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 새 문화로 떠오르는 채식열풍

▲ 간편식과 가공식품으로도 비건식품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채식 간편식·비건 인증 식당 등 선택의 폭 넓어져
푸드테크 발전으로 식물성 단백질 제품 다양하게 출시
채식인구 최대 200만 명…비건식당 인증 지자체도 있어  

코로나 이후 MZ세대 중심으로 환경과 동물복지 등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면서 우리 주위에 비건(Vegan)을 생활화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건은 유제품과 알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재료를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일컫기도 하지만 육식을 피하고 식물 재료로 만든 음식만을 먹는 것은 물론, 동물로부터 원료를 얻은 옷이나 액세서리, 화장품 등을 피하는 생활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특히 식품분야에선 한때 유행했던 채식문화가 재확산 중인데 가장 큰 특징은 간편식과 가공식품군에서도 비건식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채식 인구는 전체 인구의 3∼4%인 약 150만∼200만 명으로 추산되며, 규모는 앞으로 더 증가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의 일상으로 성큼 다가온 채식 인구를 위한 가공품의 종류도 많아졌다. 식품 대기업에서도 비건식품 분야에 뛰어들어 식물성식품 가공브랜드 등을 다양하게 출시해 채식인구의 가공식품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지자체서 비건식당을 지정하는 경우도 있어 수원시의 경우 식당에 비건인증을 입구에 표시해 채식 인구의 외식생활을 돕고 있다. 

채식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아
유럽서 건강식과 채식 인기

채식은 글로벌 식품시장의 메가트렌드 중 하나기도 하다. 가정간편식(HMR)열풍, 온라인 식품시장의 성장 등과 함께 채식인구의 증가는 세계적인 메가트렌드에 속한다. 
aT에서 발간한 수출국가정보zip에 따르면 독일은 채식은 하되 우유 유제품은 먹는 베지테리언 인구 780만명,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인구 200만명이며, 전체 인구의 약 절반 정도가 상황에 따라 육식을 하기도 하는 플렉시테리언이다. 호주는 전체인구의 11%가 채식주의자이고, 인도는 전체 인구의 38%가 채식주의자다. 

지난 23년간 영국 식품시장의 유행을 선도해 온 국제식품 박람회로 지난 9월 개최된 올해 ‘제22회 런던 식품박람회’에서도 유기농·저탄소·채식과 비건 관련 다양한 건강 친화 식품들이 주를 이뤘다는 보고가 있다. 

 채식인구의 선택권 폭 넓게
‘채식할 권리’ 보장 요구도

식품기업들은 우유와 달걀 등을 넣지 않은 빵을 비롯해 간편식도 비건 제품으로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롯데는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를 출시해 국내에서 가장 먼저 대체육 시장의 문을 열었다. 
풀무원 역시 식물성 단백질 식품의 선두주자로 식물성 지향식품 선도기업을 선언하고 식물성 단백질, 식물성 고기사업에 나섰다. 식물성 식품전문브랜드 ‘식물성 지구식단’을 론칭하면서 식물성 간편식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섰고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는 전 메뉴 모두 비건표준인증원의 비건인증을 받았다. 

CJ제일제당 역시 식물성 식품 사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고 식물성 식품 시장이 비교적 활성화된 유럽과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단 목표다. ‘플랜테이블’ 브랜드로 만두와 떡갈비 제품 등의 가공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심은 그룹 계열사 태경농산이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해 비건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 해 비건 간편식품까지 영역을 넓혔다. 

▲ 신세계푸드의 대체육을 이용한 음식

신세계푸드도 대체육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해 돼지고기 대체육 햄을 선보였다. 
대두단백과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햄으로 국내 최초로 식물성 정육델리 ‘더 베이러’를 오픈했다. 개발한 식물성 대체식품 미트볼, 다짐육, 소시지페트 등 30여 종의 제품을 경험해 보며 소비자와 접점 넓히기에 나섰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스무디킹은 최근 달걀, 우유, 버터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비건 베이커리 등도 선보였다. 

오뚜기는 비건 전문 브랜드 ‘헬로베지’를 론칭하고 레토르트 제품 ‘채소가득카레’와 ‘채소가득짜장’제품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대상과 SPC그룹, 매일유업 등도 비건제품 등을 생산해 판매하는 등 식품기업의 채식 간편식과 가공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채식 인구 외에 일반인에게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채식을 생활화하는 인구가 증가함에 국회 차원에서도 채식선택권 확대에 관심을 갖고 법안을 내고 있다. 

지난 9월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은 학교와 공공기관 등에서의 채식선택권 확대를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안’,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 했다.

위성곤 의원은 “국민의 채식선택권은 이제 단순한 개인의 호불호 문제라고 보기 어려우며,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 건강권에서 비롯되는 헌법상 권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교육청 중심으로 ‘그린 급식의 날’을 지정해 채식급식을 제공하거나 특정 몇 개 학교를 선도학교로 지정해 채식급식 등을 실시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공공과 교육기관 등에서 채식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 주는 근거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위성곤 의원은 학교, 공공기관이 ‘채식의 날’을 지정해 운영할 경우 국가가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국민들의 채식선택권을 보장하겠단 취지라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적, 윤리적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가치지향적 소비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서 정식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 동물복지 실천 제품, 친환경 제품 등의 제품 출시와 함께 소비자의 선택폭도 점점 확대되리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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