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북 무주군 ‘꽃피는 산골농원’ 김화자 대표

귀농 10년, ‘사과·블루베리·다육이’로 새로운 꿈 이뤄
농업관련 자격증만 5개...소통과 교육 참여가 성공 열쇠 
사회적농업․치유농업 전문가로 귀농직업교육에 자부심

▲ (사진 왼쪽부터)김화자·김승일 부부

산세 좋고 물 좋은 곳에 터잡다
전북 무주군은 충남 금산군, 충북 영동군, 경북 김천시, 경남 거창군 등 5개 도와 맞닿아 있는 접경지다. 그러다 보니 각 지역의 방언이 혼재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무주군 적상면은 덕유산(1614m)의 북쪽 사면에 위치한다. 중앙에 적상산(1034m)이 있고, 금강의 상류인 남대천의 지류가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 

적상산은 사방이 깎아지른 듯한 암벽으로, 절벽 주변에 유난히도 붉은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이면 온 산이 붉은 치마를 입은 듯해 적상산이라 이름 지었다. 
적상산으로 1시간쯤 오르면 나오는 송대폭포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적상산성은 조선시대의 사고(史庫) 중 임진왜란 때에도 유일하게 피해를 면한 적상사고가 있던 곳이다. 안국사 호국사도 유명하다.

적상면의 치목삼베마을은 적상산성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 주변의 울창한 수림이 풍치를 이룬다 해서 치목(致木)이라 했다. 마을주민들은 지금까지도 삼베를 짜는데, 지난 8월 ‘치목마을 삼베짜기’가 전북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치목마을 입구에는 마을을 지켜주는 큰 느티나무가 수호신처럼 우뚝 서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귀촌 꿈꿨었는데...이젠 10년차 농사꾼
치목마을에는 귀농 10년여를 맞는 ‘꽃피는 산골농원’ 김화자 대표(58)와 김승일(60) 부부가 산다. 김화자 대표와 남편 김승일씨는 각각 대전과 경기도가 고향이다. 
“처음엔 고향 근처로 귀촌을 생각했었지요. 금산이나 영동 쪽을 생각했는데, 치목마을을 보는 순간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마을의 전체적인 모습이 안정감을 주더라고요. 또 앞에는 덕유산과 대호산이 펼쳐져 있고 적상산도 있지요. 첫눈에 반해서 그렇게 귀농한 것이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김 대표 부부는 귀농 이전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에서 20여 년간 문구점을 운영했다.
“문구점 일을 오래하다 보니까 갇혀있다는 느낌도 들고, 건강도 염려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 속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했었지요. 그러다가 남편과 함께 용기를 내서 귀촌을 결심하고, 정착지를 물색하다가 지금의 치목마을이 제2의 터전이 됐어요.”

김 대표는 농사를 규모있게 지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시골 풍경도 즐기면서 텃밭 정도의 농사를 생각했다.
“마을주민들이 자꾸 사과농사를 권하더라고요. 또 무주 사과가 유명하잖아요. 처음에는 겁이 많이 났어요. 호미 한 번 잡아본 적이 없는데, 사과농장이라니 엄두가 나지 않았지요. 그래도 어차피 시골에 내려왔으니 용기를 낸 것이 지금은 완전한 농사꾼이 됐네요.”

소통과 교육이 성공귀농 이끌어
김 대표가 그렇게 시작한 농사는 어느덧 10여 년이 흘러 지금은 치유농업 전도사로서 열정을 바치고 있다. 김 대표는 성공적인 귀농의 첫 번째 요인을 마을주민들과의 소통을 꼽았다. 그리고 각종 교육프로그램의 활용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무조건 마을주민들에게 물었죠. 다들 기꺼이 함께해줬습니다. 그리고 무주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각종 농사 관련 프로그램들을 다 들었습니다. 지치고 힘들어도 꼭 참여하고 이수를 했지요. 그러면서도 모르는 것은 담당 공무원들에게 꼼꼼히 물었죠. 모두가 저 때문에 힘들었을 것 같아요.”

김 대표는 4290㎡(1300여 평)의 사과농장이 어느정도 안정되자 블루베리 그리고 다육식물로 재배작목을 확대했다. 다육식물농원은 ‘힐링 공간’이자 ‘치유원예 체험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과, 블루베리 농사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다육식물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또 그분들과 함께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함께하는 그 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제가 즐거우니까 참여자들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입소문을 타고 유치원, 학원 등과 함께 가족 단위 체험객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체험객들은 식물을 직접 만지고, 심고하는 일들이 스스로를 평안하게 하고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힐링과 위안있는 농원 가꿀 터
김화자 대표는 그동안 바쁜 가운데서도 농촌 리더로서의 역량을 꼼꼼히 쌓아나갔다. 농촌체험학습지도사, 다육아트지도사, 농식품가공 기능사, 팜파티 플래너 1급 지도사,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 등 다양한 자격증과 인증을 통해 전문가로서 상담과 멘토 역할도 열심히 하고 있다.

3년 전에는 꽃피는 산골농원이 ‘사회적농업 협업농가’로 지정되면서 특수아동, 중고생 등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하는 것도 김 대표의 중요한 일이 됐다.
“하루를 살아도 꿈을 꿀 수 있는 농촌 현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힐링과 위안이 공존하는 농원이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조금 여유가 생기면 우리 농원을 방문한 도시민들이 하루 정도 여유롭게 쉬어갈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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