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대응 한국농업희망탐색시리즈- ⑪ 성공 화훼농가들의 노하우를 듣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농촌여성신문 공동기획
FTA대응 한국농업희망탐색시리즈 ⑪ 성공 화훼농가들의 노하우를 듣다

<소형 포인세티아를 생산해 억대 소득을 올리는 경기도 고양시 소희농장 이제강 대표.
최근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새 품종을 지원받은 이 대표는 연 매출 1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전남 무안 삼성농원 박기남 씨

“수출국화로 아들 유학 보냈죠”

밤낮 안가리고 도와준 농진청에 감사

전남 무안군 성암리에서 삼성농원을 경영하는 박남기(54)씨는 1999년부터 과채류에서 국화로 전업해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농가이다. 박 씨는 국화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호박, 참외, 오이, 고추, 안 해 본 것이 없었다.
그가 작목을 전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파프리카 재배 끝에 왔다. 불량묘를 받은 것이 단초였다. 이것을 계기로 평소에 전망이 좋을 것이라는 막연히 생각한 국화를 시작했지만 녹녹치 않았다.
스프레이국화로 시작했는데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첫해는 23a에 2천500만 원을 투자하고 그 반에 불과한 1천200만 원을 건졌다. 팔리지 않는 꽃은 모두 퇴비더미에 버렸다. 기술부족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참담한 심정으로 그는 무턱대고 농촌진흥청으로 달려갔다. 박 씨를 딱하게 생각한 원예연구소(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소장은 전문가를 딸려 보내주었다.
이 때 동행한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최성열 연구원은 대국을 적극 권장했다. 처음에는 시험 삼아 조금 시작했는데 의외로 히트를 쳤다. 여기에 힘을 얻은 그는 차츰 면적을 늘려 현재는 90a에서 대국을 전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국화입문 당시, 적극적으로 국화 공부에 매달려 책도 보고 인터넷도 뒤졌다. 그래도 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면 즉시 원예연구소에 SOS를 쳤고, 전문가들은 밤과 일요일을 가리지 않고 달려 내려와 현장에서 원인과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었다. 요즘은 작기 당 1회씩 순회하면서 기술지도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기술은 농가로부터가 아니라 전적으로 원예연구소에서 배웠습니다. 원예연구소의 최성열, 신학기 두 연구관이 전적인 스승입니다”라고 박남기 씨는 강조한다. 당시만 해도 경남에서는 주로 수경재배였는데 비해 전남에서는 토경재배에 매달렸고 자신이 도내에서 수경재배기술을 최초로 도입했다고 한다.
수경재배는 작기를 단축시켜 줄뿐만 아니라, 결주율을 줄여주고 무엇보다도 품질을 월등히 향상시켜 주었다. 보통 토경재배는 연간 2회 생산에 그치지만, 수경재배는 2.5~3회에 걸쳐 수확을 할 수 있다. 평당 꽃대도 토경은 180주를 심어서 110~120대를 수확하지만, 수경은 130주에서 120대를 수확한다. 토경에서는 약 70대가 손실되는 셈이다. 180주를 관리하려면 120주 보다 더 많은 인력이나 자재대가 들어간다. 박 씨의 대국은 서울 양재동 꽃시장 경매에서도 인기가 좋아 값을 잘 받는다.
최성열 연구관은 “박씨는 대국의 귀재다. 무엇보다도 작기를 잘 맞추는 감각이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작기를 맞추기 위해 B9을 적절히 사용한다. B9은 꽃 모가지를 짧게 해줄 뿐만 아니라 여름철 웃자람을 억제해 품질을 높여준다. 발근묘를 안 쓰고 삽수를 수경재배 배지에 직삽을 한다. 이 때 발근촉진제로 옥시베론을 쓴다.
박 씨는 지난해 농촌진흥청에서 공모한 FTA대응 사업으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3억 원을 지원받아 직접 일본 수출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대국 한 대에 350원에 그치지만 일본에 수출하면 동절기에는 500원, 하절기에는 390원을 받는다. 요즘은 단경인데다 환율이 좋아 대당 800원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일본수출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은 2억5천만 원이었다. 그는 말했다. “국화로 아버지 노릇을 했다. 내 땅 한 평도 없는데 아들 영국연수도 보냈다.”

