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 박사의 날씨이야기-17

 

따뜻한 남쪽 경남 진영이 적지인 단감이 서울의 뜰에서 해거리 없이 열리게 된 것은 온난화 때문이라기보다 도시열섬효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어떤 도시이든 그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농촌지역보다 따뜻하기 마련이다. 이와 같이 너른 농촌지역 여기저기에 자리 잡은 도시의 온도가 마치 섬처럼 솟아올랐다고 하여 ‘열섬’이라고 하고,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도시열섬효과’라고 부른다. 도시의 연평균기온은 주위의 농촌지역보다 1~3℃ 높은데, 하늘이 맑고 바람이 없는 밤에는 무려 12℃까지 차이가 날 때도 있다. 이러한 도시와 농촌지역의 온도 차이는 낮보다 밤에 크고, 여름보다 겨울에 크며, 바람이 약할 때일수록 심하게 나타난다.

도시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여 있고, 빽빽하게 들어선 대형 건물은 햇볕을 입체적으로 많이 받는다. 이처럼 태양열을 많이 수용하지만, 그 열을 다른 데로 내보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많은 열을 식혀주는 녹색식물이 농촌보다 적다. 게다가 도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엄청나서 그로 인한 폐열(자동차, 냉난방, 공장 등에서 배출)이 열섬효과를 더욱 부추긴다. 공해 또한 도시열섬효과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도시 안에서 나타나는 열섬효과는 대형건물 밀집지역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상업지역, 주택지역, 공원지역 순서다.

지구온난화는 도시의 면적 확대도 그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나간 여러 해 동안의 온도 변화를 보면 대부분의 지역이 온도가 점점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독 추풍령과 울릉도만 거의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두 지점의 주위는 아직도 도시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도시열섬효과를 줄이는 데는 나무를 많이 가꾸고, 건물 벽은 담쟁이덩굴로 가리며, 옥상에 정원을 꾸며 이른바 생태지붕을 만들고, 반사자재로 지붕을 덮으며, 차도와 보도의 포장자재도 열이 쉬 식는 것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도시열섬효과와 농촌지역 기상의 경계지역에 도시근교농업이 발달해 왔다. 시설재배단지 또한 자체의 열섬효과를 일으키므로 이 지역은 기온이 비교적 높은 이점이 있지만,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만나는 경계이기 때문에 안개 상습지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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