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풍당당-경남 김해시의회 허윤옥 의원

지방의회는 여성정치인의 산실이다. 올해 6·1지방선거에서 여성은 광역의회 19.8%, 기초의회에 33.4%에 이르렀다. 비록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지방정치는 생활정치인 만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전문성이 발휘된다면 여성의 권익과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생활개선회원들을 비롯해 농업계 출신 여성들의 지방의회 진출이 눈에 띈다. 지방의회에 입성한 생활개선회 관련 의원들의 포부와 각오를 들어본다.

제8대 김해시의회 비례대표로 입성한 허윤옥 의원(국민의힘·장유3동)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지역구 도전은 여성으로서 과정이 만만치 않았지만 4년 동안 당 기여도와 전문성을 인정받아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생활개선회 통해 취약계층 살피고 농업이해도 높아져
젊은 여성인구 유출문제 해소할 일자리·복지에 주안점

▲ 허윤옥 의원은 생활개선회원으로서의 자양분이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이번 선거로 김해시의회는 큰 변화가 있었다.
56여만 명의 김해시민을 대표하는 김해시의회는 이번 6·1지방선거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14명, 더불어민주당이 11명으로 여야 구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의원 수도 23명에서 25명으로 늘었다. 지역구에서 2명이 늘어난 것인데, 지역구인 장유3동이 단독 아 선거구로 분리됐다. 다양한 생활SOC가 완비된 율하신도시가 생기며 분리된 장유3동은 매년 인구가 10% 가깝게 늘어왔는데 7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특히 젊은 세대가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원 구성 당시 진통은 없었나?
아무래도 여야가 바뀌면서 진통이 아예 없을 순 없었다. 의장과 부의장, 4명의 위원장 선임을 두고 여러 의견이 오갔다. 김해시의회는 행정자치위원회, 사회산업위원회, 도시건설위원회, 의회운영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재선의원으로서 부의장을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됐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됐지만 협치를 위해 민주당에 부의장과 의회운영위원장을 양보하면서 원 구성을 합의했다.

의장을 맡은 3선의 류명열 의장을 제외하면 당에서 재선의원은 나를 포함해 4명이었다. 다른 재선의원은 위원장을 모두 맡았지만 부의장을 양보하며 결과적으로 나는 그렇질 못했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재선의원으로서 본분을 다하며 시정에 건강한 견제활동으로 시민이익을 최대한 살피겠다.

▲ 이날 허윤옥 의원과 서김해생활개선회 허말순 회장(사진 왼쪽)도 동석했다.

-8대 의회에서는 어떤 역할을 했나?
생활개선회원으로서의 경험은 의정활동에 좋은 자양분이 됐다. 김해가 고향으로 장유동이 있는 서김해생활개선회 소속으로 지역 곳곳의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이들을 위해 진정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절감하는 기회가 됐다. 농업비중이 점차 옅어지는 상황에서 여성농업인을 대표하며 농업이해도가 높은 의원으로 인정받았다. 새로운 농업먹거리와 권익을 높일 좋은 정책을 발굴하는 일에도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지난 4년은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해시의회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 동참 촉구 결의안, 코로나19 재난지원금 TF 구성, 마스크 의무착용 캠페인 등을 해왔다. 특히 소상공인 지원정책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되돌아봐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정책을 만드는 데만 급급해 정작 소상공인이 무엇을 바라고, 또 소외되는 이들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는 것인데, 몇몇 사업이 수요대상을 잘못 예측하거나 혜택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빛과 소금이 되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김해시에 당부했다.

-앞으로의 의정활동 주안점은?
김해는 인구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의외로 2020년 기준으로 17개 읍면동 중 5개 지역이 소멸위험에 처해있다. 소멸위험지수를 0.9까지 확대하면 12개 읍면동이 여기에 포함된다. 20~39세 여성인구가 2005년 7만8000여 명이던 것이 2020년 6만5000여 명으로 16.7%나 감소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받아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를 표방했지만 젊은 여성인구의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정책이 많은 혈세가 들어간 만큼 성과가 있었는지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인근의 창원과 부산 등 젊은 인구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많은 곳으로 빠져나가며 김해가 베드타운에 머물고 있는 점도 문제다. 앞으로 여성의 일자리와 출산 후 복지혜택이 부족하진 않았는지 면밀히 챙겨야 한다고 본다. 9대 의회에서는 사회산업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됐다. 가야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하며 복지분야는 주전공이기도 하다. 앞으로 사회산업위원회에서 해야 할 일이 산적해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조그만 변화라도 일으킬 수 있다면 큰 보람이 될 것이라 믿는다.

여성 지방의원으로서 초선 비례대표에만 한정 짓는 현실을 깨고 여성 새싹정치인을 키우는 일도 나의 몫으로, 실력과 인성을 갖춘 후배들도 적극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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