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대응 한국농업 희망탐색시리즈 ⑭ 사과·배 수출입 전망은

■  국립원예특작과학원-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FTA대응 한국농업 희망탐색시리즈 ⑭ 사과·배 수출입 전망은…

 

사과 - 중소과 생산 늘리고 저장성 높여야
배 - 당도 높고 안전한 배 생산 필요


사 과
중국은 강적, 미국은 위험성 낮아

우리나라에서 사과 재배면적은 2003년 이후 꾸준히 늘어 과수 재배면적 중에 가장 많아 3만6㏊이다. 다른 과일에 비해 안정적인 가격과 소득을 유지한 때문인데 2010년 이후에는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떨어져 소득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과생산액은 농업생산액의 1.5%, 과실생산액의 18.1%를 차지하는 5천억 원이다. 우리나라 사과 생산농가는 3만7천700호로 평균 면적은 0.78㏊이며 0.5㏊ 미만이 50%를 차지하고 있어 매우 영세하다. 주산지인 경북이 우리나라 사과밭의 63%를 차지한다. 후지 사과가 63%, 우리나라 육성 사과 중에는 홍로가 10.5% 재배되고 있다.

2007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사과생산량은 43만6천 톤으로 세계 18위에 있다. 사과의 최대 생산국은 중국으로 275만 톤이며, 주로 중국, 이탈리아, 칠레가 세계 신선사과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사과를 주로 수입하는 국가는 러시아와 독일, 영국 등이다.
사과수출은 연간 2008년 4천700톤을 수출했는데 98%가 대만에 편중됐다. 동남아 시장은 가격이 싼 중국산이 이미 점령한데다가 내수용은 대과인데 비해 수출용은 중소과라 상품규격의 불일치가 수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 20년 동안 현행 관세 45%가 철폐되고, 관세가 철폐될 경우 국산 사과가격은 미국 것에 비해 약 2배 정도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경우 델리셔스 계통을 중심으로 갈라, 후지 품종이 수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현재의 수입금지 조치가 풀릴 경우 품질도 비슷하고 저가인 후지의 수입이 증가될 것으로 보이나, 반대로 고품질 사과는 수출가능성도 높다. 중국의 사과 생산비는 우리의 1/8에 불과하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우리가 일본과는 비슷하지만 중국은 1.3배, 미국은 1.5배 더 많이 생산한다. 중국은 2003년 이전에는 생산성이 우리보다 낮았지만 신기술을 농민들에게 집중적으로 지도해서 그 이후부터는 생산성이 우리를 능가하고 있다.
우리 사과 농가의 대응방안은 밀식재배를 통해 현재 평균 2천169kg의 생산성을 3톤/10a이상 끌어올리는 한편, 고품질·안전성이 확보된 중소과 사과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후지를 능가하는 저장성이 높은 만생종 품종을 육성해야 한다.
현재 농민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감홍은 선홍색으로 외관이 매우 우수하고 후지(4.0°BX)보다 당도가 3.8°BX나 높고 숙기가 보름 빠른 장점이 있다. 다만 후지(150일)보다 저장기간이 60일로 짧다는 것이 약점이다.

 


중국과 경쟁 치열…
품질·생산비 절감으로 맞서야

 

<신고배보다 숙기가 빠르고 당도도 높은 화산배.>

 

배는 재배면적은 2003년 이후 계속 줄고 있다. 그 원인은 안성·평택·안산·천안의 배 밭이 도시개발로 감소된데다 연이은 풍작으로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2~3년 이내에 생산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배는 3만4천 농가가 1만6천500㏊에서 4만8천700톤을 생산해서 농가평균 3천3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생산량의 89.3%가 신고이고, 6.4%가 우리가 육성한 조생종 원황을 생산한다. 식물방역법상 수입이 금지되어 있고, 주로 대만(52%)과 미국(39%)으로 생산량의 5%인 2만3천800톤을 수출하고 있다.
세계 배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은 주로 우리 배와 같은 북방형 동양배를 생산한다. 토지비와 인건비가 싸서 우리 가격의 1/5에 불과해 경쟁력이 월등히 우세하다.

