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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것과 사람 됨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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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4.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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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신 홍
본지 편집위원
前 축협중앙회 연수원장

 

사람은 말을 통해 자기의 사람됨을 남에게 알리며 인간관계를 맺어간다. 말은 입을 통해 자기의 생각을 남에게 전하는 것이지만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기도 한다.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서로 주고받으며 인간관계를 쌓아 가는 세상에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오랫동안 대화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겉으로 고상한 지성인으로 생각했거나 지도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의 입에서 유치하고 교양이 없는 말이 튀어 나올 때, 우리는 그에게 실망하고 환멸감을 느끼게 된다.

‘군자의 말은 적지만 실하고(君子之言少而實), 소인은 말은 많으나 허하다(小人之言多而虛)’고 했다. 시쳇말로 말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도 있다. 개인 사이에 있어서도 말 한마디 때문에 평생 원수가 되기도 하고, 말 한마디 때문에 사색당파 분열의 직간접 원인이 되기도 하고, 나라 사이에는 말 한마디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흔히 말을 잘 하는 것은 타고난 재주라고 생각해서 자신은 말 잘 하기는 글렀다고 단념해 버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남들이 말을 좀 잘 한다 하니까 그것을 천부적 재능이 있는 것으로 착각해 기본적인 인격수양은 쌓지도 않고 진실과는 어긋나는 현란한 언어구사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자기 패거리로 만드는 부류도 있다.
사실,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재치있고 구수하게 엮어 재미있게 하는 재주는 다분히 선천적인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의 인생을 안정적이고 현명하게 경영할 언어능력은 지식과 식견,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에서 얻어지는 것이지 타고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외국어에 능통한 통역사도 국제회의에서 통역을 맡으면 상당기간동안 그 방면의 서적과 기사를 읽으면서 그 분야의 용어를 익히고 중요한 이슈와 현황을 파악하면서 준비한다고 한다.
통역도 그러한데 하물며 중요한 외교나 국제교역 협상에 임하는 당사자가 철저한 지식이나 오랜 경험과 경륜 없이 협상테이블에 나간다면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국가에 손해를 끼치게 될 것은 뻔한 이치이다. 국가의 지도자들은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며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곧 나라의 품격으로 외부에 비치게 된다.
개인의 인생경영도 꼭 같을 것이다.

그런데 작금에 나라의 지도자였던 사람들이 너무 품위 없는 말과 거짓말을 쏟아 내고 있다.  전자매체 등을 통해 옳고 정직하게 보이려는 말은 다 하려는 것 같다.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게 말의 기교를 부리는 냄새가 난다. 말로 치고 받는 데는 제일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상대로 하여금 평생 가슴에 상처를 주거나 그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말은 이처럼 무서운 힘이 있으며 책임이 따름을 지도자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남 앞에서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사실인가, 둘째로 그 말이 상대방에게 친절을 베푸는 내용인가, 셋째로 하려는 말이 꼭 내가 해야 할 말인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사실이 아니라면 거짓을 말하는 것이며 그런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거짓말을 많이 하는 꼴이 될 것이다. 말을 잘 하는 것은 좋지만 사실이나 진실을 전하는 말이라면 표현이 좀 서툴러도 듣는 이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그리고 사실과 진실을 충족시키는 말이라 해도 꼭 내가 할 말인가를 생각해서 나설 자리와 안 나설 자리를 분별해 말하는 사람이라야 교양과 지성을 갖춘 사람이 될 것이다.
사람은 말을 통해 은연 중 자신의 품위가 묻어 나오는 것이다. 말이 말다워야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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