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 김 재 수 농촌진흥청장

 

■  특별인터뷰 - 김 재 수 농촌진흥청장

 

미래는 창의·융합의 시대…‘열린연구’ 필수
한식 세계화, 표준화·기술개발이 필수적
여성의 섬세한 감각이 농업분야에 많은 기여

 

김재수 농촌진흥청장이 부임한 지 2달이 넘었다. 새정부 들어 내외적으로 어수선했던 농진청 조직을 안정화시키며 국민과 농업인을 위한 기관으로, 녹색기술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조직과 사업을 재편해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김재수 농촌진흥청장으로 부터 첨단농업기술개발 계획, 생활공감 녹색기술 추진방향, 식품분야 미션과 농촌여성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농업은 급격한 세계화·개방화를 맞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혁신적인 농촌진흥사업의 추진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청장님의 역할과 소명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 시대적 소명은 한국농업 선진화의 초석을 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FTA 확대, 기후변화, 고유가, 세계 곡물가 상승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녹색성장을 위한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 실용화 기술개발이 다소 미흡하다는 게 대내외의 평가입니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농업의 2·3차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위해 기능과 조직, R&D·보급 체계를 재편했습니다.
우리 청의 선진화 기본방향은 단순 조사·분석·검정 기능은 법인 설립 후 민간으로 이관하고, 국가수행기능은 업무 효율과 조직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한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기능 재편을 마무리 했습니다.

한국농업의 경쟁력 확보는 첨단농업기술 개발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첨단농업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와 포부는?
- 첨단농업기술은 ‘녹색성장’의 핵심으로 우리 청 고유의 기능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크게 4가지 정도의 핵심사업에 전력할 것입니다. 세계 5대 고부가가치 종자강국 추진, 그린바이오 신소재 개발, 동물 유래 신소재 생산 및 자원화 기술 개발, 기후변화에 대응한 기술의 개발·보급 등이 바로 그것 입니다.

세계일류 농업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연구개발체제를 과제 중심에서 의제(Agenda)중심으로 재편했습니다. 15대 의제 (Agenda)추진방향과 지금까지의 평가를 부탁합니다.
-기관·부서 중심의 R&D를 ‘15대 어젠다’ 중심으로 전환해 현장 활용성이 높고 소득과 연계된 R&D 발굴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15대 어젠다는 미래성장동력(5), 농업현장대응(7), 소비자·식품(3) 등이며, 현장 농업인과 소비자·정책부서의 연구수요를 사전협의해 반영했습니다.
공개 경쟁체제의 도입으로 우수 어젠다 과제 및 책임자를 선정하고, NT/BT/IT/ET 기술과의 융복합화, 로봇·무인 자동화 등 농산업 인프라, 국민 식품안전과 국제표준화 등 트렌드에 맞도록 R&D 영역을 확대해 농업 블루오션을 창출해나갈 방침입니다.
이같은 ‘영농현장(On-farm) 연구’ 활성화를 통해 개발된 기술의 현장실용화와 보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도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기 중 ‘생활공감 녹색기술’개발에 역점을 두신다고 하셨는데 추진배경과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듣고 싶습니다.
- 생활공감 녹색기술은 저탄소 녹색성장시대를 맞아 농업·농촌이 지닌 가치를 국민생활과 연결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전래 농업기술·식품, 농업인 비용부담 절감, 농촌자원 소득화, 국민생활 편의 향상, 일자리 창출, 지역농업·경제 활성화, 농업인 복지·농촌환경 개선 등 현재 또는 전래되고 있는 농업기술 또는 문화로 일상생활과 결합하여 실용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 청에서는 농업인 및 국민의 녹색기술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생활공감 녹색기술 국민제안’을 공모해 시상할 예정이며, 우수작은 4월23일 개최 예정인 ‘생활공감 녹색기술 경연대회’에도 전시할 계획입니다.
 