중국 배는 세계 각처에서 우리 배 수출에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은 세계 3위 배 생산국이나 점차 생산량이 떨어지고 있다. 대규모 기업형농장, 싼 토지비와 인건비로 국내산의 반값 이하이다. 한미FTA가 타결되면 현행 45%관세가 10년 안에 철폐된다. 그러나 미국의 배 품질이 우리의 신고에 뒤지고 우리 기호에 맞지 않은데다 신선배 수입이 방역상 금지돼 있어 개방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의 장기적인 수급전망을 보면 생산량과 소비량이 현재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출량이 2007년 2만 톤에서 2008년 2만4천 톤으로 증가한 것처럼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변해가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배 농가는 당도 12.5°BX 이상을 생산하고 과실종합생산체계(IPM)을 도입해서 안전한 배를 생산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육성한 우수 품종을 Y자 밀식과원으로 조성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내에서 1992년 육성된 화산배가 신고보다 7~10일 빠른 10월 상순에 익고 과중도 큰데다 당도도 신고(12°BX)보다 1°BX나 높다. 신맛도 거의 없어 감미가 훨씬 높고 육질은 유연하고 즙이 많으며 석세포도 거의 없어 신고를 대적할 만한 품종으로 꼽히고 있다.

 


■  배농사 경쟁력 이렇게 높인다 - 전남 곡성 한결배농원 양정희 씨

 

“국산종 화산배로 추석 특수 누려”

전남 곡성군 입면에서 배 과수원 한결배농원을 경영하는 양정희(60)씨는 3.3ha에서 연 수입 1억5천만 원을 올리는 여성 독농가다. 1993년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나주배시험장의 자문에 따라 수출 유망 품종으로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황금배(35%)를 주품종으로 하고 수분수로 추황배, 감천배, 원황배(도합 40%) 등 심었다. 다양한 품종을 넣은 결과 인공수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고 과형이 좋고 대과 생산량이 현저히 많았으나, 적과경비를 훨씬 뛰어넘는 소득을 올렸다.
하지만 황금배가 열리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일본 수출로 수입은 높았지만 조금만 실수해도 동녹이 생겨 반품이 되는데다, 반품처리가 국내 시장에서 여의치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배시험장의 자문을 받아서 황금배에 고접을 통해 화산배로 10%까지 품종갱신을 해 나갔다.

화산배는 추석 몰이에 대인기였다. 신고의 경우에는 지베렐린 처리를 해야 겨우 추석에 대지만 역시 제 맛이 아니다. 하지만 화산배는 그게 아니었다.
양씨는 “아직은 1등배를 만드는 실력은 아니라 주로 직판을 하는데, 한 번 화산배를 맛본 고객과 상회는 다음 추석에도 반드시 찾지요.”라고 말한다. 화산배는 껍질이 파르스름해 싱싱한 느낌을 주고, 깎아 먹어보면 단맛이 높으면서도 신맛이 전혀 없고 아삭아삭하다. 양씨는 “화산배가 더 많으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데…”하며 아쉬워했다.
주변 거래처의 말을 빌리면 “배 상자 과실의 선과가 균일하고 지베렐린을 처리하지 않고 완숙한 배라 맛이 좋다. 상자를 들어보면 사람 것보다 더 무거워 속이지 않아 마음에 들어요. 매년 한결 같이 품질을 유지하고 균일한 선과에 힘을 쓰지요.”라고 양씨의 배를 치켜세운다.

고품질과 생산을 위해서 2~3년 전부터는 배 봉지를 씌우는 사람을 숙달된 재배단지의 사람 대신 인근 광주에서 초보자들을 데려온다. 초보자는 하루 1,000장 정도, 숙달된 사람들의 반 밖에 씌우지 못한다. 방법을 설명해 주면 그대로 성실하게 봉지를 씌우기 때문에 배 잎이 봉지 속으로 들어가게 하거나, 느슨하게 묶어 빗물이 들어가 품질을 떨어뜨리게 하지는 않게 한다.
이렇게 꼼꼼하게 생산한 결과, 2006년에는 합격률 90% 이상으로 1등상을 수상했다. 수출계약을 한 번 하면 국내 배 값이 좋아도 계약 물량을 납품해 배 조합으로부터 전적인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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