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와 꿀벌에 관한 놀랍고도 재미있는 이야기⑪…황금고치 짓는 누에

■  국민공감 녹색기술 시리즈 1-잠사·양봉편
    누에와 꿀벌에 관한 놀랍고도 재미있는 이야기⑪…황금고치 짓는 누에

 

강 필 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누에 키우는 일이 어렵다고 생각하시나요? 천만에요. 누에는 누구나 쉽게 키울 수 있습니다. 누에는 알, 애벌레, 번데기, 나방의 단계를 거쳐 완전 탈바꿈을 하는 곤충으로, 알로서 겨울을 납니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뽕나무 잎이 피기 시작하는데 이때 누에도 알에서 나와 누에의 일생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누에 알 껍질을 갉아 먹고 나온 어린누에 ‘개미누에’는 뽕잎을 먹기 시작합니다. 혹시 여러분은 누에가 애벌레 기간동안 4번의 잠을 잔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한번씩 잠을 잘 때마다 한살 씩 나이를 먹어 2살, 3살, 4살, 5살 누에로 성장하게 된다는 사실을 말이죠.

짧고 굵은 ‘누에의 일생’
5살 누에가 일주일 동안 먹는 뽕잎의 양은 애벌레 기간 동안 먹는 뽕잎의 80%를 차지합니다. 갓 태어난 3mm 크기의 개미누에는 약 25일 동안 뽕잎을 먹고 5살 누에가 되면 몸길이 25배(약 7cm), 몸무게 1만 배(약 6g)가 됩니다. 참으로 신기하죠? 일주일 정도 뽕을 먹은 5살 누에는 그때부터 누에고치를 짓기 시작합니다. 누에가 열심히 토해낸 실은 훌륭한 누에고치가 되어 누에 자신이 번데기가 되었을 때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은 비단제품이 되어 우리에게 좋은 선물로 돌려주기도 하죠. 누에 한 마리가 뽑아내는 고치실은 보통 1,000~1,500m쯤 됩니다. 한편 고치속의 누에는 번데기가 되어 나방이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누에가 고치를 짓기 시작한 후부터 나방이 되어 고치를 뚫고 나오기까지 약 15일이 걸립니다. 이렇게 해서 고치를 뚫고 나오게 된 누에나방은 짝짓기를 시작하죠. 나방은 짝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짝을 찾아 짝짓기를 하고 짝짓기가 끝난 암컷은 약 500개의 알을 낳게 됩니다. 이때 꼬리 끝으로 알 낳을 곳을 찾으면서 한 알씩 조심스럽게 낳게 되지요. 신기하게도 누에알에는 풀과 같은 물질이 붙어 있어 낳은 곳에서 알이 떨어지지 않고 잘 붙어 있습니다. 이렇게 알 낳기가 끝나면 일주일 후에 나방은 죽게 됩니다. 그러면 누에의 한 살이도 끝이 나게 되는 거죠. 알에서 개미누에까지가 약 12일, 누에기간이 약 25일, 번데기에서 나방기간이 약 15일, 짧게는 50일 길게는 60일 정도가 누에의 일생이 됩니다.

보고, 느끼는 자연체험
누에는 강아지나 고양이와는 달리 조용하고 냄새가 나지 않으며 좁은 공간에서도 사육이 가능합니다. 또한 기르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중의 하나이지요.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누에의 가장 큰 매력은 알에서 애벌레로,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모습을 바꿔가기 때문에 그것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최근 이러한 매력 덕분에 누에를 키워보고자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겐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함을 알게 해줄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학습 자료가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체인 누에가 부지런히 뽕을 먹고 조금씩 성장해 가는 것을 보면 자연스레 생명의 신비함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자연의 생태를 배우게 하고 탐구심을 길러주기도 하죠. 작은 생명인 누에를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 자연을 아끼고 위하는 자세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완성된 고치를 이용해 누에의 소중함을 일깨는 방법도 있습니다. 완성된 고치를 물에 삶아 실켜기 체험을 하는 것이죠. 이 과정을 통해 섬유가 만들어지는 것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공예품으로도 쓰이는 누에고치는 건조과정을 통해 누에고치를 다양한 색깔로 물들입니다. 그 뒤 접착제 등을 이용해 모형물이나 캐릭터를 만들게 되는 것이죠.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고추잠자리, 인형, 꽃, 새 등 동·식물은 물론 크리스마스트리에 들어가는 액세서리 까지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