연구분야에 전공의 벽을 허문 ‘통섭의 연구’를 강조하고 계십니다. 이 같은 개념의 도입배경과 기대효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 미래는 창의와 융합의 시대입니다. 학문간 통섭을 통해 복잡하고 불확실한 우리시대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작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정보화 패러다임으로 4C, 즉 융합·소통·창의·신뢰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우물만 파면 됐지만 오늘날은 전문가이되 다른 분야의 지식에도 능통한 인재, 즉 스페셜리스트이되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합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미 ‘열린연구’를 강조하고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도 학문 융합(통섭)의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관련 학과를 신설·운영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소비자를 포용하는 농촌지도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 농업은 이미 먹을거리 생산에 국한되지 않고 2차, 3차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도시민들의 웰빙과 로하스(LOHAS)의 요구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청은 특히 화훼 및 녹화용 화훼식물 시장 확대를 위한 생활원예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공기 및 수질 정화 기능성 식물 선발과 그에 대한 정보제공 및 홍보로 화훼류 소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옥상 및 벽면 등 인공지반 녹화를 위한 자원식물도 130종 개발했으며, 실내공간의 화훼장식 기술 및 지원프로그램도 개발했습니다. 아울러, 미래 소비자 확대를 위한 유아, 초등학교 원예프로그램도 2건 개발해 놓은 상태입니다.

농림수산식품부 시절 식품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던 것으로 압니다. 식품분야에 대한 농촌진흥청의 미션과 여성의 역할을 말씀하신다면?
- 한식세계화를 위해 표준화와 기술개발은 필수적입니다. 우리 청은 전통주 제조법 재현 및 간편화, 전통 식품첨가제·향신료, 지역별 차별화된 전통발효·향토음식 등 전통방식의 로하스(LOHAS) 농식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식품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레시피 및 천연첨가물 개발, 지역·문화권별 외국인 한식 기호도 조사분석 및 메뉴개발 등 한식 세계화를 위한 기술지원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능성 식재료 발굴과 건강기능식품개발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농촌여성신문 독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 우리사회에서 여성의 능력과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여성이 지닌 섬세한 감각과 명밀한 창의력은 우리나라 농업분야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농촌여성들이 농산물의 생산자로서만이 아니라 소비자로서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통해 이미 우리농업과 농산물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담=채희걸 본지 발행인
 정리=송재선 기자

■ 취재 후기

김재수 청장은 행정고시 출신이면서 관료의식을 전혀 보이지 않고 순박한 학자풍의 겸손을 보였다.
김 청장과는 취임 후 서너 차례 면담의 기회가 있었다. 그는 남의 얘기를 조용히 경청하는 겸허한 모습과 함께 듣는 얘기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메모하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인터뷰 전 이명박정부가 국정 역점과제로 내세운 실용정부 여파로 농촌진흥청 개청 이래 최대의 조직혁신 후의 동요를 빠르게 수습, 일에 탄력을 불어넣기 위한 고민을 피력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근무 시절 주말 비상근무를 관례처럼 해왔다면서 간부들과의 브레인스토밍 모임 소집에 직원들이 혹여 불만이 있을까 조심스레 걱정했다.

인터뷰 시간이 흐를수록 김 청장의 관심은 녹색성장에 모아졌다. 인터뷰 모두에 김 청장은 농민단체장들과의 간담에서 클린농업과 그린농촌 조성을 역점과제로 소개하자 참석한 단체장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얼마전 김 청장은 충북 단양에서 개최된 사이버농업인전진대회 격려사에서 열린 연구, 실용연구 추진을 강조했다.

‘열린연구’는 농촌진흥청 직원만의 폐쇄적인 연구장벽을 깨고 농촌진흥청 밖의 농업전문가를 망라한 의학·물리·건축, 심지어는 예술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통섭의 연구분위기 조성에 힘쓰겠다는 취지였다.
그 일환으로 김 청장은 본지에 소개된 대전보건대학 전통조리과 김상보 교수의 한식세계화 방향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읽고, 김 교수에게 직원 특강을 요청하는 한편, 별도의 간담회를 제의했으며, 직원 조회에 소설가 김주영 씨의 특강을 마련했다고 귀띔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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