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FOCUS -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전체 물가, 전년 동월대비 3.9%상승
생선·채소·생필품 10% 이상 급등


경기도 수원 못골시장에서 8년간 생선과 해산물을 판매해온 김춘자(55)씨는 요즘 한숨이 부쩍 늘었다. 꽁꽁 얼어붙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바람이 불어오는데 마음만은 아직 살얼음판이다. 물가가 올라 자주오던 단골손님들마저 찾는 횟수가 뜸해 진 것.
“경제가 어렵다 하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어요. 물건을 팔아봤자 남는 이익도 없고 환율이 오르다 보니 물량도 맞추기가 어려워요.”
서민경제가 어려워지고 날마다 시장에 나와 장을 보던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북적거리던 재래시장에 고요한 한파만 불어 닥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마트 보다는 사정이 나아요. 재래시장이 식료품 가격은 조금 더 저렴하거든요.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마트에 가서 물가를 조사해요. 마트 보다 비싼 가격에 나가면 그나마 재래시장을 찾던 사람들도 안 올 거란 것을 알거든요.”


소비자 ‘체감물가’ 커져

소비자의 밥상이 흔들리고 있다. 생선을 구워 먹으려 해도 야채 쌈을 해 먹으려 해도 쉽게 내키지가 않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둔화하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크게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체감 물가를 크게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서민들이 많이 찾는 식품군을 중심으로 최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입물가 폭등,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친 탓이다. 재래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명식(49)씨는 “매일 시장에 나와 장을 보곤 했는데 요새는 2~3일에 한번씩 봐요. 세 가족이 먹을 양인데도 지출이 예전보다 많아요. 물가가 오를 줄만 알지 떨어질 줄은 모르잖아요. 그래서 안 쓰던 가계부를 요즘 다시 쓰기 시작했어요. 식료품구매는 주로 재래시장에서 하고 생필품은 마트를 이용해요. 근데 요즘은 마트도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통계청의 ‘3월 소비자 물가동향’ 통계에 따르면 전월대비 0.7%, 전년 동월대비 3.9% 각각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1%가 상승했다. 특히 즐겨먹는 생선, 채소 가격 급등은 주부들의 시름을 더 하고 있다.

 

 

신속한 물가안정 대책 필요 
돼지고기, 양파, 고등어, 우유 등 주요 식품은 전년 동월대비, 돼지고기 28.6%, 양파 107.2%, 고등어 61.5%, 우유 35%, 으로 크게 올랐다. 또한 배추는 전년 동월대비 보다는  5.4% 떨어졌지만 전월보다는 20.1%나 뛰었다.
돼지고기, 생선, 야채만 가격이 급등한 것은 아니다. 샴푸 6.4%, 런닝셔츠 8.4%, 화장지 14.1%, 세제 13.6% 등 주요 생활필수품의 가격도 올랐다. 품목별 전년 동월대비 증가폭을 보면 공업제품이 4.7%, 서비스 부문은 2.7% 상승한 가운데 공공서비스 1.8%, 개인서비스 3.2%, 집세는 1.9% 각각 올랐다. 농축산물은 5.8% 상승했다.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환율의 영향으로 사료 값과 높은 난방비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과일 중에서는 오렌지와 바나나가 작년 3월보다 각각 67.6%와 32.0%, 지난 2월 보다는 9.5%와 14.7%나 뛰었다. 송성헌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귤ㆍ양파ㆍ고등어 등 신선식품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은 현지출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종화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대만 유지해도 물가는 크게 나아질 것”이라며 “4월은 3%대 초중반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오르는 물가와 얼어붙은 소비심리 완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조속한 물가 안정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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