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로 틈새시장 공략 - 충남 청양 칠갑산미니사과농원

사과 ‘루비에스’는 1인가구 소비 경향을 반영해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작은 사과 품종이다. 따로 열매솎기 작업을 하지 않아도 돼 노동력을 아낄 수 있고, 수확 전 열매 떨어짐(낙과)이 적어 생산자 선호도가 높다. 일본 품종보다는 과육 비중이 무게 86g으로 크고, 식감도 아삭하다. 루비에스는 2022년 국립종자원이 주최한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하며 과수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 작고 예쁜 루비에스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고 있는 김청자씨.

미니사과 ‘루비에스’ 병해충 잡고 안정적 재배 꾀해야
소비자 눈길 사로잡는 농산물 포장연구도 필요

중소과 사과 틈새시장 공략
충남 청양의 칠갑산미니사과농원 최대균·김청자씨 부부는 은퇴 후 12년째 오로지 미니사과만 재배하고 있다. 청양지역 읍면에는 루비에스 생산단지가 구축돼 있을 정도로 농업인들이 노하우를 공유하며 사과재배에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

김청자씨는 청양군품목농업인연구협의회장을 지낸 남편과 함께 지역농업인들과 소통하며 알프스오토메, 루비에스 등 틈새시장을 공략한 사과 생산에 집중했다. 루비에스를 개발한 농진청 사과연구소 권순일 연구관도 김씨의 농원을 3번 방문해 재배 경과를 지켜봤다고 한다.

“루비에스는 탁구공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중소과입니다. 크기가 작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어 등산이나 여행갈 때 가볍게 챙기기 좋아요.”

크기가 작고 빨갛다보니 그냥 보기에도 알알이 예쁘다. 답례품으로 특색 있는 과일을 준비하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사과로 손색없어 보였다. 취재 당일도 부부를 만나기 직전에 도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손님이 지인에게 선물할 싱싱한 루비에스를 구입하기 위해 직접 찾아왔다고 한다.

“루비에스는 1개당 무게가 110g이고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1kg 1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어요. 1개당 2000원이라 사과 중에서는 귀한 몸값을 자랑합니다.”

병해충에 약해 수량 적어
김청자씨는 루비에스가 잘아도 제철인 9월 하순부터 정성껏 재배·수확하면 가락시장도 출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과점의 케이크 장식으로 납품을 요청하는 문의를 받고, 소비에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 입맛을 저격하는 사과라고 봤다.

중소과 사과시장의 미래는 희망적이지만, 매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까지 재배상 애로점도 많았다고 한다.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재배하는데, 상대적으로 루비에스는 병충해와 냉해에 취약해요. 노린재 때문에 점박이 사과가 허다합니다. 하나의 좋은 사과를 골라 수확하기까지 중간에 농약을 바꿔보기도 했는데 시원치 않았어요.”

일본 품종인 알프스오토메는 4~5개 과실이 잘 달리는 반면, 루비에스는 알프스오토메보다 나무는 커도 비교적 열매가 조금 달려 수확량이 적다고 했다.

“알프스오토메는 1개당 30g으로 3개를 수확하면 양이 많아 값을 더 받는데, 루비에스는 노린재 먹은 것을 골라내면 110g 상품 하나 수확하기도 만만치 않아요. 올해는 기후도 나빠 유독 힘들었던 거 같네요.”

지난해 최대균·김청자씨 부부는 네덜란드로 해외연수를 가서 사과의 시장구조를 파악하고 안목을 넓혔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루비에스 같은 개성 있는 사과품종을 우리 어머니들이 풀짚으로 달걀꾸러미 만든 것처럼 포장에 신경 쓰더라고요. 저도 현지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포장 차별화를 통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싶습니다.”

김청자씨는 현지에서 사과를 감싸는 포장재를 구입해 국내로 가져왔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형태의 포장재를 생산해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중소과 사과의 경쟁력을 높이고,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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