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 박사의 날씨이야기-13

윤성호 박사의 날씨이야기-13

연무는 대기의 현상으로 먼지, 연기 그밖에 떠다니는 작은 알갱이들이 하늘을 어렴풋이 가리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시야를 방해하는 안개, 얼음안개(氷霧), 김 안개, 박무, 연무, 연기, 화산재, 먼지, 모래, 눈 등을 구분한 바 있는데, 그 가운데 연무는 들어 있지만 스모그는 빠졌다. 연무의 원인이 되는 것들로는 건조한 때에 농장일이나 토목공사에서 나오는 흙먼지, 꽃가루, 산불 연기, 자동차의 배기,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 등이 포함된다.

봄철의 연무는 고기압이 한 곳에 여러 날 머물고 있을 때 나타난다. 이 때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여 낮에는 ‘건조한 연무’ 가 차지하지만, 밤에는 그것이 ‘습한 연무’로 변한다. 해가 지면 연무의 알갱이들은 공기보다 온도가 더 낮아져서 수증기를 응결하게 되고, 응결된 수증기는 안개가 된다. 대기 중에는 낮에 땅 표면에서 증발된 수증기가 많아서 쉽게 ‘습한 연무’로 바뀔 수 있다. 다음날 해가 뜨면 알갱이에 붙었던 수분이 증발하여 다시 ‘건조한 연무’로 변한다.
한편 고기압이 오래 정체하면 이상고온현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연무현상을 부추기고, 꿀벌의 활동과 과수의 개화기가가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처럼 생물의 생존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연무(haze)와 스모그(smog)는 거의 같은 현상이지만 스모그는 주로 공해의 뜻으로 쓰인다. 스모그는 연기+안개의 뜻인데, 1905년에 처음 쓰기 시작한 용어다. 여기서 연기는 대기오염 물질을 뜻한다. 연무는 도시, 시골, 산, 바다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스모그는 분지지형에 자리 잡은 큰 도시 또는 산업단지에 나타난다. 연무와 달리 스모그의 알갱이는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으로 되어 있어 노약자와 심장질환 또는 호흡기질환(폐기종, 기관지염, 천식) 환자들의 건강을 더욱 나쁘게 한다.
도시화된 면적이 자꾸만 늘어나서 근래의 연무는 스모그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