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수첩

공자는 “나이 일흔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았다(從心·종심)”고 했다. 이는 최종적으로 성인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뜻하며, 마음이 시키는 대로, 혹은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어떤 규율이나 법도·제도·원리 등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인 흥행작이었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에서 활약한 이정재 배우가 제74회 에미상에서 아시아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였다. 그런데 시상식 뒤풀이에서 포착된 오징어게임 오영수 배우(77세)의 춤추는 영상이 SNS에서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의 춤 영상은 유쾌함을 넘어 진한 감동을 남긴다. 그야말로 ‘단짠’ 감상평이다.

팔순을 바라보는 오영수 배우는 영상에서 외국노래 ‘Leave The Door Open’에 맞춰 같은 작품을 함께 촬영한 주연배우의 수상을 기뻐하며 춤추는데, 어르신들이 흔히 아는 관광버스춤이 아닌 리듬에 딱딱 맞춘 각기춤을 현지 외국 배우들에게 선보여 그 자신감이 놀라웠다.

2030 청년들은 “먼 곳까지 비행기타고 참석하느라 힘드셨겠다 생각했는데, 으잉?” “나도 저렇게 늙을거야” “삶이란 오래 두고 볼 일” 등 저마다의 감상평을 남겼다.

그 나이에 관절에 숱한 걱정을 몽땅 잊어버리고 리듬에 몸을 맞춘 한 노장(老將)의 순수한 기쁨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이 들수록 우리는 ‘나잇값’ 단어를 곱씹곤 한다. 오영수 할아버지의 세월 잊은 삶에 대한 에너지가 바다 넘어 우리 농촌여성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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