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 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한국 우주산업…저예산·단기에 큰 성장
2018년까지 KSLV-II 독자 개발 목표
우주개발에 여성의 참여·역할 더 필요

 

오는 7월이면 우리땅에서 우리가 개발한 과학기술위성이 우리의 발사체를 싣고 우주로 향한다.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된 우주발사체 KSLV-I는 우리나라가 우주기술선진국을 향한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이번 우주발사체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해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원장으로부터 발사체가 갖는 의미와 앞으로의 진행과정,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사업의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7월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발사 예정인 발사체가 갖는 의미는?
KSLV-I은 대한민국 최초 우주발사체다. 세계적으로 자국의 땅에서 인공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나라는 최근의 이란까지 포함해 9개 나라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초반부터 과학로켓을 개발했고, 2002년부터 본격적인 인공위성 발사체 개발사업을 시작했으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당히 짧은 개발 역사를 갖고 있다.
일찍부터 우주개발에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온 우주선진국(러시아, 미국 등)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저예산으로 짧은 기간에 큰 성장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KSLV-I은 우리나라 발사체 개발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최초 개발되는 발사체의 모든 기술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1단은 러시아와 국제협력을 통해 개발했다.
KSLV-I 개발을 통한 확보된 발사체 기술과 경험은 이어서 개발될 1.5톤급 실용위성발사체인 한국형우주발사체의 독자개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우주개발에 필수요소인 우주발사체를 발사한다는 것은 국민적 자긍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 과학분야에 있어 세계적인 인지도 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땅(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의 발사체(KSLV-I)에 우리의 인공위성(과학기술위성2호)을 발사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우주기술선진국을 향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상시험용 발사체와 연계해 발사대 인증시험을 계속 진행 중인데, 그간의 과정과 앞으로의 진행 계획은?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시험이 진행되는데, 인증시험은 우주발사체의 발사 전 시험단계라고 할 수 있다. 작년 말에 우주센터 조립동 인증시험을 마쳤고, 현재 발사대 인증시험이 수행되고 있다.
발사대 인증시험이란 지상시험용 발사체 1단과 상단이 총 조립된 상태에서 발사대로 이송해 각 부분별 세부 점검, 발사 시나리오 점검 및 확정, 연료 및 산화제 주입 등의 시험을 포함한 발사 준비 및 발사 전 과정을 인증하는 시험이다. 이 발사대 인증시험은 6월 말에 완료될 예정이고, 6월 초에는 러시아에서 실제 발사에 사용될 1단 로켓이 들어올 예정이다. 6월 말에 발사대 인증시험이 완료되면 실제 발사할 발사체로 본격적인 발사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언제쯤 순수 우리의 기술력으로 만든 우주발사체가 개발될 것으로 전망하는지?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어느 선까지 왔다고 보는지?
액체 엔진기술은 매우 어려운 기술로 KSLV-I의 1단의 경우는 러시아와의 국제협력을 통해 개발했다. 하지만 KSLV-I 개발을 통해 확보된 발사체 기술과 경험은 이어서 개발될 1.5톤급 실용위성발사체인 한국형우주발사체의 독자개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현재 액체엔진 개발을 위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아울러 2018년 한국형우주발사체 발사를 목표로 선행기반개발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발사체 기술은 미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우주선진국에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서 착실히 기술을 쌓아가고 있다.

우주발사체 개발과정 중 기억할 만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 말씀.
발사체 개발 과정은 힘든 일과 위험한 일들이 뒤섞인 3D 업종과 유사한 업무다. 실제로 2단 고체추진기관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폭발도 일어났고,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시험시설이 손상되는 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러한 일이 생기면 원인분석과 수정조치 등의 후속 업무로 연구원들은 매우 힘든 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런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로켓을 개발하는 인력들이 묵묵히 일하고 있는 것은 책임감 뿐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찾아오는 보람과 성취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서 첫 발을 떼는 역사적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주개발과 관련,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은?
KSLV-Ⅰ 발사는 우주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우리의 과제는 독자적인 우주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우주 선진국보다 40여년 늦게 우주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선발 국가들을 따라잡기 위해 지금까지 숨 가쁘게 사업 중심으로 달려왔는데, 이제 우리도 핵심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지 않고 우리 힘으로 우주에 갈 수 있도록 위성기술의 고도화를 이루고 발사체 기술을 자립화해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KSLV-Ⅰ 개발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8년까지 한국형 발사체인 KSLV-II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우주개발은 경제적인 면에서는 물론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우주개발을 통해 국민 생활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고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구촌의 평화, 환경, 재난, 기후변화 등 세계적인 과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국제협력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우주인이 탄생하면서 대한민국의 여성의 위상을 대내외에 떨친바 있다. 우주개발과 관련 여성들에게 거는 기대와 역할에 대해 희망의 메시지는?
우주개발은 첨단과학과 기술, 정교하며 섬세한 관심, 오래 견디는 인내, 그리고 국제적 다문화 융화와 팀워크가 매우 중요한 분야다. 따라서 한국 최초의 우주인 경우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여성이 더 적합한 면이 많이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우주개발에는 여성의 참여와 역할이 더욱 더 필요하고 기대되고 있다.

 


TIP. 우주발사체(KSLV-I)는…

KSLV-I은 길이 약 33m, 직경 2.9m의 2단 발사체다. 1단 액체엔진과 2단 고체 킥모터로 구성돼 있으며, 총 중량은 140톤 규모다.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으로 개발된 KSLV-I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7월말쯤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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