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 칼럼

이 용 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저의 어머니는 지금도 시골에 계십니다. 도시의 아파트보다 시골집이 좋다고 하십니다. 아흔 나이가 다 되셨는데도 정년퇴직을 한 아들이 오면 쥐어 보내기 위해 상추, 취나물, 달래 등을 집 뜰 안에 심습니다. 이제 그만 하셔도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입니다. 어머니의 모습은 바로 우리나라 보통 어머니들의 모습이요 우리 여성들의 모습입니다.

 

위대한 어머니들
우리나라 어머니들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1950년대 그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우리 어머니들의 온 몸을 던진 희생은 자녀들의 교육으로 나타났고, 그것은 훗날 산업화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오늘날의 번영과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나의 여성 예찬은 바로 어머니들의 사랑과 희생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젊은 시절에는 이 생에서만이 아니라 영원히 함께 할 인생의 반려자를 만났고, 중년 시절에는 사랑스러운 딸을 기르면서 인생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나이 들어서는 사랑스러운 며느리를 맞아 집안이 더욱 밝아졌고 손자들이 태어나면서 손자 손녀가 주는 기쁨은 또 다른 기쁨이었습니다. 참으로 우리 여성들이 주는 이 기쁨에 어떻게 감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여자 양궁을 세계적인 반열로 올려놓았던 김진호 선수 이후 88서울올림픽부터 작년의 베이징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자 양궁계를 휩쓸었고, 골프의 박세리, 신지애 선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으며 한국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나의 여성 예찬은 뛰어난 우리 여성들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보통 여성들의 여성성에 더 찬사를 드립니다. 우리 여성들은 남성이 가지지 못하거나 부족한 아름다움과 부드러움, 희생과 봉사 정신, 겸손과 자애심, 너그러움, 인내심을 가졌습니다. 여성들은 일생 동안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일로 남편과 자녀들을 부양합니다. 이러한 품성과 일로 인해 때로는 남자들의 일에 비해 하찮은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이러한 일들이 얼마나 귀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여성들도 자신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고 귀한 일인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크고자 하는 자는 섬기는 자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종교가 어떠하든지에 상관없이 우리 여성들은 이 말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이 모든 일들이 진정으로 가족을 사랑하고 섬기는 모습입니다. 그들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자랑하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기쁨으로 합니다.
사랑하고 섬기는 데는 희생과 봉사가 따라야 합니다. 또한 자기주장을 죽여야 합니다. 이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여성들은 너무도 잘 해 왔습니다. 때로는 힘들고 보잘 것 없다고 여기는 이러한 일을 계속한 우리 여성들은  크게 축복 받습니다.

 

여성의 품성 잃지 말아야
우리나라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훨씬 더 오래 삽니다.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오래 살려고 보약도 먹고 운동도 하고 불로장생의 영약을 찾아 헤맵니다만 그런 것 하지 않고 오직 가족들을 위하여 희생하고 봉사한 우리 여성들이 남성들 보다 훨씬 오래 사는 것은 바로 하늘의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 남성들도 오래 살려고 보약을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 여성들을 배우고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진정한 여성의 품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결혼도 늦어지고 결혼하더라도 애기를 낳지 않으려 합니다. 대신에 사회적인 활동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여성들이여! 부디 여성들의 그 좋은 품성을 길이길이 잃지 마시고 이 세상을 보다 더 밝고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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