 


◇ 경기도 고양시 소희농장 이제강 씨

“소형 포인세티아로 고소득 올려”

농진청 육성품종에 큰 기대 걸어

이제강(49·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지영동) 씨는 자신의 포인세티아 성공담을 이렇게 말했다. 1997년부터 포인세티아에 손을 댔다. 그 전까지는 행운목 등 수입화훼를 취급했다.
1996년 비닐하우스를 환기가 잘되는 첨단 하우스로 개축하면서 고부가가치 작목을 찾다보니 포인세티아가 눈에 들어왔다. 미국이나 유럽은 11월 중순부터 꽃시장이 거의 포인세티아로 깔린다는 점을 주시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붉은색의 대형 포인세티아 한 종만이 출하되고 있었지만 유럽과 미국은 작으면서 흰색, 분홍색, 알록달록한 것 등 매우 다양했다.
처음에는 아주 소규모로 시작했다. 화분을 종래의 30㎝에서 10~12㎝로 줄여 길렀더니 시작한 그해에 전량이 팔려나갔다. 가격도 30㎝ 값인 2천500 원~3천 원을 받았다. 다음해에 22a 전 하우스로 확대, 3개월 길러서 가을시장 한 작기에 7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씨는 자신의 3대 기술을 이렇게 말했다. 품종은 대형이지만 왜화 호르몬제를 써서 작게 기른다. 꺾꽂이에서도 기존의 30%에 불과한 발근률을 온습도 조절로 80~90%까지 올린다. 지난해부터 일본시장에 수출을 시작해 20%정도 더 받지만 국내시장도 여전히 좋다. 지금은 하우스를 76a로 확대해서 생산하고 있는데 연간 4억~5억 원의 수입을 올리고 1억 원 정도가 순수하게 주머니에 남는다.
그는 농촌진흥청의 도움은 크게 받지 못했다. 포인세티아의 역사가 구미에서는 이미 120년에 이르는데 우리나라는 고작 10년에 불과해 품종이 한정돼 있어서이다. 문제는 로열티인데 아직 우리나라 품종은 국내외 시장에서 지명도가 낮아 찾는 소비자가 적다.
지난해부터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새 품종 묘를 지원받았다. 올해는 받은 ‘미스 메이폴’은 종래의 탁한 빨간 색깔이 아닌 우리 소비자가 선호하는 밝은 빨간색이라 호감을 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그는 연매출 10억원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포인세티아 국내 최고의 전문가인 이은경 박사(국립원예특작과학원)는 전면 관수와 호르몬 처리에 의한 억제재배, 양액에서 몰리브덴의 증비가 포인세티아 재배 관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  정향영 화훼육종박사의 조언

 

“국가기관이 화훼육종 주도해야”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 다른 농산물은 수입이 까다로웠던 반면에 화훼는 비교적 자유로웠다. 그 결과 우수한 종자 종묘들이 많이 들어와 소비자들은 선진국 국민들과 같은 수준의 꽃을 같이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외국 종자에 의존하게 됐다.
정부는 2000년부터 국가차원에서 품종의 자급화 기반조성을 위해 주력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장미 등 6개 작물 285개 품종을 육성했다. 경쟁력이 있는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세계적인 우리품종이 있어야한다. 화훼류 육종은 민간회사가 감당하기에는 자본 투하는 엄청나고 품목은 다양하고 시장은 작기 때문에 국가기관에서 육성이 주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 종묘업체는 너무 영세해서 정부가 만든 새 품종을 증식할 만한 규모의 민간종묘업체가 없다. 농촌진흥청은 수출 5대 화훼작목인 장미, 국화, 난, 나리사업단을 조직해서 소규모 종묘업체를 지원하고 있는데 경쟁력을 키우게 하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5년 한시적으로 시작한 장미가 내년에 마무리되어도 종묘업체가 자립할 수 있는 정도로 키우기 위해서는 다른 품목과 함께 2단계로 5년차 사업이 이어져야 한다.
수출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일본시장에 국한되고 있는 절화수출을 중국, 네덜란드, 러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이 가능하도록 시장개척에 많은 투자를 해줘야한다. 특히 시범수출과 함께 수출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 미국에 난 수출 시에 배지를 완전히 털어서 보내는 현재의 제도를 대만, 태국등과 같이 화분 용토 째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개선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민의 꽃 소비 확대를 위한 캠페인도 적극 펼쳐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에 비해 꽃 소비액이 OECD국가 중에 하위 그룹에 속한다.


정향영 박사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정향영 박사는 2000년부터 4년간 초본화훼과장을 역임하였고 카네이션 ‘샛별’ 등 23개 품종과, 팔레놉시스 ‘스위트 핑키’ 등 2품종 육성을 육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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