는 “만19~39세 청년 100팀을 1차로 선발해 의성을 포함한 30개 지역에서 최종 20팀을 선정하는데, 의성군은 로컬창업 캠프를 개최하고 군비와 도비 절반씩 사업비로 6000만 원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의성은 넥스트로컬을 통해 창업기회를 확보해 도시에서 살았다면 경험할 수 없었을 새로운 삶의 경로를 밝혀주고 있다고 유 센터장은 평가했다.

한편, 상생상회는 현재 169개 지자체, 1008개 업체, 4646개 상품이 서울시민들에 선보이며 대표적인 로컬마켓으로 성장했다. 상생상회를 운영하는 사업단은 농촌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지만 낮은 소득과 높은 고령화, 부족한 문화시설의 문제를 갖고 있는 점에 착안해 서울과 농촌의 부족함을 채우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중 상생상회는 농촌에 가지 않고도 그곳의 상품과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마켓이자 휴양과 힐링의 필요한 시민들이 지역으로 가는 상생터미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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